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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덧 심한 임신부, 이 호르몬이 많기 때문 GDF15 호르몬이 임신부 심한 입덧의 이유, 치료제 개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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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덧 치료에 희망을 주는 중대한 발견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메스꺼움과 구토의 원인이 GDF15 호르몬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발견은 대부분의 여성이 임신 중 겪는다는 이유로 보다 가벼이 진단되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이유로 쉽게 생각되고 과소 진료의 형태로 행해지는 중증 임신 질환에 대한 더 적절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

Nature 저널에 최근 새로이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GDF15라는 단일 호르몬이 임신 입덧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GDF15라는 호르몬은 태아에 의해 생성되며 태반을 통해서 전달된다. 이후 산모의 뇌간에서 뉴런을 활성화하여 산모의 메스꺼움과 구토를 유발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는 또한 입덧의 심각성이 임신 전과 임신 중 산모의 혈중 호르몬 양과 관련이 있음도 발견했다.

GDF15라는 단일 호르몬이 임신 입덧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 Getty Images

과학자들은 이 발견이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자간 과다 출혈과 같은 더 심각한 형태의 임신 입덧뿐만 아니라 입덧으로 인해서 쇠약해진 임신부의 몸 상태를 더 잘 돌볼 수 있는 치료법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입덧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입덧은 임신부가 단순히 주로 공복이 되는 아침에 겪는 '속이 메스꺼운 증상'이라는 인식이 있다. 이 때문에 서양에서는 아침에 메스꺼운 증상이 심해진다는 뜻으로  Morning Sickness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사실이다. 많은 여성들이 임신 기간 내내 시간을 가리지 않고 지속적이며 끊임없는 메스꺼움과 구토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전체 임산부의 70~80%가 어떤 형태로든 임신 입덧을 겪으며 증상은 경증부터 중증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다. 어떤 임신부는 임신 기간 동안 하루에 최대 30번 이상의 구토를 경험한다고 한다.

가장 심각한 증상의 입덧으로 임신 여성의 1~3%가 경험하는 '임신오조(HG: hyperemesis Gravidarum)'를 들 수 있다. 이는 희귀 질환으로 종종 병원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형태의 임신 질환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볼 때 3%는 매우 많은 수치이며, 영국에서는 매년 약 3만 명의 여성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임신오조는 대략 임신 6~12주 사이 초기 임신부가 영양 장애 등을 겪으며 음식을 먹지 못하거나 토할 정도로 심한 메스꺼움을 겪는 질환으로 이에 대한 정의와 경계는 분명치 않다. 이는 임신부의 심혈관계와 신장 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덧 증상이 매우 심해지면 산모가 영양분과 체액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입덧 증상이 매우 심해지면 산모가 영양분과 체액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 Getty Images

영국 워릭대학교의 임신 질환 전문가 로저 개즈비 교수(Prof. Roger Gadsby)는 중증 과다 출혈은 임신 초기에 병원에 입원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오늘날에는 과다 구토 증상의 심각성과 과소 치료로 인해 유산의 아픔을 겪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GDF15라는 호르몬이 임신오조와 입덧 증상을 일으키는 메커니즘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말레나 페조 교수(Prof. Marlena Fejzo)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의 새 연구에 따르면 GDF15라는 호르몬이 임신오조와 입덧 증상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이 규명되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GDF15가 임신부의 입덧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되었는데 이는 과거 연구의 예측과 일치한다.

임신 중 메스꺼움과 구토를 경험하는 여성은 GDF15가 증가한다. © Fejzo et al. 2023

GDF15는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사이토카인 단백질의 일종으로, 2018년 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 5만 3,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유전체 분석 연구를 통해서 뇌간에서 GDF15가 활성화될 경우 환자가 만성적인 메스꺼움을 느끼거나 체중이 감소하는 등의 증상 등이 발견된 바 있다. 과학자들은 위 증상을 기반으로 위 단백질이 속 메스꺼움 및 구토 등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추론하고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혹시, 임신일까?")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GDF15는 주로 태아에서 유래한다. © Fejzo et al. 2023

이번에 새롭게 발표된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위 추론이 정설로 굳어지는 듯 보인다. 먼저, 과다 구토를 경험한 여성은 증상이 없는 여성보다 임신 중 혈류 내 GDF15 수치가 더 높았다. 또한, 임신오조의 중증도는 임신 전 GDF15 신호 수준에 따라 달라짐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임신 전 자연적으로 GDF15 수치가 낮은 여성은 임신 초기에 GDF15의 증가에 더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 연구의 결과는 임신 전 수치가 낮은 여성의 GDF15 수치를 높이는 방법 등으로 적용될 수 있다. 이는 임신오조로 인해 발생하는 과다출혈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또한 과다 구토로 고통받는 여성의 GDF15 수치를 안전하게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

 

'과소 진단 및 과소 치료'되는 임신오조

영국에 본부를 둔 자선 단체인 임신오조 지원 단체의 CEO인 샬럿 하우덴(Charlotte Howden)은 이 연구가 임신 중 여성의 건강을 다루는 과학자들과 제약회사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끌기를 바라고 있다.  그녀는 심각한 형태의 임신오조 앓고 있는 많은 여성들이 이를 그냥 정상적인 입덧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과다출혈은 진단과 치료가 매우 미흡한데 이는 보통 사람들이 임신오조가 얼마나 복잡하고 심각한 질병인지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우덴은 우리 인류가 지금까지 월경과 폐경 등에 대해서만 많이 알고 있지만, 이제 임신 오조와 과다출혈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게 됨을 강조한다. 이로 인해서 임신 입덧과 임신오조에 대한 치료 희망이 생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비록 이러한 치료가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기 힘들지만 다음 세대의 환자들에게는 치료법이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3-12-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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