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연구 수준을 넘어 범용기술로 발전함에 따라 기존 산업의 차별적 부가가치 창출을 이끌고 획기적인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통계포털 스타티스타(Statista)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인공지능 세계 시장 규모가 73.5억 달러였던 반면 2025년에는 89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에서도 AI가 자율주행차나 지능형 로봇, 스마트 공장 등 제조업은 물론 의료, 교육, 금융, 게임, 체육 등 서비스업과의 융합을 통해 상용화가 시작되고 있으며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활용되고 있다.
이에 한국정보화진흥원은 AI 글로벌 대표기업으로부터 AI를 기반으로 한 사회 현안 해결 전략을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12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AI for Society 2019’가 바로 그것.
사회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AI 활용 전략

이번 행사에는 아마존, 구글, MS, 네이버, 카카오 등 5개 다국적 공룡기업들이 참여해 각 기업에서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으며 사회 현안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키노트 연사로 나선 윤정원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AWS KOREA) 공공부문 대표는 “AI 기술 단독으로 보다는 스토리지나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클라우드 기술 등과 연결되어야만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숙박공유서비스업체 에어비앤비를 들었다. 에어비앤비는 1300개 컴퓨팅 인스턴스를 통해 전 세계 1500만 명의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운영 인력은 5명에 불과하다. 이는 아마존웹서비스의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이 관련 업무를 보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또 세계적인 다국적 의약기업인 노바티스는 약 4000만 달러를 투자해 1000만여 건의 유기화합물을 검토하면서 암치료 물질을 찾았던 것을 아마존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AI 서비스를 활용해서는 4000달러 정도의 비용을 들여서 9시간 만에 치료용 유기화합물 3개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아마존은 일종의 레고블록을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가 만드는 레고블록은 AI 기반의 다양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들이다. 레고블록을 조립하듯이 이것들을 가져다가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이 새로운 혁신에 활용하면 기술 개발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AI가 특정 기술과 지식을 가진 사람들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 등 누구나 활용 가능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익적, 사회적으로 ‘모두를 위한 AI’
이재현 구글코리아 정책기획본부장도 ‘모두를 위한 AI’를 언급했다. 그는 “AI가 구글의 모든 프로젝트에 활용되고 있다”며 “AI가 앞으로 써야 할 이메일의 내용을 직접 추천한다든지 지메일의 스마트 컴포즈 기능으로 메일 내용의 문맥을 자동으로 완성시킨다. 구글 문서에서는 문법 추천 기능을 통해 스펠링과 문맥에 대한 점검이 쉬워졌다”고 말했다.
이런 인공지능을 활용한 혁신들은 사용자를 먼저 생각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라며 이재현 본부장은 AI가 사회적으로나 공익적으로 유용하게 사용된 사례를 소개했다. 그것이 바로 브라질 열대우림 지역의 불법 벌목을 막기 위해 활용된 구글의 텐서플로우 기반의 AI 설루션이다. 음향 분석기와 연결되어 전기톱 소리를 포착, 벌목꾼을 잡아냈다.
이처럼 모두를 위한 AI도 있지만, 음성이나 영상 조작으로 가짜 뉴스를 만드는 등 리스크도 분명 공존하고 있다.
때문에 이 본부장은 “작년 8월에 발표한 ‘구글의 AI 원칙’에서 전반적으로 피해를 유발하거나 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는 기술, 주목적이나 실행 목적이 인명 피해를 야기하거나 인명 피해를 직접적으로 촉진하는 무기 또는 기타 기술,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규범을 위반해 감시 목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거나 사용하는 기술 등 구글이 AI를 활용하지 않을 분야를 정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접근성과 지속가능성을 향상하기 위한 인공지능
이 밖에도 많은 사회 현안 문제 해결에 활용되고 인공지능 사례가 소개됐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인공지능,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인공지능, 인도주의 활동을 위한 인공지능이 바로 그것이다.
배진희 마이크로소프트 아태지역본부 사회 공헌 총괄 담당자는 접근성 향상을 위한 인공지능의 예로 ‘Seeing AI’를 소개했다. 그는 “시각장애가 있거나 저시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설계된 인공지능 기반의 앱으로, 인지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이 사람이나 텍스트, 물체 등을 확인하고 그것을 음성으로 바꾸어 묘사해준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지적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언어학습을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인공지능 기반의 교육 설루션 ‘Helpicto’와 청각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수업을 듣거나 비장애 학생과 토론을 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자막을 형성해주는 인공지능 활용 번역기도 있다.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동물의 멸종을 감시하고 보호하거나 머신러닝으로 자라나는 나무를 관리하고 관측하여 숲의 미래를 매핑하거나 데이터 중심의 스마트 농업 환경을 구축하는 사업 등이 있다.
국내 AI 생태계 구축 전략은?
이처럼 해외에서는 AI가 실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미비한 상태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오성탁 한국정보화진흥원 지능데이터 본부장은 우리나라의 AI 생태계 구축 전략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상용화 단계로 빠르게 성장 중인 인공지능 기술과 산업의 저변 확대를 위해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국내 AI 기술 현황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포지셔닝에 따른 데이터 생산과 초대형 데이터 인프라를 국내 시장에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메카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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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9-11-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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