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현대모비스 임경묵 연구원)
지난 2009년, 국내 완성차 업체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처음 선보인 이래로 현재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누적 판매량은 100만 대를 돌파했다. 2020년에 누적 판매량 50만 대를 돌파한 이후 3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최근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머지않은 미래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순수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지구를 지키기 위한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순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연비가 좋기 때문이다. 자동차 주행 중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₂)는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주 원인인데, 연비가 좋은(높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지구를 지키기 위한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어떻게 "잘" 활용하여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까?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순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연비가 좋은(높은) 이유와 탄소 배출을 더 줄일 수 있는 연비 운전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구조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적용될 수 있는 동력 방식에는 직렬 하이브리드, 병렬 하이브리드, 직병렬 하이브리드 등이 있다. 이 중 국내 모 완성차 기업에서는 '병렬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병렬 하이브리드 방식이란 기존에 사용되던 통합 시동발전기(Integrated Starter Generator, ISG) 대신 하이브리드 시동발전기(Hybrid Starter Generator, HSG)가 사용되고, 구동모터(약 44kW)가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들어가는 방식을 의미한다. 하이브리드 시동발전기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엔진 시동과 발전을 담당하고, 구동모터는 엔진의 동력보조와 회생제동을 담당한다. 특히 구동모터는 엔진 구동 시에만 엔진과 결합되고 EV모드의 경우에는 엔진과 분리되어 직접적으로 차량을 구동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탄소 절감
누군가에게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왜 연비가 좋을(높을)까요?' 라는 질문을 던지면 보통 대다수의 경우 '제동 시(브레이크를 밟을 때) 회생제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회생제동이란 차량 제동 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연비가 좋은(높은)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이 회생제동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 외에도 중요한 몇 가지의 이유가 더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주행 중 엔진을 끌 수 있다
대다수가 잘 알지 못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연비가 좋은(높은) 이유 첫 번째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주행 중 엔진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순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엔진 브레이크'는 의도적으로 변속기의 단수를 낮추고 엔진 RPM을 높여 엔진의 기계적 손실로 차량 속도를 낮추는 방법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내리막 언덕길을 운전 중인 상황을 상상해보자. 자동차는 가속되어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데 이때 브레이크만으로 속도를 줄이고자 한다면 마찰로 인해 브레이크는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된다. 이러한 브레이크 손상을 줄이기 위해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게 되는데, 변속기를 저단으로 변환하고 엔진 회전수를 높이면 감속이 되어 브레이크 손상을 비교적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엔진이 회전하면서 파생되는 차량 구동계 손실 또한 무시할 수 없게 된다.
반면에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요구 출력이 높지 않은 경우 EV모드를 지원하므로 엔진을 끈 상태로 운행이 가능하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엔진을 높은 효율의 동작점에서 구동시킬 수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연비가 좋은(높은) 이유 두 번째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엔진을 보다 효율이 높은 동작점에서 구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순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는 변속기가 해당 기능을 담당한다. 주행 중 운전자가 엑셀 페달을 밟으면 변속제어장치(Transmission Control Unit, TCU)는 1) 현재의 변속기 단수 유지 2) 변속기 단수를 낮추고 엔진 회전수 높이기 3) 변속기 단수를 높이고 엔진 회전수 낮추기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한다. 즉, 운전자가 엑셀 페달을 통해 전달하는 요구 사항에 따라 전송제어장치는 주행 질감 및 연비를 고려한 '적절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여기서 더 나아가 전송제어장치가 최선의 선택을 했음에도 해당 시점의 엔진 효율이 좋지 않다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의도적으로 모터가 동력을 보조하거나 되려 엔진 힘을 더 높여 그 에너지만큼 모터가 발전하여 엔진의 효율을 높이고 동시에 배터리를 충전하게 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잘" 활용하여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회생제동 기능이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회생제동만으로 운전자가 원하는 제동력을 소화해내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회생제동할 수 있는 능력보다 더 큰 제동 요구가 발생하면 기계식 브레이크가 개입하게 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잘 활용하여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연비 운전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급브레이크 횟수를 줄여보자. 주행 중 신호등의 빨간불을 발견하면 보통의 운전자는 그 즉시 엑셀 페달에서 발을 떼고, 정지선에 가까워질 때쯤 브레이크를 세게 밟는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은 그보다 약하게 브레이크를 밟아가며 기계식 브레이크가 개입하지 않도록 천천히 회생제동을 활용한 감속이 좋다.
다음으로, 엔진의 개입 시간을 줄여보자.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배터리가 충분하면서 운전자가 요구하는 가속이 크지 않은 경우, 운전자가 엑셀을 밟고 있지 않은 경우 등에서 EV모드로 전환된다. 따라서 조금은 답답할 수 있더라도 뒷차가 없다면 엑셀 페달을 가능한 조금 밟아 엔진 개입을 줄이는 것이 좋다. 엔진 개입 기준은 자동차마다 설정 값이 다를 수 있으므로 운전자가 스스로 어느 시점에 엔진이 개입하는지 터득해야 한다.
- 현대모비스 임경묵 연구원
- 저작권자 2023-11-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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