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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타가 간다
김현정 리포터
2023-05-04

사이아트(Sci-Art), 세상을 보는 다른 렌즈가 되다 예술을 위한 과학기술, 과학을 위한 예술…세계를 보는 색다른 관점이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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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축제에 과학과 예술이 융합된 사이아트(Sci-Art) 콘텐츠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이아트는 과학기술 매체를 활용한 예술적 시도를 뜻한다. 하지만 예술이 과학기술이 만들어낸 새로운 매체에 예술이 결합하느냐, 과학적 경험을 예술로 표현하느냐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더라도 과학과 예술의 융합실행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동반자적으로 성장하는 분위기다.

최근 과학축제를 비롯한 문화예술계 전반에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Atlanta Science Festival

 

과학축제 속 ‘과학+예술’ 융합콘텐츠

지난주 막을 내린 2023 대한민국과학축제에 과학예술융합 공연인 ‘연결과 공존’, ‘갤럭시 익스프레스’ 두 작품이 선보였다. ‘연결과 공존’은 과학자와 예술가가 미디어아트, 국악, 클래식 음악, 퍼포먼스를 융합해 기획한 공연이다. ‘갤럭시 익스프레스’ 역시 우주와 은하에 관한 이야기를 미디어아트 라이브음악과 연극 요소를 융합한 공연으로 2022년 과학융합콘텐츠 발굴 지원사업 선정작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과학축제도 과학과 예술의 융합 프로그램 도입에 적극적이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발행한 ‘글로벌 과학축제 동향 분석’에 따르면, 영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28개 과학축제 중에서 예술과 융합된 콘텐츠가 83%에 이른다. 반면, 순수과학 이벤트는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였다. 실제로 과학축제를 가장 먼저 시작한 ‘에든버러과학축제’는 참가자들이 과학 개념과 원리, 과학기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주로 체험형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그리고 이와 함께 전시, 과학쇼, 공연, 영화 포맷에 과학적 요소를 포함해 선보인다. 올해는 ‘실험을 하자(Let's experiment)’ 메인 테마 하에 ‘Signal: NOISE’, ‘The Great Museum Sketchpedition’ 전시가 눈길을 끌었다. ‘SIGNAL: NOISE’는 방사선 전문의 잭슨 박사가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하여 의료영상을 추상 예술적으로 분석한 시각 전시회이다. ‘The Great Museum Sketchpedition’은 아동도서 작가 삽화가가 과학관·박물관의 전시물에 상상력을 동원해 그림을 그리는 스케치 투어다. 이 둘은 의학, 과학 원리(전시물)에 예술을 융합한 콘텐츠로 각 분야 고유의 경계를 넘나든다. 싱가포르과학축제(Singapore Science Festival)는 과학과 공연예술을 융합한 공연이 다수 구성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경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과학축제 특성을 분석한 논문에서 “싱가포르과학축제에는 공연예술 분야에서 퍼포먼스, 서커스, 마술, 과학연극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싱가포르과학축제는 과학과 공연예술을 결합한 프로그램이 다수 포함돼 있다. ⓒSingapore Science Festival

 

과학과 예술은 원래 하나다?

과학과 예술의 융합에 대한 담론은 20세기 이후 꾸준히 형성돼 왔다. 정확하게는 ‘급속히’ 형성됐다. 예술이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미디어와 결합한 ‘디지털 미디어아트’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이유다. 하지만 이 분기점을 과학과 예술 융합의 시작점으로 보기에는 과학과 예술이 함께 걸어온 역사가 유구하다. 역사 속에서 과학기술과 예술 모두 새로운 것을 창조하며 상호 밀접하게 성장해 왔다. 오늘날 우리가 기술(technology)로 지칭하는 것의 어원은 아트(art)의 라틴어에 닿아 있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환경을 관찰하고 창의성에 기인해 변화와 혁신을 도출한다는 점에서 이 둘은 같다. 이렇게 보면 오히려 최근에 사용하는 사이아트(Sci-Art) 개념이 협소하게 느껴질 정도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네이처 지가 선정한 인류역사를 바꾼 10명의 천재 중 가장 창의적인 인물이다. 그림은 인체 비례도(Canon of Proportions) ⓒwikipedia.org

과학자이며 동시에 예술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떠올려보자. 다빈치가 남긴 결과물은 자연에 대한 세심한 관찰에서 얻은 영감이며, 음악, 건축 등 예술과 물리학, 수학은 세상을 보는 눈이었다. 훗날 그가 받는 대부분의 칭송은 바로 예술과 과학, 기술의 교차점을 표현해냄으로써 대중에게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점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최근 과학축제에 과학기술과 예술을 융합한 프로그램을 구성하려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비단 축제가 아니더라도 각 영역 간 넘나듦을 통해 직관과 경험이 교차하는 방법을 고안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어렵고 복잡한 아이디어를 시각화하여 다른 분야, 결국 대중과 소통하고 새로운 관점을 얻는 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융합형 예술가 테오 얀센(Theo Yansen)은 싱가포르 전시를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예술과 공학, 과학 사이의 벽은 우리 마음속에만 존재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얀센의 말처럼 과학과 예술이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세상을 보는 창의적인 관점과 소통의 매개가 된다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 하나 정도는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김현정 리포터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3-05-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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