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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4

“날 수 있는 새·공룡 날개엔 비대칭 주깃털이 9~11개” 美 연구팀 “날 수 있는 날개와 날지 못하는 날개의 깃털 차이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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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수 있는 새와 공룡의 날개는 날지 못하는 새·공룡 날개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미국 연구진이 날 수 있는 새는 날개에 비대칭 주깃털(primary feather)이 9~11개 있고, 이를 적용하면 깃털 공룡의 비행 가능 여부와 깃털 진화 과정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테밍크 종달새 날개의 깃털 ⓒYosef Kiat 제공

미국 필드박물관 요제프 키아트·징마이 오코너 박사팀은 13일 과학저널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박물관에 소장된 새 표본 수백마리를 조사해 날 수 있는 새들의 깃털에 공통으로 있는 특성들을 발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대 조류는 6천600만년 전 소행성 충돌 때 살아남은 공룡의 후손이다. 페나랍토르 등 일부 공룡은 소행성 충돌 훨씬 전부터 깃털과 비행 능력을 진화시켰다. 연구팀은 새들은 대부분 날 수 있고 펭귄·타조처럼 날지 못하는 새들은 날지 않아도 되는 생활 방식으로 진화했지만, 날 수 있는 새와 날지 못하는 새의 날개와 깃털 차이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게 많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공룡의 비행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전 세계 박물관에 보존된 조류 346종의 표본에서 날개와 깃털의 형태와 수 등을 조사했다.

날 수 있는 새와 날지 못하는 새, 화석의 주깃털 형태 차이. 날 수 있는 새(volant)의 주깃털은 깃축을 중심으로 좌우가 뚜렷한 비대칭인 반면 날지 못하는 새(flightless)와 화석의 주깃털들은 비대칭 정도가 약하거나 대칭형태를 띠고 있다. ⓒPNAS, Jingmai O'Connor et al.제공

연구팀은 벌새와 매, 펭귄과 펠리컨의 날개와 깃털을 조사하던 중 날 수 있는 종들 사이에서 일관된 특징을 몇 가지 발견했다. 날 수 있는 새들은 공통으로 깃축을 중심으로 좌우가 비대칭인 깃털이 있으며, 날개 끝에 있는 비대칭 주깃털 숫자가 9개에서 11개 사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날지 못하는 펭귄은 주깃털이 40개가 넘고, 타조처럼 빠르게 달릴 수 있지만 날지 못하는 호주산 새인 에뮤는 깃털이 하나도 없다.

펭귄의 깃털 ⓒYosef Kiat 제공

연구팀은 이런 '규칙'을 공룡에 적용하면 공룡이 어떻게 처음 나는 능력을 진화시켰는지, 어떤 공룡이 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규칙을 깃털 공룡 35종과 멸종 조류 화석 65개에 적용한 결과, 깃털 공룡의 팔/날개 뼈와 목-가슴 사이 V자형 뼈인 위시본 크기와 모양, 보존된 깃털의 형태 등을 통해 어떤 종이 능동 비행을 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오비랍토르 같은 공룡과 현대 유럽산 집참새 등의 공통 조상으로 알려진 페나랍토르 그룹은 깃털이 있지만 형태가 대칭형이어서 날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벨로키랍토르도 깃털은 있었지만 날지는 못했다. 또 다른 깃털 공룡인 카우딥테릭스는 주깃털이 9개였지만 깃털이 거의 대칭형이어서 비행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조새(Archaeopteryx)와 현대 조류의 직접적인 조상은 아니지만 날개가 4개 달린 마이크로랍토르 등은 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날개와 깃털이 있는 마이크로랍토르 화석
ⓒYosef Kiat 제공

연구팀은 1억6천만~1억2천만년 된 화석에서 깃털이 붙어있는 팔뼈 길이와 깃털 수, 깃털 형태 같은 특성을 추적해 깃털의 초기 진화 역사를 연구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공룡 비행 기원 논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코너 박사는 "과학자들은 최근에야 새만이 날 수 있는 공룡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고 공룡의 비행이 단 한 번 진화했는지, 여러 번 진화했는지에 대한 논쟁도 있다"며 "이 결과는 공룡에서 비행이 한 번만 진화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공룡 비행에 대한 이해는 시작 단계이고 깃털 날개 진화의 초기 단계 중 일부를 놓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며 "이 연구는 진화 과정 이해를 높이려면 다양한 출처의 지식을 통합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 출처 : PNAS, Jingmai O'Connor et al., 'Functional constraints on the number and shape of flight feathers', http://dx.doi.org/10.1073/pnas.2306639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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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2024-02-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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