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5천 종의 포유류 가운데 사람처럼 평생 같은 짝과 해로하는 것은 비버와 수달, 늑대, 일부 박쥐와 여우, 그리고 몇몇 발굽동물 등 3~5%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처럼 상대에게 정절을 지키는 것처럼 보이는 동물들도 사실은 몰래 바람을 피우거나 상대를 떠나거나, 아니면 사람처럼 이혼하는 경우도 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동물세계에서 대부분의 수컷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는 것이 목표이고 암컷은 건강한 새끼를 낳기 위해 최상의 상대를 고르는데 전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일부일처제는 한 상대에게 생식에 관해 전폭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따르는 제도다.
학자들은 동물세계의 일부일처 습관을 ▲일정 시간대에 한 짝과만 짝짓기하는 `성적' 일부일처제와 ▲암수가 짝짓기를 한 뒤 새끼를 함께 키우지만 바람도 피우는 `사회적' 일부일처제, 그리고 ▲ 한 암컷이 평생 한 수컷의 알만 낳는 `유전적' 일부일처제로 분류한다.
사람의 경우는 사회적, 성적 일부일처제가 대개 일치하지만 다른 동물들은 그렇지 않아 모든 새의 90%는 사회적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면서 다른 상대와도 성적 관계를 갖는 것으로 밝혀졌다.
찌르레기과 새들을 상대로 한 실험에서 거세된 수컷과 짝이 된 암컷들은 여전히 알을 낳아 부화시키며 거세된 수컷과 계속 함께 살고, 정절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긴팔원숭이와 백조조차 사람처럼 상대를 버리고 떠나거나 이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들은 동물 가운데 희귀하게도 상대에 정절을 지키는 들쥐를 연구한 결과 정절의 생물학적 근거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수컷 들쥐들은 첫 짝짓기 상대와 평생 짝짓기를 할 뿐 아니라 일단 짝을 만나면 다른 암컷을 공격하기까지 하는데 학자들은 이런 행동의 원인을 뇌 속의 특정 신경전달물질들 수치에서 발견했다.
검은대머리수리는 주변의 누군가가 혼외정사를 벌이면 쫓아가 방해하며 암수가 번갈아 24시간 알을 품고 8개월동안 먹이를 물어 나른 끝에 건강한 새끼들을 키워낸다.
특정 동물들이 이처럼 상대에게 정절을 지키는 이유는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학자들은 검은대머리수리처럼 암수가 오래 함께 할수록 새끼가 건강하게 자란다는 사실에서 설명을 찾고 있다.
사람의 아기는 성인이 되기까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기 때문에 사람이 일부일처제를 택하는 경향이 이런 가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산 작은 영양은 성적 일부일처제를 유지하지만 수컷은 새끼 양육에 별로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양육 효과만으로는 완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학자들은 통념과 달리 일부일처제도 그다지 따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서울=연합뉴스)
- 저작권자 2006-11-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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