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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우정헌 기자
2008-06-23

혈압은 알면서 맥압은 모른다? 맥압 20mmHg 이상, 고혈압 위험 9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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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이 높으면 고혈압이라는 사실은 다들 알지만, 정작 고혈압 환자들조차 맥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향이 많다. 맥압이란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의 차이를 말한다. 예를 들어 최고혈압이 120 mmHg, 최저혈압이 80 mmHg이라면 맥압은 40 mmHg인 것이다. 혈압은 절대치로서의 수치도 중요하지만 맥압도 반드시 참고해야한다. 맥압은 곧 혈관의 탄력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건강하고 탄력이 있는 혈관은 자유로운 팽창과 수축을 통해 수축기혈압이 너무 높거나 이완기혈압이 너무 낮지 않도록 조절되므로 맥압이 높지 않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혈관이 탄력성을 잃고 경직되므로 수축기 혈압은 상승하고 이완기 혈압은 저하되어 맥압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미 여러 연구에서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률과 사망률의 중요한 위험인자임이 보고되었다.

■20㎜Hg 이상 상승한 경우 고혈압 위험도 9배=춘천성심병원 순환기내과 홍경순 교수팀은 2004년 고혈압전단계 수축기혈압 120~139 mmHg 또는 이완기혈압 80~89 mmHg로 분류된 45세 이상 남녀 135명에 대해 나이, 성별, 음주, 흡연, 운동, 신체계측치, 혈액지표 등을 측정하고 3년이 지난 2007년 이들을 다시 추적 조사해 고혈압 발병의 관련 인자를 분석한 결과, 고혈압전단계 중 맥압이 20㎜Hg이상 상승한 경우는 변화가 없는 경우에 비해 고혈압으로 진행할 위험이 9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고 밝혔다.

이는 맥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이, 성별,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혈중 지질 농도, 공복 혈당 등 여러 가지 인자들을 보정해 산출한 것으로 맥압의 상승이 고혈압전단계에서 고혈압으로 진행하는 독립적인 위험요인임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혈관의 경직은 맥압의 상승으로 나타나고, 이러한 경우 고혈압의 발병위험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논문은 Korean Circulation Journal에 2008년 1월 등재되었다.

■고혈압이란?=혈압이란 인체의 동맥 혈관에 흐르는 혈액의 압력을 말한다. 고혈압은 수축기혈압 140 mm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 90mmHg 이상인 경우를 말하며,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29.4%(남자 32.3%, 여자 26.7%)가 고혈압 범주에 속할 만큼 흔한 만성질환이다. 또한 성인의 질병에 의한 사망원인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뇌혈관질환과 심장혈관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각별히 주의를 요한다.

■고혈압이 위험한 이유=흔히 두통, 귀울림, 현기증, 뒷골땡김 등을 고혈압의 증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고혈압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이 생기기 이전에는, 직접 혈압을 측정해보지 않는 한 고혈압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은 높은 혈압으로 인해 혈관이 손상되고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 인체의 장기에 이상이 온 것을 말한다. 주로 심장, 뇌, 신장, 눈 등에 문제가 생긴다. 고혈압은 심장의 부하를 증가시켜 심비대를 유발하고 심혈관의 동맥경화를 촉진시킨다. 따라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급사, 부정맥, 심부전 등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뇌혈관의 출혈이나 동맥경화로 말미암아 뇌졸중을 불러오기도 한다. 눈의 경우 망막혈관의 동맥경화나 고혈압성 변화가 일어날 수 있으며 신장의 경우에도 단백뇨 소변을 통해 단백질이 배출, 신부전 신장 기능의 저하로 혈액 내의 유해한 물질이 걸러지지 못하고 몸 안에 축적 등이 발생한다.

■맥압을 꼭 챙겨야 하는 경우=노년층은 장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더욱 중요하지만, 맥압의 증가 또한 혈관의 경직도에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평소 혈압은 높지 않지만 맥압이 60mmHg 이상인 경우, 고혈압전단계이거나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경우, 장기 흡연자 등은 적절한 식이요법과 생활요법을 통해 미리미리 고혈압 예방에 신경을 써야한다. 고혈압 환자들의 경우 혈관의 경직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요인, 즉 동맥경화의 원인인 고지혈증과 당뇨병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최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고혈압을 예방하려면

①표준체중 유지= 비만이란 표준체중 [(신장-100)×0.9]보다 20% 이상 증가된 상태를 나타내며 혈압상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체중의 적절한 관리를 위한 개별적인 식이요법과 신체적 활동의 증가 외에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관리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②음식은 싱겁게= 소금은 필수불가결한 영양소이지만 우리 국민은 서구의 10그램, 일본의 12그램에 비해 생리적 필요량보다 훨씬 많은 하루 15~20그램의 소금을 섭취하는 등 훨씬 많은 양을 섭취하고 있고, 고혈압의 발생빈도가 15~20%에 이르는 것도 결코 우연한 일은 아니다. 소금 섭취양이 많을수록 고혈압 발생률이 높으므로 반찬을 싱겁게 하고, 소금이 많이 들어가는 국이나 라면, 패스트푸드 등의 음식을 피해야 한다.

③심리적인 안정= 불안, 우울증 등의 정서적인 요인은 고혈압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스트레스는 교감신경 흥분 및 다른 작용을 통해 혈압 상승 외에도 건강에 많은 해를 끼치므로 항상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④규칙적인 운동= 운동량이 적고 주로 앉아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비만증이 따르게 되고 활동적인 사람에 비해 고혈압 발생의 위험이 20~50% 증가한다. 운동과 혈압의 관계를 살펴보면 모든 종류의 운동이 일시적으로는 혈압을 상승시키지만,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은 지속적으로 꾸준히 하게 되면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옆 사람과 이야기 할 정도나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속보로 매일 30~45분씩 걷거나 1주일에 3~4회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

⑤절주= 고혈압환자의 약 10%가 알코올과 관계된 것으로 보도되는 등 다량의 알코올은 고혈압과 뇌졸중의 위험인자이다. 혈압과 관련해 알코올의 하루 허용량은 30㎖이므로 맥주는 720㎖, 와인 300㎖, 50도 위스키 60㎖, 소주는 90㎖로 제한하고 여자와 체중이 적은 사람은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정상인에게서 적정량의 음주는 혈압강하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고혈압 환자로서 알코올로 인해 혈압이 상승한 경우는 반드시 금주를 해야 한다.

⑥금연= 흡연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과 더불어 심혈관계의 주된 위험인자이며 순환기 질환 이외에도 여러 장기의 악성 종양의 발병과 관계되므로 금연에 관한 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우정헌 기자
rosi@ksf.or.kr
저작권자 2008-06-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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