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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2003-12-01

노벨상 수상자가 학생들에게 주는 네 가지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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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g News 박재우 기자] 내가 학사학위를 받았을 때, 물리학 문헌들은 나에게 방대한 미지의 대양처럼 보였고, 내 자신의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물리학의 모든 부분들의 대략적인 지도를 작성해야만 했다. 이미 연구된 것들을 알지 못하고 내가 어떻게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 다행스럽게도 내가 대학원 첫 해에 만난 선배 물리학자들은 나의 걱정에 대해, 일단 연구를 시작하고 진행하면서 내가 알아야 될 필요가 있는 것들을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성공 아니면 실패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말이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그럭저럭 빨리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렇지만 그 당시, 나는 물리학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커다란 사실을 배웠다. 그 사실은 아무도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고, 당신도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양에 관한 비유를 이어 또 한 가지 배워야 할 교훈을 말하자면, 헤엄쳐 가는 동안 당신은 '거센 물살'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1960년대 후반에 MIT에서 교편을 잡고 있을 때, 한 학생은 내가 연구하는 입자 물리는 혼란스럽게 보이나, 일반 상대론은 그 원리가 잘 알려져 있어, 자신은 일반 상대론 쪽으로 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당시 나는 반대로 그 학생이 입자 물리를 연구할 완벽하게 좋은 이유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자 물리는 창조적인 연구 활동이 여전히 이루어 질 수 있는 분야였다. 사실 1960년대에 입자 물리는 그야말로 '혼돈' 이었다. 그렇지만, 그 때부터 많은 이론 및 실험 물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입자 물리의 혼돈은 해결돼왔고, 거의 모든 것이 표준 모형이라는 훌륭한 이론에 의해 설명됐다. 내가 해 주고 싶은 충고는 혼돈 속으로 들어가라는 것이다. 거기에 연구할 것이 있다.


나의 세 번째 조언을 따르기가 아마도 가장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바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에 대해 당신 스스로를 용서하는 것이다. 유별나게 엄한 교수가 아니라면 지도 교수는 자신이 풀릴 수 있다고 아는 문제들만 학생들에게 시키게 된다. 그 문제가 과학적으로 중요한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학생들은 학위를 마치기 위해 그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어떤 문제가 중요한지를 깨닫는 것은 매우 어렵고, 당신은 그 당시에는 어떤 문제가 해결 가능한 것인지도 알지 못한다. 20 세기 초에 로렌츠(Lorentz)와 아브라함(Abraham)등과 같은 몇몇 선두 물리학자들은 전자의 이론은 밝혀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 연구는 부분적으로 에테르를 통과하는 지구 움직임의 효과를 감지하기 위한 시도가 왜 번번이 실패하는가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는 지금 그들이 잘못된 문제에 매달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당시에는 양자역학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성공적인 전자의 이론을 개발할 수 없었다. 해결할 수 있는 올바른 문제가 공간과 시간의 측정에 있어서 움직임의 효과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1905년의 아인슈타인이라는 천재였다. 그리고 이 문제는 아인슈타인으로 하여금 특수 상대성 이론을 고안하게 하였다. 당신이 어떤 것이 풀 수 있는 올바른 문제인지 알지 못하는 한, 실험실에서 혹은 당신의 책상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은 낭비될 것이다. 당신이 창조적이길 원한다면, 당신은 대부분의 시간을 창조적이지 않게 보내서 과학적 지식의 대양에서 전진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은 과학의 역사와 관련된 것으로, 최소한 당신의 연구 분야의 역사만이라도 알아 두라는 것이다. 그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최소한 그러한 역사는 당신의 연구 활동에 있어서 실제로 유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종종 과학자들은 프란시스 베이컨으로부터 토머스 쿤이나 칼 포퍼와 같은 철학자들에 의해 제안되어 온 과대하게 단순화된 모델을 믿음으로써 연구에 방해를 받는다. 이러한 장애물의 가장 좋은 방어수단은 과학의 역사에 대한 지식이다. 더 중요한 이유로, 과학의 역사는 당신의 작업이 당신에게 훨씬 가치 있게 보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당신은 아마도 과학자로 부자가 될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당신의 친구들이나 친척들은 아마도 당신이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입자 물리와 같은 분야에서 연구를 하면 당장 쓸모 있는 무언가를 한다는 만족감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연구가 역사의 일부가 된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당신은 엄청난 만족감을 가질 수 있다.


100년 전을 거슬러 1903년을 돌아보자. 1903년의 영국의 수상이 누구였는지, 혹은 미국의 대통령이 누구였는지가 지금은 얼마나 중요한가? 정말로 중요하게 두드러지는 것은 맥길 대학교에서 어네스트 러더포트(Ernest Rutherford)와 프레드릭 소디(Frederick Soddy)가 방사능의 성질을 연구했다는 것이다. 그 연구는 실제로 활용이 되고 있으며, 더더욱 중요한 것은 그 연구의 문화적 의미다. 방사능에 관한 이해는 물리학자들이 태양과 지구의 중심이 수백만 년이 지난 후에도 어떻게 여전히 뜨거운 지를 설명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리고 이것은 많은 지질학자들이 생각했던 지구와 태양의 엄청난 나이에 관한 마지막 과학적 장애물을 제거해 주었다. 그 후에 크리스천들과 유대교도들은 성경에 기반을 둔 믿음을 포기하던지, 아니면 그들 스스로 지식인임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것은 갈릴레오로부터 시작해 뉴턴과 다윈을 거쳐 현재에 이르는, 여러 번 종교적 독단의 지배를 약화시켜 온 연속적 발걸음에서 단지 한 발자국이었다. 이러한 활동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은 요즈음 아무 신문이나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과학자들이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는 문명화 작업이다.

저작권자 2003-12-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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