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나이가 드신 분들은 모임이 많아지면서 동시에 술을 마실 일도 점점 늘어나게 된다.
이런 모임에서 술을 마시는 분들은 처음에는 얼굴이 빨갛게 변한다. 물론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나 체질적인 이유 때문에 얼굴색이 전혀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한두 사람 술에 취하기 시작하면 장소를 옮겨 술을 더 마시는 사람들도 있지만 요즘은 다들 헤어져 집으로 가는 경우가 더욱 많다. 술에 취해 서로 헤어져 집으로 가는 사람들을 뒤에서 바라보면 정말 웃음밖에는 나오지 않는 때가 적지 않다. 먹은 음식을 토하는 사람, 걷다가 넘어지는 사람 등등.
그나마 비틀거리면서라도 넘어지지 않고 집을 제대로 찾아가는 사람은 양반이다. 집을 찾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사람은 추운 날씨 때문에 얼어 죽기도 한다.
또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을 하기도 하는데 이런 행동은 자신의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남의 생명을 빼앗아 갈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외국의 음주운전 여부를 측정하는 방법이 조금은 차이가 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측정할 때는 알코올을 측정하는 센서가 장착된 음주측정기에 숨을 세게 내쉬라고 한다. 하지만 외국의 어떤 곳에서는 차에서 나와서 한쪽 다리를 들고 있으라든가 똑바로 걸어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술에 취하면 균형 감각이 평소보다 둔해진다는 사실에 착안, 술을 마신 사람의 균형 감각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이용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왜 술에 취하면 왜 왔다갔다 비틀거리는 걸까? 방향 감각을 잃어버렸기 때문일까? 균형감각과 알코올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 인간의 소뇌의 역할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자.
인간의 대뇌 뒤쪽 아래 부분에는 소뇌가 있다. 이 소뇌는 대뇌와 그 구조가 비슷하고 좌우 양 반구로 나뉘며 피질과 수질로 구분된다. 소뇌의 크기는 대뇌의 약 1/8 정도지만 표면적은 대뇌의 3/4 이나 될 정도로 넓다. 이것은 소뇌의 표면에 작은 주름이 많기 때문이다.
또 소뇌의 표면 피질은 신경 세포체의 집단인 회백질이고, 수질은 신경돌기의 집단인 백질이라고 불린다.
소뇌는 몸의 각 부분에 있는 골격근의 신경근 방추로부터 자극을 받아 수의운동을 조절한다. 수의운동은 자기 의사에 따라 몸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운동을 말한다.
팔을 들어올리거나 하는 것이 수의운동에 포함되지만 위의 연동운동과 같은 경우에는 사람의 의지로 할 수 없으므로 수의운동이 아니다. 또 소뇌는 내이의 전정기관과 세반 고리관 같은 평형 감각기로부터 오는 자극을 받아 몸을 유지시키는 중추신경의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소뇌는 수의운동을 조절하며 몸의 균형을 유지시키는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
소뇌는 어류, 양서류, 조류와 같이 유체 속에서 생활하는 척추동물이 특히 발달되어 있는데 제비의 날렵한 운동은 소뇌의 기능이 발휘되는 좋은 예라고 한다.
이러한 동물들은 소뇌에 이상이 생겨서 기능이 발휘되지 못하면 생명을 유지하기가 힘들게 된다. 그런데 사람이 술에 취하면 피 속에 알코올 농도가 올라가게 되고 이것이 소뇌의 기능을 억제하게 된다.
이 때문에 수의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며 결국 술에 취한 사람은 몸을 똑바로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게 되는 것이다.
- 박지환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07-12-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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