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분야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컨버전스(융합) 바람이 MP3플레이어에까지 미치고 있다. 지금까지 MP3플레이어는 MP3 음악파일만 듣는 기기였으나 최근 출시되는 MP3플레이어들은 각종 동영상과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들 MP3플레이어들에는 시원스런 LCD 창이 부착돼 다양한 동영상이나 그래픽을 감상할 수 있으며, 대용량 파일을 저장할 수 있도록 메모리도 대폭 확장된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동영상 파일 재생용으로는 PMP가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었으나 MP3플레이어를 제조하는 업체들이 작고 가볍다는 장점을 가진 MP3플레이어에 동영상 재생 기능까지 갖춘 제품을 선보임에 따라 업체들의 경쟁은 치열해지는 반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컨버전스형 MP3플레이어 경쟁적 출시

'아이리버 U10'은 기존 MP3플레이어와 확연히 차별화된다. 디자인도 깜찍하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기존 MP3플레이어보다 기능이 많다. 특히 이 제품은 지난 5월 중순부터 아이리버 클릭스(Clix)란 이름으로 미국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이 제품의 앞부분에는 기존 제품들과 달리 조그 스위치나 버튼이 없어졌다. 컬러 TFT-LCD 화면이 컨트롤키 구실을 하는 것. LCD 화면의 상하좌우 가장자리 네 부분을 누르면 화면 자체가 밑으로 눌리면서 버튼 역할을 한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MP3플레이어, 라디오 등 기본기능 외에 게임 및 동영상 재생 기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반 동영상 외에 매크로미디어 플래시 파일도 재생할 수 있다.

이 기기를 이용하면 SK텔레콤의 멜론(www.melon.com)과 KTF의 도시락(www.dosirak.com) 음악 정액제 서비스가 제공되며 아이리버 웹사이트(www.iriver.co.kr)에서 플래시 게임을 다운받아 즐길 수도 있다.

동영상 포털사인 판도라TV(www.pandora.tv)로부터 공급받는 동영상 콘텐츠를 서비스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을 가진 MP3플레이어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애플컴퓨터 아이팟(iPOD)의 5.5세대, 마이크로소프트의 ZUNE, 코원의 아이오디오(iAudio) D2, 디지털큐브의 MINI, 현원의 BOXON 등이 잇따라 출시된 것이다.

특히 최근 선보이는 MP3플레이어들은 동영상 재생 기능뿐 아니라 작고 화질이 좋은 LCD를 바탕으로 게임, 전자사전, DMB 기능 등을 구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이 추가돼 활용도가 더욱 높아졌다.

우수한 음질에 다양한 부가기능이 인기 비결

동영상을 휴대하면서도 볼 수 있는 기기는 PMP도 있다. 하지만 MP3플레이어에 동영상 재생도 가능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한때 사라질 위기에까지 처했던 MP3플레이어가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이처럼 MP3 플레이어 시장이 꾸준히 사랑을 받는 이유는 제품이 갖는 뛰어난 휴대성과 MP3에 최적화된 음질의 음향을 청취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크고 무거운 PMP에 비해 MP3 플레이어는 크기가 작고 휴대가 편리하다.

또한 오랜 시간 MP3 플레이어를 제조하던 업체들의 축적된 기술력이 만들어낸 다양한 이퀄라이저 효과 등은 PMP 제조사들이 손쉽게 따라올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MP3플레이어, 대용량 경쟁

전 세계적으로 MP3 플레이어 시장은 아이팟을 선보인 애플컴퓨터가 휘어잡고 있다. 획기적인 디자인이 애플컴퓨터의 성공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에 따라 타 제조사들은 아이팟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PC용 운영체제인 윈도우로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이팟을 겨냥해 신제품 ZUNE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 경쟁을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인 ZUNE은 30GB의 대용량 메모리, 동영상 재생 기능, 새로운 방식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 채택 등을 무기로 아이팟에 도전장을 냈다.

아이팟은 NANO 2세대 출시를 계기로 8GB 플래시 메모리를 장착하면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제조사들도 4GB 제품군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128MB, 256MB 제품들은 단종되거나 저가로 재고 처리되고 있을 정도이다.

하드디스크형의 경우 아이팟의 5.5세대에서 80GB 제품을 출시한 것이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줬다. 마이크로소프트가 30GB를 채택한 ZUNE을 내놓은 것도 아이팟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하드디스크형 제품의 경우 플래시 메모리를 내장한 제품에 비해 내구성이 다소 약하기 때문에 취급상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동영상, MP3, 사진, 텍스트 리더 등의 기능을 위해 고용량을 필요로 하는 유저들은 여전히 하드디스크형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다양해지는 디자인

디자인도 많이 변화되고 있다. 점점 작은 크기의 제품을 추구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손에 쥘 수 있는 정도의 크기와 목에 걸 수 있을 정도의 무게를 지닌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작아지던 MP3 플레이어가 커진 이유는 넓은 LCD를 필요로 하는 멀티미디어 기능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 AA, AAA 사이즈의 배터리가 아닌 내장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들이 점점 늘어가며 얇은 제품들이 주로 출시되며 얇고 가벼워지고 있다. 크기가 작아짐에 따라 비교적 휴대가 편리한 목걸이형으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아이리버에서 출시한 목걸이형 MP3 플레이어 S10의 경우 U10을 축소시켜 놓은 듯한 작은 크기와 다양한 기능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 삼성전자의 U2, F2, 코원의 iAudio T2 등이 목걸이형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목걸이형 MP3 플레이어는 휴대와 관리가 편리하지만 이어폰 교체가 쉽지 않아 다른 이어폰 사용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코원의 T2는 이런 점을 배려하여 이어폰만 교체 가능한 익스텐션 목걸이를 따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한편 저가의 MP3플레이어들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산 저가형 제품들도 시장에서 많이 보이고 있다. 이런 저가형 제품들의 경우 다양한 기능을 내장하고 있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자칫 고장 날 경우 A/S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은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