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기자]바이오기술 분야의 세계적 연구기관인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가 내년 2월 한국에 문을 연다.
과학기술부는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필립 쿠릴스키 파스퇴르연구소 소장과 김유승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 등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파스퇴르연구소(Institut Pasteur Korea : IP-Korea)설립 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체결은 금년 1월 설립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설립형태, 연구분야, 투자규모, 운영방식 등에 대해 1년 여간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와 협의 끝에 최종 합의함으로써 성사됐다.
파스퇴르연구소는 광견병 백신을 개발한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의 주도로 1888년 프랑스 파리에 설립된 후 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생명공학 분야의 세계적 연구기관이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게놈에서 신약까지(Genome to Drug)』 프로그램을 통해 결핵, 간염, 말라리아 등 주요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제를 개발하게 된다. 또한 한국 내 과학문화 확산과 청소년 과학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협정에 따르면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민법 및 공익법인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비영리 재단법인으로서, 초기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내에 설립하되 5년 이내에 독립 부지 및 건물로 이전하게 된다.
또한 연구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선진 연구소 운영기법을 도입하기 위해 파스퇴르측 인사가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으로 선임되며, 매 3년마다 독립 평가단에 의해 평가를 받고 그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연구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초대 연구소장에는 현재 파스퇴르연구소 세포생물학 연구팀장으로 근무 중인 울프 네바스 박사가 내정됐다.
정부는 한국 파스퇴르 연구소를 단기간 내에 세계적인 연구소로 육성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안정적인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을 비롯하여 우수인력 충원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김유승 KIST 원장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세계적 공공연구기관의 국내 첫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매우 크다”며 “국내 BT분야의 고급인력 양성과 벤처기업 창출 등을 통해 차세대 성장동력인 생명공학 산업의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필립 쿠릴스키 파스퇴르연구소 소장과의 일문일답
"파스퇴르 연구소의 이념에 따라 기생충등에 의한 감염질환과 박테리아에 의한 암질환 등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된다. 참고로 전세계에 있는 22개 파스퇴르 연구소들은 해당지역의 풍토병을 연구하게 되지만, 한국에서는 선진형 바이오 연구를 하게 된다. 구체적인 연구과제는 이사회에서 결정하게 된다. "
-연구소의 규모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우선 내년에 10여명의 과학자들이 한국에 들어오고 이후에 장단기간 한국에 체류하는 과학자들의 수를 늘릴 계획이다. 처음에는 대학 등의 우수인력들을 네트워크로 묶어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 향후 150여명의 연구인력을 확보할 계획인데, 대부분의 연구인력은 한국내에서 채용할 것이다. 해외 한국인 과학자들을 국내로 끌어들이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연구개발비는 어떻게 조달하는가
"향후 10년간 한국정부에서 1억유로를 투자하고, 한국파스퇴르 연구소에서 4천6백만 유로를 자체 조달할 계획이다. 참고로 파스퇴르 연구소는 예산의 39%를 자체조달하고, 프랑스정부 지원(32%)과 기부금(29%) 등으로 연구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연구결과에 대한 권리는 누가 갖는 것인가
"파스퇴르 한국연구소는 독립법인이다. 따라서 한국에서의 연구개발 결과는 원칙적으로 100% 한국파스퇴르 연구소가 갖게 된다. 그러나 프랑스와 공동으로 성과를 낸 부분에 대해서는 기여분만큼의 권리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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