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환경시장을 노려라. 조용히 다가오는 미래,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인도의 환경시장을 공략하라.”
환경부가 최근 시장조사 기관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의뢰해 조사한 ‘인도의 환경산업 현황 및 성공적 진출전략 수립’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거대한 인도 환경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기업체에 길잡이가 되기 위해서다.
이번 보고서는 정보의 불모지인 인도의 환경정책, 법규 등 일반정보는 물론, 인도시장 공략을 위한 지역별, 분야별로 환경산업정보를 담고 있어 인도 환경시장에 대한 궁금증을 크게 해소해 줄 것이라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KOTRA가 현지 뉴델리 무역관과 협력해 수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구의 급증 및 도시 집중화로 인해 나타나는 대도시 환경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는 거대시장의 성장 잠재력으로 세계시장에서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하나로 불리며 한편으로는 중국과의 공동 경제협력모색인 CHINDIA의 주역이기도 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2005년 현재 인구로는 세계 2위, GDP 규모 세계 12위로 중국을 능가할 수 있는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991년 개혁을 통한 개방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한 이후 연간 6% 이상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인도는 특히 1984년 보팔 가스유출사고(Bhopal Accident) 이후 환경문제에 대한 국민의식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고 1991년부터 정부의 환경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환경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팔 사건은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산업재앙으로 기업의 윤리문제를 부각시킨 대표적인 사건이다.
보팔 사건은 미국의 유니온 카바이드(Union Carbide)사가 인도 중부 마디아프레데시주의 중심도시인 보팔에 현지공장을 설립해 농약을 제조 판매하던 중 농약제조 원료로 쓰이는 메틸이소시안(methyl isocynanate)이라는 유독가스 저장탱크가 폭발해서 일어났다.
“보팔사건으로 환경인식 변해”
당시 3천여 명이 죽었고 20만 명 이상이 피해에 시달렸다. 그리고 그 후유증은 지금도 나타나고 있다. 지금은 아무도 접근조차 하지 않는 죽음의 도시로 변했다. 2001년 다우 케미컬(Daw Chemical)이 이 회사를 인수해 세계 최대 화학회사가 됐다. 그러나 보팔사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한편 인도 델리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대도시 가운데 4번째 오염된 도시로 평가했다. 대기오염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그 주원인은 교통량의 증가에 따른 자동차 배기가스로 대기오염의 63% 이상을 차지한다. 에너지 소비량의 50% 이상을 석탄이 차지하고 있는 인도는 세계 5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다. 미국이 1위(25%)고 우리나라는 9위다.
수질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다. 수질오염의 주된 이유는 생활하수로 전체 수질오염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생활하수가 무분별하게 방류돼 체계적으로 처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공업폐수에 의한 오염은 12%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인도의 토양오염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인도의 전체산업 가운데 농업이 25%를 차지하고 있어 토양오염은 농작물 수확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인도 영토의 53%가 황폐화 징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인도의 폐기물 매립방식과 관련해 토양오염은 앞으로 더욱 심각한 문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서는 지적했다.
최근 인도의 환경시장은 상당히 개방된 상태다. 장비제조와 환경관련 컨설팅, 관리 서비스에 대해 100% FDI(외국인 직접투자)를 승인하고 있고 수입세는 다소 높은 편이지만 R&D나 실험장비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현재 인도에는 다국적 기업들과 합작벤처를 이루거나 기술이전 형식을 취하는 기업이 100여 개 이상 존재하고 있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조사 결과 오∙폐수 처리분야가 한국 기업이 진출하기에 가장 유리하고 시장 잠재력도 제일 크다”며 “앞으로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후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환경산업과 기술은 그 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환경산업은 중요하고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결과 인도시장의 진출을 위해 중국시장에서 성공한 환경업체의 전략을 인도에 접목시킬 계획이다. 그리고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국내기업의 인도진출을 적극적으로 후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환경부는 인도 내에서 열리고 있는 각종 국제환경전시회에 참가하고, 한국의 환경산업 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환경산업기술설명회’ 등을 통해 이미지를 개선하며 인도와 환경산업 교류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도 세우고 있다.
- 김형근 편집위원
- 저작권자 2006-06-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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