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 객원기자] 한국원자력연구소 방사선식품 생명공학연구팀(팀장 변명우.조성기 박사)은 한국콜마㈜와 화장품과 기능성 식품, 의약품 등을 생산, 판매하는 ㈜선바이오텍을 설립키로 하고 오는 7일 원자력연구소에서 약정식을 체결한다고 6일 밝혔다.
선바이오텍의 초기 자본금은 10억원으로 한국콜마가 6억2천만원(지분율 62%)의 현금, 원자력연구소가 3억8천만원 상당의 기술(지분율 38%)을 각각 출자했다. 국내 23개의 정부출연 연구기관 가운데 기술출자 방식으로 회사를 공동 설립하
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연구소는 방사선이용기술(RT) 연구성과를 생명공학(BT)와 나노기술(NT) 등과 접목해 개발한 신소재와 복합 첨단기술을 지분으로 인정받았다. 경영권은 1대 주주인 한국콜마가 맡게 되며 연구소는 감사나 이사 등 최소한의 인력만 파견하고 연구개발 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회사가 운영된다.
선바이오텍은 앞으로 피부노화 방지와 앨러지 치료용 화장품, 간기능과 숙취 등을 개선하는 기능성 식품, 발모제, 노인성 질환 치료제, 아토피성 의약품 등을 생산,올해 10억원, 오는 2007년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원자력연구소의 장인순 소장은 "기술출자형 창업은 지적재선권과 노하우의 가치를 현금으로 평가해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라며 "향후 이익은 관련 연구부문의 재투자와 참여 연구원의 인센티브 지급 등에 활용된다"고 말했다.
한국콜마의 윤동한 사장은 "시장조사 등 철저한 사전검증을 거쳐 조인트 벤처설립을 결정했다"면서 "경영과 연구개발 역량을 동시에 갖추게 되는 만큼 `윈-윈'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력 연구소 벤처탄생의 산실되나?
대덕원자력밸리는 총 130억원을 들여 4만9천5백㎡ 부지에 지난 2000년 7월부터 조성되기 시작해 지난해 5월 모든 기업이 입주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이곳에는 산업용 레이저 전문 벤처기업인 한빛레이저(대표 김정묵)를 비롯 한울로보틱스(대표 김병수), 가이아(대표 한필순), 파미(대표 황석용), 금광(대표 김광석), 텔레옵틱스(대표 김성호), 카이텍(대표 정태언) 등 7개의 원자력 관련 벤처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다.
대덕원자력밸리에 입주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수십년간 원자력 분야에서 연구개발에만 몰두하던 연구원이 창업했다는 점과 원자력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원자력 비발전 분야에 해당하는 기술을 통해 벤처대열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이들 기업의 면모를 보면 원자력 비발전 분야에 속하는 로봇에서부터 레이저, 비파괴 검사, 환경 관련 기술, 검사장비 등을 창업 아이템으로 하고 있다. 얼핏 봐서는 원자력과는 무관한 기술 같지만 실제 원자력 발전분야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기술들이다. 원자력 연구를 통해 파생된 고부가가치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
대덕원자력밸리의 산파(産婆)역을 맡아온 한빛레이저의 김정묵 사장은 14년간 원자력 연구소에서 원자로 내부작업용 레이저 장비를 연구하다 이 기술을 가지고 지난 97년 10월 창업한 원자력 벤처 1세대다.
김 사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레이저 기술을 용접과 미세절단, 절단가공 등 산업분야에 접목시킨 독보적인 산업용 레이저 전문가다. 이 레이저는 열변형이 적은 특수용접과 경사면 구멍가공은 물론 광섬유를 통한 원거리까지 전송시켜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극한환경이나 방사선 구역에서 활용이 가능하도록 제작됐다.
한울로보틱스도 원자력 비발전분야의 대표적 기술이라 할 수 있는 로봇기술을 통해 창업된 원자력 벤처기업이다. 원자력 연구소에서 10여년간 이동로봇만을 연구해 온 김병수 사장이 창업한 기업으로 현재 청소로봇과 지능형 로봇, 축구로봇, 군용로봇 등 다양한 로봇들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소로봇 ‘오토로’를 선보여 일반인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이 회사가 이러한 다양한 로봇들은 개발해 낼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의 접근이 어려운 원자력 발전소나 군 화생방실 등의 감시 및 제어를 위해 로봇개발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 때문.
대덕원자력밸리에는 우리나라 ‘원자력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는 한필순 전 원자력연구소장이 창업한 가이아도 합류해 공생하고 있다.
이 기업은 한 박사가 과거 자신이 개발한 원자로 폐기물 처리기술을 음식물 쓰레기와 산업폐기물 처리 등 환경 관련 산업에 접목시켜 창업한 케이스.
이밖에 미세가공 분야에 활용되는 고출력 다이오드 레이저를 개발하는 금광을 비롯해 반도체 후공정과 전자제품 조립라인에 없어서는 안될 3차원 전자검사장비 개발 벤처기업 파미, 광학장비 전문 벤처기업 텔레옵틱스, 비파괴 검사 전문 벤처기업 카이텍 등이 원자력 기술의 산업화에 앞장서고 있다.
한필순 가이아 회장은 “대덕원자력밸리에 입주한 기업들은 하나같이 원자력 분야에서 파생된 고부가가치 기술을 산업에 접목시키고 있는 대표적인 원자력 벤처기업”이라며 “원자력하면 발전분야만 떠올리게 되는데 이들 기업들은 ‘원자력의 제2차 산업’이라 불리는 원자력 비발전분야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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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원자력밸리 입주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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