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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우정헌 기자
2009-04-28

만성간염? 갑상선 질환?…피로감의 정체는? 만성피로증후군 VS 폐결핵 등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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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 씨(38세)는 오늘도 역시 피곤하다. 온몸이 무겁고 나른하고 머리는 늘 지끈 거린다. 매일 계속되는 야근과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잠깐 시간을 내어 운동이라도 해보고 싶지만, 체력이 시원치 않아 조금만 걸어도 피로가 몰려오는 것 같다. 봄의 춘곤증 때문인지 더욱 늘어지고 만사가 귀찮다. 그러다 보니 가족들과 함께 하는 일도 많이 줄었다. 사는 게 재미가 없다.

의료계에 따르면 만물이 깨어나는 봄, 겨우내 웅크렸던 몸을 활짝 펴고 활기차게 생활하면 좋겠지만, 봄을 맞아 만성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입시 준비, 좁은 취업문, 구조 조정, 실직 등 각종 사회적 스트레스는 우리 몸을 단순 춘곤증이 아닌 만성 피로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춘곤증 VS 만성피로 VS 폐결핵 등 질병= 생리적으로 봄 기운에 적응하며 밀려오는 일시적인 피로감, '춘곤증'에 지나지 않는지, 혹은 만성피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인지 아리송하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만성피로일 경우 지나치지 말고 피로의 원인을 잘 살펴본 뒤 해소방안을 찾아야 한다. 

당뇨, 폐결핵, 갑상선 질환, 만성간염은 물론 우울증 및 불안장애 등 많은 질병이 만성피로의 증상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입버릇처럼 '피곤해'를 외치고 있다면, 자신이 정말 만성피로가 맞는 것인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들의 반 이상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스트레스에 대한 장애를 가지고 있으므로 정신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설문과 면담을 바탕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 따르면 임상적으로 '피로'는 특정한 일을 시작할 수 없을 만큼의 '기운 없음'이나 시작한 일을 마무리 못할 만큼의 '쉽게 지침', 어떤 일에도 집중할 수 없을 정도의 '정신적 피로감' 을 포함하는데 그 정도는 개인에 따라 다양하다. 피로는 지속되는 기간에 따라 ▲1개월 미만의 단기 피로, ▲1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의 장기 피로, ▲6개월 이상의 만성 피로로 분류된다.

1994년 미국 질병통제 및 예방센터(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기준에 따르면 만성피로증후군은 병원에서 검사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재발하고, ▲기억 또는 집중력 장애 ▲인후통, 목이나 겨드랑이의 압통을 동반한 림프절 증대 ▲근육통 ▲발적이나 부종이 없는 다발성 관절통 ▲새로운 타입이거나 심해진 두통 ▲ 새로운 타입이거나 심해진 두통 ▲상쾌하지 않은 수면 ▲운동 후 24시간 지속되는 불편감 등에서 4가지 이상을 동반했을 때이다.

◆만성 피로에서 벗어나려면= 만성피로나 원인 질병이 없는 만성피로증후군으로 판단됐다면 인지행동치료와 다단계 운동치료 등으로 회복될 수 있다. 만성피로와 만성피로증후군의 치료는 같은 방법이 적용된다.

가장 기본은 피로를 유발할 수 있는 흡연, 음주, 불규칙적인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병원에 방문했을 때는 자신을 치료하게 될 의사에게 자신이 상태를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만성피로 치료에서 환자와 의사 간 신뢰는 필수적이다.

육체적인 원인 질환이 없는 경우, 정신적인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의심되는 정신 질환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직장, 가정 문제 등에서 스트레스가 큰 경우에는 이를 지혜롭게 해결하여 마음을 편하게 다스려야 하고 우울증, 불안장애가 심한 경우에는 다양한 정신과적 치료 이외에 약물 치료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본격적인 치료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지행동치료와 다단계 운동치료이다. 인지행동치료는 만성피로의 기전에 대해 설명하고 환자가 가지고 있는 믿음, 즉 내 몸에 큰 문제가 있어서 피곤할 것이라는 생각을 기본 검사를 통해 큰 병이 없음을 확인시켜 바꿔준다. 새로운 믿음으로 일상에서 건강한 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데, 많은 경우에서 약물 치료보다 월등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다단계 운동치료는 만성피로증후군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피로를 호소하는 많은 환자들에게 운동을 권하면 상당수의 반응은 피곤해서 운동할 기력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성피로 증후군 환자들을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심폐기능이 떨어지지 않고 모두 정상 범위에 있다.

우리 몸은 사용할수록 기능이 향상되기 마련인데 일상에 지쳐 운동하지 못한다면 심폐기능은 물론 근력까지 떨어져 더 피곤하게 되는 피로의 악순환을 만들게 된다. 따라서 단계별로 운동량을 늘려가는 다단계 운동치료를 통해 만성피로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특히 갑작스런 고강도의 운동은 오히려 피로감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의료계에서는 처음에는 주 3회 이상 30분 정도 동네 한 바퀴를 가볍게 산책하도록 하고, 이런 습관이 생기면 다음 단계로 등에 땀이 밸 수 있을 정도로 빨리 걷고, 그 다음에는 뛰도록 권고하고 있다.

실내에서 보다는 야외에서 하는 운동이 훨씬 피로감이 덜하고 재미도 있다. 현재 시중의 다양한 종류의 피로를 덜어준다는 건강식품, 약들이 많지만 운동이나 인지행동치료보다 야외에서 하는 운동이 더욱 효과적이다. 인지행동 치료와 다단계 운동치료를 1년 정도 꾸준히 하면 60% 이상 회복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밖에 만성피로를 느끼면 건강식품과 약부터 찾을 것이 아니라 피로를 유발하는 술· 담배를 끊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그래도 피곤이 지속될 경우 원인이 될 만한 질병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수다. 전문가들은 원인 질환이 없다면 주위의 스트레스 요인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단계적인 운동을 시작해 만성피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우정헌 기자
rosi1984@empal.com
저작권자 2009-04-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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