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6-7년 가량이 흐른 지금 이만한 발굴조사비로 발굴조사가 미뤄지거나 반려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규모 아파트단지 건설이 추진되는 경남 진주 평거지역의 경우 발굴조사비 액수만 60-70억원.
한국 고고학계에서 발굴은 단순히 덩치와 액수만 커진 게 아니다. 조사건수 또한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인다. 90년대 이전에는 '○○발굴현장'이라는 간판이 가뭄에 콩나듯 했으나 요즘은 전국 어디서건 쉽게 만날 수 있는 풍경이 되었다.
이런 증가세는 문화재청 통계로도 뒷받침된다.
27일 문화재청 발굴조사과가 제공한 연간 매장문화재 조사허가 현황에 의하면 2006년 올 한 해의 경우 국가(문화재청)가 허가한 조사건수가 2천301건에 달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조사를 지표면을 대상으로 한 '지표조사'와 지하로 파고 들어가 조사하는 '발굴조사'의 두 가지로 구분한다. 이런 구분에 따라 올해 조사허가건수를 구분하면 지표조사가 1천360건, 그리고 발굴조사가 941건이었다.
이런 수치는 397건을 기록한 1999년을 기점으로 할 때 8년 만에 6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문화재조사는 특히 2000년대 접어들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2001년 898건(지표조사 429건, 발굴조사 469건)이었다가 2002년에는 1천263건(지표조사 665건, 발굴조사 598건)으로 마침내 1천 건을 돌파하더니, 2004년에는 2천294건(지표조사 1천295건, 발굴조사 999건)으로 2천건 시대를 열었다.
이런 증가세를 결정적으로 뒷받침한 사건은 1999년 문화재보호법 개정이다. 이에 의해 공사 면적 3만㎡ 이상인 모든 사업장은 사전 문화재지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현상은 2004년 이후 올해까지 3년간 문화재조사 허가 건수가 약보합세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로써 한국 고고학 발굴은 성장 동력을 멈춘 것일까?
이에 대해서 현장의 발굴조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성장을 멈춘 것이 아니라 현재의 발굴조사 인력으로 더 이상의 조사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현상유지를 하고 있는 것이지, '발굴수요'는 여전히 팽창 일로에 있다는 것이다.
한국문화재조사연구기관협회(회장 윤덕향)에 정식 회원으로 소속된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은 2006년말 현재 35곳. 조만간 서너 곳이 합류할 것으로 보이지만 40기관 안팎에서 숫자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에 종사하는 조사인력은 약 1천 명으로 추산한다.
이들 조사기관과 조사인력이 감당할 수 있는 극점이 2004년 이후 3년 동안 계속되는 수준일 것으로 고고학계는 내다본다.
2007년 이후 고고학은 더욱 분주한 시대를 보낼 전망이다. 혹자는 단군 이래 최대의 발굴수요가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문화재청 발굴조사과 이상준 학예연구관은 "혁신도시며 기업도시, 행복도시, 용산 미군기지 등 대규모 사업장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저작권자 2006-12-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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