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고 있는 비행기 안에서 무사히 빠져 나오려면 앞쪽 비상구와 가까운 복도쪽 좌석을 선택해라"
영국의 더 타임스 인터넷판은 26일 비행기 여행 때마다 가장 안전한 자리를 찾는 민감한 탑승객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이번 결과는 영국 민간항공국(CAA)의 위탁으로 그리니치대학이 105차례의 사고, 그리고 동체 착륙과 기내 화재로부터 탈출에 성공한 약 2천명의 증언을 조사해 이뤄졌다.
연구에 따르면 생존율이 가장 높은 좌석은 비상구 옆 열과 그 앞뒤 열이었고, 비상구로부터 앞뒤로 2~5째 열에 있었던 승객들은 탈출 기회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
또 기내의 앞쪽 승객들은 화재시 탈출 가능성이 65%였지만 뒤쪽은 53%에 그쳤으며, 특히 복도쪽 좌석의 생존율은 64%로 다른 쪽의 58%에 비해 높았다.
한 예로 지난 85년 맨체스터공항에서 엔진 폭발로 발생한 브리티시 에어투어스 보잉 737 화재의 경우 사망자 55명은 생존자들에 비해 출구쪽으로부터 배 이상 멀리 떨어져 있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유독성 가스로 숨졌다.
보고서는 이밖에 국제항공안전규정에 따라 항공사들은 출구의 절반이 차단됐을 때 90초 내에 탑승객 전원을 대피시키는 훈련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이 훈련은 비상시 탑승객의 행동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흠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탑승객들과의 '사회적 결속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상황시 동료와 함께 여행중인 탑승객들은 자신의 생존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바로 출구쪽으로 향했지만 친구나 친척과 함께 탔을 경우는 탈출을 늦추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훈련 상황에서 탑승객들은 승무원 지시에 따라 혼란하지 않은 출구쪽으로 이동했지만 실제 긴급 상황에서는 스스로 판단, 승무원 요구를 무시하고 가장 가까운 출구쪽으로 달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수송안전자문협의회 책임자인 로버트 지포드는 "규정상 출구쪽 탑승객은 문을 열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요구하고는 있지만 가족 탑승객이나 노인들을 출구쪽 가까이에 앉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김기성 기자
- 저작권자 2008-06-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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