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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서울=연합뉴스 제공)
2009-01-06

최초의 진정한 과학자는 중세 아랍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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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물리학의 아버지는 아이작 뉴턴으로 알려져 있지만 뉴턴은 그보다 700년 전에 살았던 `알-하산 이븐 알-하이탐'이라는 아랍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는 혜택을 누린 것이라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영국 학자의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중세 이슬람 과학자들을 다룬 BBC 방송의 3부작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한 서리대학 짐 알-칼릴리 교수는 대부분의 서양인들이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이 학자가 빛에 관한 연구에서 뉴턴을 앞지르는 연구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많은 과학사가들은 고대 그리스와 유럽의 르네상스 사이에 이렇다 할 과학의 발전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지만 서유럽이 암흑 속에 빠져 있던 9세기에서 13세기 사이는 아랍 과학의 전성기였다고 그는 지적했다.

당시 아랍 지역에서는 수학과 천문학, 의학, 물리학, 화학 및 철학 분야에서 큰 발전이 있었으며 서기 965년 지금의 이라크에서 태어난 이븐 알-하이탐은 그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였다는 것이다.

그는 현상을 조사해 새로운 지식을 얻고 관찰과 측정으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이전의 지식들을 수정하거나 통합하고 자료를 설명하기 위해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현대과학의 방법론을 창시한 인물로 꼽힌다.

이런 과학 방법론은 17세기 프랜시스 베이컨이나 르네 데카르트에 의해 비로소 수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븐 알-하이탐은 이미 700년 전에 경험적 자료와 결과의 재현가능성을 강조하는 "세계 최초의 진정한 과학자"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는 플라톤이나 유클리드, 프톨레마이오스 등 위대한 사상가들이 믿었던 이른바 `방출이론'(우리의 눈에서 나온 빛이 사물에 닿아 빛을 낸다는 이론)이 틀렸음을 실험으로 입증하고 빛이 우리의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사물을 본다는 현대적 개념을 수립했다.

이븐 알-하이탐은 또 이전에 어느 과학자도 시도하지 않았던 수학을 이용해 이런 과정을 설명함으로써 최초의 이론 물리학자로 불릴만하다는 것이다.

그는 바늘구멍 카메라를 발명해 빛의 굴절현상을 발견한 것으로도 유명하며 빛의 산란에 관한 최초의 실험으로 색의 원소들을 밝혀내고 그림자와 무지개, 일식 현상 등을 연구했다.

그는 대기 중에서 햇빛이 산란되는 방식을 관찰함으로써 대기권의 높이를 100㎞ 정도로 상당히 정확하게 측정하기도 했다.

이븐 알-하이탐은 빛에 관한 연구를 비롯한 수많은 연구 논문을 쓰기 위해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행인지 불행인지 당시 나일강 홍수 문제를 해결하라는 카이로 왕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해 1011년부터 1021년까지 이집트에서 갇혀 지내야만 했다.

그는 바스라(지금의 이라크 지역)에 있을 때 나일강의 가을철 홍수는 둑이나 운하 등을 이용해 조절하고 이런 시설을 여름철 갈수기에 대비한 저수지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막상 카이로에 도착한 뒤 공학적 관점에서 이런 계획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오류를 시인해 죽임을 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미친 척 행동했고 그 덕분에 10년간의 가택연금이라는 벌을 받았지만 그동안 그의 연구는 꽃피었다.

왕이 죽자 비로소 풀려나 이라크로 돌아온 그는 물리학과 수학 등 광범위한 주제에 관해 100여건의 연구논문을 작성했다.

알-칼릴리 교수는 최근 중동지방을 여행하면서 최근 발견된 알-하이탐의 천문학 연구 논문을 접했는데 이는 행성들의 궤도를 설명하는 천체 역학에 관한 것으로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 케플러, 뉴턴 등의 연구를 앞지르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 물리학자들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1천년 전 과학자의 존재가 이제야 밝혀진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제공)
youngnim@yna.co.kr
저작권자 2009-01-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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