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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홍재 칼럼니스트
2021-07-07

바스켓을 뒤흔드는 농구공의 과학 실내스포츠의 꽃 ‘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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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 벅스가 7월 4일(한국시간) 열린 2020-21 미국프로농구(NBA) 동부 콘퍼런스 결승에서 애틀랜타 호크스를 꺾고 4승 2패로 NBA 파이널에 올랐다. 밀워키는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그리스의 괴인’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부상으로 빠졌으나 크리스 미들턴과 즈루 할러데이가 3점슛 8개 포함 59점을 합작하며 애틀란타를 침몰시켰다. 이로써 밀워키는 카림 압둘 자바가 이끌던 1974년 이후 47년 만에 NBA 파이널에 올라 1971년 이후 50년 만에 두번째 우승을 노리게 됐다.

이에 맞서는 파이널 상대는 서부 챔피언 피닉스 선스다. 피닉스는 앞서 7월 1일 열린 NBA 서부 콘퍼런스 결승에서 오랜기간 리그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군림한 ‘포인트 갓’ 크리스 폴이 41점을 쏟아부으며 LA 클리퍼스를 4승 2패로 꺾고 NBA 파이널에 올랐다. 피닉스는 찰스 바클리가 활약하던 1993년 파이널에서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와 맞붙어 접전 끝에 무릎을 꿇은 이후 28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피닉스는 아직까지 NBA 파이널 우승 경험이 없다.

공교롭게도 1968년 창단한 동갑내기 두 팀이 결승에서 맞붙게 된 NBA 파이널은 7월 7일부터 7전 4선승제로 펼쳐진다. 밀워키는 2년 연속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던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부상에서 복귀할지가 가장 관건이며 내외각을 가리지 않고 불을 뿜는 크리스 미들턴과 즈루 할러데이의 화력에 기대를 건다. 반면 피닉스는 파이널에 처음 진출한 백전노장 크리스 폴을 중심으로 피닉스의 태양으로 떠오른 데빈 부커와 디안드레 에이튼의 신구 조화의 삼각편대가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020-2021 NBA 파이널에 맞붙는 밀워키 벅스와 피닉스 선즈. 앞쪽부터 밀워키를 이끌 야니스 아데토쿤보, 크리스 미들턴, 즈루 할러데이와 피닉스를 이끌 데빈 부커, 크리스 폴, 디안드레 에이튼. ⓒ NBA

통통 튀는 공이 오렌지색인 이유

농구는 영어로 바스켓볼(basketball)이라 하는데, 가로 28m이고 세로 15m인 직사각형 모양의 경기장 양측 중앙 골대에 바스켓 모양의 림을 걸어놓고 상대방 림에 공을 넣는 것을 득점으로 하여 승부를 가리는 구기종목이다. 림에 공을 통과시키기 위해 패스와 드리블, 슛 등 다양한 기술이 복합적으로 결합해야 하는데, 선수들의 묘기에 가까운 현란한 움직임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 진행이 매력이다. 농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실내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대부분의 스포츠의 유래가 모호한 것과 달리 농구의 유래는 명확하다. 1891년 12월 미국 YMCA 체육학교 교사로 발령받은 캐나다 출신의 제임스 네이스미스는 겨울철에 즐길 수 있는 실내스포츠를 고심하다가 지상 10피트(3.05m) 높이의 장대에 매달아 놓은 과일바구니에 공을 집어넣는 농구를 발명하였다. 첫 번째 공식 농구 경기는 1892년 3월 11일 열렸고 미국프로농구(NBA)가 설립된 것은 1936년의 일이다.

농구 경기는 5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뤄 10분씩 4쿼터를 뛰면서 더 많은 득점을 올리는 팀이 승리하게 된다. 점수는 골대에서 6.75m(NBA 기준 7.24m) 떨어진 라인 뒤쪽에서 던진 슛은 3점, 반칙을 당했을 때 4.6m 거리에서 혼자 던지는 자유투는 1점, 그 외 모든 필드골은 2점으로 계산한다.

농구공은 오렌지색이며, 표면은 작은 돌기로 뒤덮여 있다. ⓒ Spalding

농구공은 지름이 24.1cm(9.5인치)인데, 구기종목에 사용하는 공치고는 상당히 특색있는 오렌지색으로 돼 있다. 농구공이 오렌지색인 이유는 갈색 계통의 마룻바닥으로 돼 있는 농구 코트에 잘 어울리면서도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만약 농구공이 코트에 이질적이면서 눈에 확 띄는 색깔을 가졌다면, 빠른 속도의 드리블과 현란한 패스와 슛을 구사해야하는 선수들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관중들까지 어지럽고 극심한 눈의 피로를 느꼈을 것이다.

농구공은 바닥에 잘 튕겨야하기 때문에 탄성이 높은 폴리우레탄을 사용해 만든다. 폴리우레탄은 내구성은 물론 촉감까지 좋아 일석이조이다. 농구공 표면은 잡았을 때 손에 착 감기고 잘 미끄러지지 않도록 작은 돌기들로 뒤덮여 있다. 우둘투둘한 표면 덕분에 손에 땀이 흘러도 돌기 사이로 땀이 빠져나가 마찰력을 유지할 수 있고, 공을 던질 때 더 효율적으로 회전을 줄 수 있다.

거리, 속도, 각도, 회전이 슛 성공률 결정

농구에서 공을 집어넣어야 하는, 골대에 달려있는 그물이 달려있는 둥근 쇠부분은 ‘림(Rim)’이라 한다. 림은 둥근 것의 가장자리를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환태평양은 영어로 퍼시픽 림(Pacific Rim)이라 부른다. 농구골대의 림을 링(Ring)으로 알고 있는 경우들이 많은데, 동그란 모양이니 링도 완전히 틀렸다고는 할 수는 없겠지만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농구골대의 림은 지면에서 3.05m 높이에 있는데, 선수들이 매달려도 휘어지지 않도록 손가락 정도 두께의 단단한 강철로 돼 있다. 림은 1,500kg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이중 압축 스프링이 들어있는데, 덩크슛 등으로 선수들이 매달리면 수평 위치에서 최대 30°까지 아래로 구부러졌다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다.

림의 내부 지름은 45.7cm(18인치)로, 24.1cm인 공보다는 약 21cm 크다. 그런데 이와 같은 여유는 공이 림 위에서 수직으로 떨어질 때나 생기는 것이고 실제 농구공이 통과할 때는 여유 부분은 훨씬 좁아지게 된다. 공이 옆에서 비스듬히 날아오기 때문인데, 공이 통과할 때 림의 직경(d)은 림의 지름에 입사각도(α)의 sin값을 곱해 쉽게 구할 수 있다(d=45.7cm×sinα). 공식으로 계산해 보면 림으로 날아오는 농구공이 입사각도가 32°보다 작으면 통과해야할 부분이 공 크기보다 더 작기 때문에 백이면 백, 공은 림을 맞고 튀어나가게 된다.

농구공은 입사각도에 따라 실제 통과해야 하는 림의 크기가 달라진다. ⓒ Peter Mačura 『Physical Factors in Basketball Shooting』

림을 향해 농구공을 던졌을 때 슛의 성공 여부는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해 결정된다. 일단 공을 쏜 투사거리가 표적인 바스켓과 멀어질수록 더 불리하다. 연구에 따르면 림으로부터 거리가 0.9m일 때 슛의 정확도는 62%에 달하나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계속 줄어들어 12m에서는 13%밖에 되지 않았다. 따라서 슛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가급적 골대 가까이 침투해 공을 던지는 게 유리하다.

똑같은 거리에서 슛을 던졌을 때 림을 통과할지 말지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투사속도와 투사각도이다. 투사속도는 보통 거리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나 7~8m/s가 적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면 멀리 날아가기 힘들고 수비에 막힐 가능성이 있으며, 반대로 지나치게 빠르면 정확하기 힘들고 림이나 백보드에 맞았을 때 튕겨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공을 발사하는 투사각도는 이론상 가장 힘을 적게 들이고 멀리 던질 수 있는 슛의 각도는 45°이지만 바스켓이 높은 곳에 있으므로 약간 더 높은 각도로 던지는 것이 좋다. 농구공이 날아가는 포물선 운동을 고려했을 때 가장 슛 정확성인 높은 투사각도는 49~54°인데 이 때 입사각도는 37~47°가 된다. 투사각을 높이면 입사각 또한 높아져서 링과 볼 사이의 간격이 커지기 때문에 각도 측면에서는 더 유리한 부분이 있지만 공을 정확하게 던지기 어렵기 때문에 무한정 높일 수는 없다.

슛이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부분은 공의 회전이다. 선수들을 슛을 던질 때 손끝으로 역회전을 준다. 회전이 걸리지 않은 공은 백보드에 부딪힌 순간 백보드에 맞는 각도 그대로의 각도로 튕겨 나올 확률이 높다. 하지만 역회전이 걸린 공은 백보드에 공이 맞는 순간 회전력이 아래로 작용해 볼이 더 아래쪽으로 튕기기 때문에 골대로 들어갈 확률이 높아진다.

탄성을 자아내는 현란한 득점 기술들

농구에서 슛 동작은 득점과 직접 연결이 되는 가장 중요한 기술로, 드리블과 패스를 통해 공을 공격지역으로 가져와서 하려는 최종 목적이 되는 동작이다. 선수들은 점프슛부터 레이업, 덩크, 사이드, 훅, 프리스로 등 다양한 슛 기술을 구사한다.

일반적으로 경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슛은 원 핸드 점프슛이다. 점프슛은 무릎을 굽혔다가 펴면서 점프하는 동시에 농구공을 위로 올린 다음 공중에서 몸의 균형을 잡고, 점프의 최고점에 도달했을 때 팔꿈치로부터 순차적으로 신전하면서 손목관절의 스냅(Snap)을 이용하여 볼을 투사하는 기술이다. 슈팅을 할 때 볼의 투사위치가 높아 수비수의 방해를 피할 수 있고, 점프시 농구공을 조절할 수 있는 시간 요인이 부여됨으로 슈팅의 타이밍을 방어자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득점의 가능성이 높다.

점프슛을 잘 던지기 위해서는 일단 점프력이 우수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점프할 때는 체중을 발에서 발가락으로 옮기면서 수직으로 자신의 최대 점프능력의 70~80%로 양 무릎을 동시에 사용하여 점프하는 것이 좋다. 양무릎을 동시에 사용하여 점프를 하는 이유는 몸의 균형이 잡혀 보다 슛을 보다 정확하게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슛을 던지는 최적기는 점프가 최고점에 도달해 신체의 속도는 0이 되는 순간인데, 이때 외력이 작용하지 않아 가장 안정적으로 공을 릴리즈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위로 솟구치는 힘에 의해 더 세게 던지기 위해 점프를 하면서 슛을 하기도 하고, 수비수의 블로킹을 피하기 위해 반대로 정점에 이르렀다가 떨어지는 순간에 슛을 하기도 한다.

농구경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슛 동작인 점프슛은 양발로 점프하는 동시에 공을 올린 다음 최고점에서 공을 던지는 기술이다. ⓒ B. Eggert et al『Imu-based Activity Recognition of the Basketball Jump Shot』

자유투는 점프슛과 메커니즘이 상당히 비슷하지만, 점프는 하지 않고 던지는 세트슛이다. 전체 득점의 10% 정도가 자유투에서 나오는데, 백중한 경기에서 자유투 성공 여부가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성공률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자유투를 잘 던지는 숙련자는 비숙련자보다 슈팅하는데 더 긴 시간을 소요하며, 어깨관절은 덜 사용하는 대신 손목관절은 더 많이 사용하고,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 피는 힘을 상체에 전달해 신체 중심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슈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오정환 외『농구 숙련자와 비숙련자의 자유투 동작에 대한 운동학적 비교 분석』 참조)

3점슛은 골대로부터 6.75m(NBA 기준 7.24m) 떨어진 3점 라인 바깥에서 던지는 장거리 슛이다. 일반적으로 점프슛은 수직으로 점프해서 점프한 곳과 거의 유사한 위치에 착지해야 정확도가 높고 성공률이 높은데 여러 연구에서 3점슛을 위해 점프했을 때는 전방으로 40cm 정도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슈팅거리가 부담이 되기 때문에 선수들이 슛의 부정확성을 극복하기 위해 수직방향과 함께 전방으로의 점프를 가미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레이업(Lay-up) 슛은 주로 속공에 적합한데, 달리는 탄력을 이용해 가능한 골대까지 점프한 뒤 공을 가볍게 놓고 내려오는 기술이다. 골대 가까이에서 시도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안정적인 슛인데, 몸의 움직임이 빠른 상황에서 공의 속력을 줄여서 위에 올려놓고 내려오는 것이 관건이다.

훅 슛(Hook Shot)은 몸을 반쯤 돌려 골대를 옆으로 둔 상태에서 공을 든 손을 위로 쑥 뻗은 후 던져 넣는 슛이다. 골대를 등지고서 수비수와 밀착되어 있는 상태에서 훅 슛을 구사하면 던지는 손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수비수로선 막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점프력만 뒷받침된다면 높이 점프해서 공을 림 위에서 아래로 꽂아 넣는 덩크슛이 가장 정확도가 높다. 수비수를 뚫고 내리꽂는 호쾌한 덩크슛은 탄성을 자아낸다. 이론적으로 덩크슛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농구골대 림까지의 높이 3.05m에 공의 지름 24.1cm을 더한 높이보다 손끝이 더 높이 더 올라가야 한다. 신장 195cm인 농구선수가 팔을 머리 위로 뻗었을 때 지면에서 손끝까지의 높이가 2.5m이므로 최소한 80cm는 뛰어올라야 공을 내리꽂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보통 사람들의 점프력은 40~50cm 수준이기 때문에 덩크슛은 일반인들이 언감생심 꿈도 꾸기 어려운 묘기에 가까운 기술이다.

김홍재 칼럼니스트
hongjaikim@gmail.com
저작권자 2021-07-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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