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뱅이의 대명사로 불리는 나무늘보가 알려진 것보다 잠을 훨씬 덜 자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열대우림의 나무 위에서 사는 나무늘보는 북실북실한 털로 뒤덮인 너구리 크기의 동물로 발가락이 세 개인 종류와 두 개인 종류로 나뉘며 대부분의 시간을 잠으로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독일 막스 플랑크 조류연구소의 과학자들은 파나마의 바로 콜로라도 섬에 서식하는 야생 세발가락나무늘보에게 뇌파 감지기가 달린 모자를 씌우고 이들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이들의 잠자는 시간이 하루 10시간도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세 마리의 어른 나무늘보 암컷에 뇌파센서 모자와 전파목걸이, 위치 및 이동상태 파악을 위한 가속도계를 부착한 뒤 3~5일 동안 이들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그 결과 나무늘보들은 하루 평균 9.6시간 동안 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람보다는 평균 두 시간 가까이 더 자는 것이지만 사육상태에서 관찰된 나무늘보들의 수면시간보다는 6시간이나 적은 것이다.
이들은 밤 시간의 첫 3분의2 동안엔 깬 상태로 먹이를 먹다가 남은 밤 시간대에 잠을 자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들의 야간 수면 패턴은 이후 7개월간 두 마리의 나무늘보를 추가로 관찰한 결과와도 일치했다.
학자들은 야생 상태의 나무늘보와 사육장의 나무늘보들이 이처럼 다른 수면 행태를 보이는 이유는 확실치 않지만 야생 상태의 나무늘보들은 포식자에게 잡아먹히지 않게 안전을 유지하고 먹이를 찾는 등 생태계의 요구에 맞추느라 잠 잘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들의 수면 연구를 통해 인간과 같은 동물들이 잠을 자는 이유에 관해서도 해답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는 영국 생물학회지 바이올로지 레터스 최신호에 발표됐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08-05-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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