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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박미용 기자
2009-04-28

세상에서 제일 먼 곳은 어디? 이동시간 나타낸 세계지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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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에는 1일 생활권 시대가 열렸다. 이후 고속도로망이 점차 확장되고 2004년 KTX 고속열차가 개통되면서 이제 마음만 먹으면 하루 만에 우리나라 어디든 후딱 다녀올 수 있다.

그렇다면 전 세계적으로는 어떨까? 교통의 발달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진행되고 있으니 세상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가까운지에 대해서는 최근까지도 자세히 알 수 없었다. 세계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세계지도가 등장하기 전까지 말이다.


지구 땅덩어리 10퍼센트만 48시간 이상 걸린다

영국의 과학주간지 뉴사이언티스트는 최신호에서 우리 지구가 얼마나 조밀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세계지도를 소개했다. 이 세계지도는 지구가 사실상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얼마나 좁은 세상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지도는 인구 5만 명 이상이 되는 가장 가까운 도시를 가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를 계산한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여기에 포함되는 세계 주요 도시의 수는 8천500개가 넘었다.

이들 도시까지 가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를 계산하는데, 도로· 철도, 강이나 배를 이용한 선박항로는 물론 지형에 관한 정보를 활용했다. 뿐만 아니라 고도, 지형의 가파른 정도, 국경선처럼 여행속도를 느리게 하는 요인들에 대한 정보도 포함했다.

이런 방법으로 새로운 세계지도를 제작하는 데 걸린 기간은 꼬박 12개월이었다. 이 지도는 세계은행과 이탈리아 이스프라에 위치한 유럽공동체 공동 연구센터(European Commission's Joint Research Center)가 공동으로 제작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세계지도는 여러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우선 8천500여 개 중 어느 도시에서 출발하든지 간에 48시간 넘게 걸리는 곳은 지구의 드넓은 땅덩어리에서 일부분일 뿐이라는 사실이었다. 고작 10퍼센트도 안 된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 땅과 물로만 이동했는데도 말이다. 이는 지구상에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곳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먼 곳, 티베트 고원

더욱 놀라운 점은 우리가 멀게만 느껴졌던 곳이 그리 멀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아마존 열대밀림과 캐나다의 퀘벡 주 중 어디가 가기가 쉬울까? 당연히 선진국인 캐나다 퀘벡 주일 거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지도는 아마존 열대밀림이 캐나다 퀘벡 주만큼의 접근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아마존 열대밀림은 강이 발달해 있으며 개발로 인해 점점 도로가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 어느 주요 도시에서 출발하건 상관없이 땅의 20퍼센트 정도만 이틀 이상 걸릴 뿐이다. 캐나다 퀘백 주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먼 곳은 어디였을까? 티베트 고원에 위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티베트 고원은 지형이 기복이 심하고 고도가 5천200미터나 된다. 그곳을 가려면 하루 동안 차로 이동하고 나머지 20일 동안은 걸어서 가야 한다.

이 세계지도에는 지구의 끝이라 할 수 있는 극지방은 제외되었다. 그러니 극지방을 빼고는 지구상 어디에도 3주를 초과해서 이동해야 하는 곳이 없는 셈이다.


한편 이 지도를 제작할 때 이미 위에서 얘기했듯이 세계 인구의 분포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를 통해 세계인구가 이전보다 더 도시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2007-2008년쯤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2000년을 기점으로 세계인구 절반 이상은 도시에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또한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은 주요 도시에서 1시간 이내 거리에 거주하는데, 선진국의 경우는 그 수치가 85퍼센트에 이르는 반면 개발도상국은 35퍼센트가 그렇다. 이와 함께 세계인구의 95퍼센트는 지구의 땅 10퍼센트에 집중되어 살아가고 있다.

점점 꼭대기로 밀려나는 지구의 야생 환경

그렇다면 무슨 이유에서 이런 세계지도가 탄생한 걸까? 세계은행과 유럽공동체 공동 연구소는 지도의 단위를 거리가 아니라 이동시간으로 나타냄으로써 사람들이 물건을 구입하고 교육을 받으며 병을 치료하기 위해 얼마 만에 도시로 갈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자 했다.
 
뿐만 아니라 이 지도로 현재 지구에 얼마 남아 있지 않는 야생의 환경이 어디로 퇴출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이번 세계지도는 지구의 야생 환경이 티베트 고원처럼 고산악지대로 밀려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에 세계지도 제작을 이끌었던 유럽공동체 공동 연구소의 앨랜 벨워드 박사는 이 지도를 베이스라인으로 해서 신흥 경제가 세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이해하고자 한다. 참고로 선박항로도 표시한 이 지도를 통해 중국이 세계적으로 수출을 담당하고 있음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벨워드 박사는 “진정한 가치는 이 지도를 다시 제작하는 데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즉 지도를 업데이트함으로써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참고로 이 세계지도는 세계은행이 지난해 말 발간한 ‘세계발전보고서 2009’(World Development Report 2009)에도 게재되었다.
박미용 기자
pmiyong@gmail.com
저작권자 2009-04-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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