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미 공군은 미국 조지아 주 도라빌에 위치한 항공기 개발사 <허미어스(Hermeus)> 사와 재사용 가능한 극초음속 기술 실증기 3대를 개발하는 6,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더욱 크고 빠른 항공기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 계약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SR-71보다 더 빠른 항공기가 허미어스 사의 손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이 계약의 첫 번째 목적은 재사용 가능한 극초음속 항공기의 구현 기술과 임무 역량에 대한 이해의 증진이다. 즉, 극초음속 항공기로 뭘 할 수 있는지 알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목적은 극초음속 엔진을 만들고 시험한 다음, 3대의 기술 실증기를 만들어 실험하는 것이다. 기술 실증기의 이름은 <쿼터호스>다. 허미어스 사에 따르면 이 항공기는 자율 비행, 또는 원격조종 비행이 가능하며 최고속도는 마하 5다. 이는 시속 6,172km에 해당하며, 뉴욕-파리 노선을 9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터빈 기반 혼합 주기 엔진 기술이다. 이 엔진은 저속 시에는 일반적인 터빈 엔진처럼 작동하지만 고속 시에는 램제트 엔진처럼 작동하면서 엔진실 내로 대량의 공기를 유입시켜 더 많은 추력을 만들어낸다.
기존의 터빈 엔진으로는 극초음속을 내는 데 필요한 추력을 낼 수 없다. 그리고 램제트 엔진은 낮은 비행속도에서는 동작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존의 극초음속 항공기 개념에서는 터빈 엔진과 램제트 엔진을 모두 장비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그러나 너무 낭비가 심하다. 혼합 주기 엔진은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어, 항공기가 체공하고 있는 동안 계속 추력을 발생시킬 수 있다.
미 공군은 이번 계약을 통해 극초음속 항공기와 추진 체계의 상업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언젠가는 일반인도 극초음속 항공기를 이용해 여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미 공군이 손을 댄 것으로 보건대, 군사적 활용 역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공군은 쿼터호스 무인기의 향후 비행 실험에 화물 통합을 제공할 것을 허미어스 사에 요구하고 있다. 그 화물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게 없지만 말이다.
또한 미 공군은 허미어스 사에 공군 전략 분석 도구에 쓰일 워 게임 입력내용 제공도 요구하고 있다. 극초음속 항공기가 만약 워 게임의 변수로 작용한다면, 그것은 아마 이 항공기가 폭격기로 전용되었을 경우일 것이다.
- 이동훈 과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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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09-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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