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의 물품 입출고 검수시간을 3분에서 3초로 단축시킬 수 있는 기술이 있다. 창고의 재고파악 시간을 세 명이 3일간 했던 것을 한 명이 30분 만에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
특히 이 기술을 적용하면 자동차 업체의 생산공정에서 재고 및 물류 비용을 연간 205억원에서 52억원으로 75% 가량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도 있다. 바로 무선인식(RFID) 기술이다.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 기술을 활용하면 하천에서 수질이 오염되는지의 여부를 네트워크로 원격지에서 손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용존산소량 등 실시간 해양환경 변화를 모니터링해 양식장 오염 등에 대처할 수 있다. 도로, 터널, 공중이용시설, 교량, 지하매설물 등 사회간접자본(SOC) 상태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이를 방재시스템과 연계함으로써 각종 재난재해 발생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쯤 되면 RFID/USN 기술이 왜 주목받고 있는지, 이 분야가 얼마나 유망한 분야인지 짐작할 수 있다. 당연히 정부도 RFID/USN 관련 기술과 산업 및 전문인력 양성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왜 RFID/USN인가
RFID/USN은 한마디로 국가 사회 전반에 걸쳐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여주고 기업의 생산성 및 산업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국가 인프라 기술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수많은 상품들의 제조에서부터 유통 및 소비에 이르기까지의 이력관리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어 정보 처리 속도가 향상되며 실시간 공정 관리 등을 통해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기업과 국가의 조달체계 혁신을 가능하게 해줄 뿐 아니라 기업 경쟁력 향상과 새로운 시장 창출의 기회도 제공해준다.
예를 들어 RFID/USN 기술을 보석, 귀금속, 주류 등에 적용할 경우 이들 제품들의 생산, 유통, 소비 등 이력관리를 통해 거래과정을 투명화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RFID 태그만 조회하면 이 제품이 언제 어디서 누가 생산해서 어떻게 유통됐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한마디로 가짜 보석인지, 가짜 술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RFID/USN 기술을 응용한 서비스는 공공안전, 산업경제, 생활복지 등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해 세계적으로도 고성장이 기대되고 있는 분야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예측에 따르면 RFID/USN의 세계시장 규모는 연평균 46%씩 성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형성 초기단계에 있지만 지난해 3천억원의 시장규모가 오는 2012년에는 5조원으로 커져 연평균 57%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등의 국가들은 RFID/USN 확산을 위해 중장기 정책을 수립하고 정부 차원의 시범사업을 이미 전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국방성은 2010년 유비쿼터스 IT환경 구현을 목표로 연간 3억 달러 규모의 USN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모든 국방물자에 RFID 부착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유럽은 RFID/USN 서비스를 통한 유비쿼터스 사회 구현을 목표로 지난해 '생활환경 지능화(Ambient Intelligence)' 비전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RFID/USN 국내 동향
우리나라는 RFID/USN이 유망한 분야로 부상함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산업 활성화 대책을 수립해 왔다. 이 같은 대책은 부처별로 진행됨으로써 각 부처 간 업무협력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RFID/USN 산업 활성화에는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가 가장 적극적이다.
산업자원부는 2003년부터 RFID 기술의 산업적용 및 확산을 위해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산자부는 2003년 RFID 시범 및 현장적용 사업으로 20개를 선정해 126억8천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88억원을 배정해 8개 분야의 기술개발 과제를 지원하고 있다.
또 RFID 요소기술 개발, 기술기반 구축 등을 통해 핵심응용 기술을 개발하고 응용 비즈니스 모델을 산업계에 일부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통 및 물류분야의 수요자인 매장이나 3자 물류업체가 바코드 시스템에서 RFID 기반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
CJ GLS의 경우 현재 유비쿼터스 전자물류시스템(창고관리시스템 등)을 도입할 예정이며, 향후 국내 및 해외(동남아)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정보통신부는 RFID/USN 시범사업을 통한 초기 시장 창출 및 대국민 인식 개선에 주력해 왔다. 2004년부터 조달, 국방, 식품, 물류 등 25개 RFID/USN 시범사업 등을 통해 지난해 3천억원 규모의 초기 시장 창출에 주도적 역할을 한 정통부는 지난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한 모바일 RFID 서비스를 개시해 RFID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였으며 일반 소비자 영역으로 RFID 서비스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통부는 법제도 개선을 촉진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 등 RFID/USN 확산에 필요한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RFID/USN이 개인정보를 침해할 가능성을 예측하고 2005년 6월 RFID 프라이버시 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
또 정통부는 핵심기술 개발, 표준화 등을 통해 RFID/USN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핵심 RFID 칩 개발 및 미들웨어 국산화 등으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기존 2~3년에서 1년으로 단축했으며 태그 가격도 종전 2천원대에서 지난해 300원대로 크게 낮춘 것이다. RFID 장비 국산화도 지난 2004년 26%였던 것을 지난해 96%로 끌어올렸다.
이밖에 모바일 RFID 포럼을 구성하고 TTA, USN 표준포럼을 중심으로 USN 기술 표준을 제정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RFID/USN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지난해 2월 'u-IT클러스터 추진센터'를 개소하고 공유기반시설 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RFID/USN 산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자 다른 부처들도 RFID/USN 도입에 나서고 있다. 환경부는 병원 감염성 폐기물 관리에 RFID 적용을 의무화했으며 국방부는 탄약 관리에 이를 의무화한 것.
특히 환경부는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중이며 법안이 통과할 경우 연간 1천600만 개의 RFID 태그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방부도 군납관리지침을 지난해 11월 개정했으며 연간 82만개의 RFID 태그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RFID의 전자태그는 여전히 고가여서 본격적인 시장형성이 부진한 상황이다. 게다가 대규모 성공사례가 없어 민간업체들은 RFID/USN 도입을 망설이고 있는 실정이다. 각 부처에서 소관 분야별로 RFID/USN 확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업을 종합 관리할 수 있는 부처 간 조정관리 체계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범정부 차원의 RFID/USN 대책이 수립된 것이다.
◆범정부 차원의 RFID/USN 확산계획 수립
정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가 상정한 'RFID/USN 확산방안 및 산업경쟁력 강화대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정부는 국가사회의 효율성, 투명성 제고 및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0년까지 국민들이 실감하는 성공 사례를 만들고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등을 통해 RFID/USN가 본격 확산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기로 했다.
공공부문의 RFID/USN 확산을 위해 정부는 그간의 정통부 시범사업 성과 등을 토대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핵심 분야에 RFID/USN를 확산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상 해양, 재난재해, 환경, 귀금속 주류, 문화, 건설 SOC, 국방, 의료 복지, 사회 안전 등의 공공 분야에 2008년까지 RFID/USN을 확산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예 관계부처와 정통부가 성공적인 RFID/USN 조기 확산을 위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도록 2008년까지 관계부처가 이 같은 분야를 중심으로 자체 예산을 확보하도록 추진키로 한 것이다.
또 효율적인 공동사업 추진을 위해 관계부처와 정통부 간 역할분담을 명확화했다. 관계부처는 사업계획 수립, 시스템 공동 구축 및 운영, 성과평가 참여를 담당하고 정통부는 사업계획 검토, 시스템 공동구축, 기술 및 통신망 구축·지원, 성과평가 등을 담당하기로 했다.
민간부문에서의 RFID/USN 확산도 지원한다. 도입의지가 강하고 기술 및 경제적 타당성이 검증된 분야와 한미 FTA에 따른 경쟁력 제고가 요구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RFID/USN 사업을 집중 지원키로 한 것.
예를 들어 식의약품 분야에서는 제품들의 생산, 소비 등 유통 전 과정을 추적 관리해 안전한 먹거리 환경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며 항공 항만 분야에서는 컨테이너 경로추적, 항만 터미널 업무 자동화, 항공 화물 및 수하물 추적, 위치파악 등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농수축산 분야에서는 토양, 대기 감시를 통해 최적의 농산물 재배환경을 구현하고 가축질병을 관리하며 농특산물의 생산, 유통, 판매 등 전 단계에 걸쳐 이력추적 및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한미 FTA로 민감한 한우 등에는 RFID 의무부착을 추진함으로써 축산물의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RFID를 활용하는 우수기업에 대한 발굴 및 세무조사 완화 등 각종 인센티브 부여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내년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조달물류, 생산공정, 판매물류 등 기업의 전 가치영역에 확산 가능한 업종별 응용모델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RFID/USN 핵심기술 개발 및 표준화도 추진된다. 오는 2015년까지 지능형 유통물류 시스템 등 응용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하는 한편, 올해 말까지 RFID태그 칩, 리더 칩 등의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 내년에는 센서태그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또 산자부-정통부 간 표준화 중복 방지 등을 위해 운영 중인 'RFID 표준화통합협의회'를 범부처 협의체로 확대 개편해 정부 및 지자체위원회, 운영위원회, 기술위원회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현재 RFID 표준화통합협의회에는 산자부, 정통부, 기술표준원 및 양 부처 RFID 유관기관 9군데가 참여하는 형태로 구성돼 정보를 교류하고 있는 상태다.
RFID/USN 확산을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동시에 추진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조직도 구축된다. 우선 정부 차원에서는 공공분야 종합 추진체계를 정립하기 위해 기존 정보화추진위원회 산하 '정보통신인프라분과'에 RFID/USN 정책을 종합 조정하는 기능을 보강해 RFID/USN 확산을 위한 범정부 종합추진체계 정립하기로 했다.
정보통신인프라분과에서는 RFID/USN 확산, 공통인프라 구축 등 범부처적 협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 종합대책을 마련해 정보화추진위원회에 상정해 이를 검토한 뒤 정부 방침으로 최종 확정된다.
민간 확산을 위한 협의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RFID 리더스 그룹, RFID/USN 전문협의회 등 민간 포럼 등을 기반으로 민관합동 협의기구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RFID/USN 구축에 필요한 기술정보 교류, 전문가 풀 활성화, 특허분쟁 대응, 현장전문인력 양성 등을 위해 국내 전문가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제조, 유통·물류, SI업체 등 주요 업종 CEO로 구성된 'RFID 리더스그룹'과의 연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RFID/USN이란
RFID(무선인식)이란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의 약자로, 안테나와 칩으로 구성된 RFID 태그에 기업이나 기관의 사용 목적에 알맞은 정보를 저장하고 적용대상(물품이나 제품)에 부착한 뒤 판독기를 통해 정보를 인식하고 처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RFID는 태그(안테나 포함), 리더(안테나 포함), 호스트 컴퓨터 등으로 구성되며 물품의 제조공정, 재고관리 등에 적용될 수 있다. 또 유통이나 물류, 출입통제용 카드, 도서관리 등에도 적용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응용범위가 예상된다.
USN(Ubiquitous Sensor Network)이란 사물이나 환경정보를 자동 인식할 수 있는 센서를 이용해 시설물 안전 관리, 환경오염 관리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첨단 네트워크를 말한다.
USN은 사물의 상태변화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일정수준 이상의 관리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상하수도관에 센서를 부착하고, 센서를 통해 수도관의 파열 여부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누수 관리하는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 윤휘종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07-05-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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