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3,2019

로봇이 조종하는 항공기 탈 수 있을까?

유·무인 겸용 모델 개발…단독 및 보조 조종 역할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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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 않은 미래에는 전투기를 로봇이 혼자서 조종하는 모습이나 대형 여객기의 조종석에 사람과 로봇이 나란히 앉아있는 장면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그동안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졌던 항공기 조종까지 로봇이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단독으로, 또는 사람의 조종 업무를 보조해주는 역할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항공기 조종은 로봇이 담당할지도 모른다 ⓒ industrytap

앞으로 항공기 조종은 로봇이 담당할지도 모른다 ⓒ industrytap

첨단기술 전문 매체인 뉴아틀라스(Newatlas)는 미 공군이 최근 전투기를 단독으로 조종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했다고 보도하면서, 기존의 유인 전투기에 로봇을 탑재하면 무인 전투기처럼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기사 링크)

팔 모양으로 이루어진 조종 전담 로봇

미 공군 소속 연구소인 AFRL(Air Force Research Laboratory)이 개발한 로봇의 이름은 ‘로보파일럿(ROBOpilot)’이다. 로봇이라고는 하지만 사람과 같은 형상을 가진 것이 아니라 팔 모양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격으로 조종되는 무인항공기와는 달리 로보파일럿은 주조종사인 사람을 보조하거나, 직접 조종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자체 동력 시스템을 기반으로 기계를 동작시키는 구동 장치인 액추에이터(actuator)와 센서를 이용하여 방향타와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수 있다.

또한 비행 상황을 인지하고 각종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각종 측정 장치와 센서가 장착되어 있어서, 비행 환경을 세밀하게 분석하면서 상황에 알맞은 조종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조종사를 도와주는 비행 조종 로봇의 개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로봇팔 형태의 ‘알리아스(ALIAS)’ 로봇이 있다.

ALIAS는 항공기 동체와 모든 시스템이 연결되어야만 작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규로 제작되는 항공기에만 장착이 가능하다. 반면에 로보파일럿은 기존 항공기에도 장착이 가능해서 확장성 및 경제성 면에서 훨씬 장점이 많다.

유타주에서 단독으로 전투기를 조종 중인 '로보파일럿'

유타주에서 단독으로 전투기를 조종 중인 ‘로보파일럿’ ⓒ AFRL

로보파일럿을 장착하는 것도 번거롭지 않고 매우 간단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항공기 좌석을 치우고 로봇팔과 각종 시스템을 설치하기만 하면 된다. 시스템 내에는 항공기 제어에 필요한 모든 장비가 탑재되어 있다. 또한 유사시에 조종사가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다시 좌석을 설치하면 유인기로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다.

AFRL 연구진은 로보파일럿의 성능을 파악하기 위해 최근 미국의 유타주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지난 1968년 생산된 구형 비행기 세스나기에 로보파일럿을 설치한 다음, 2시간 정도를 조종하면서 성공적으로 비행을 마쳤다.

성공적으로 비행을 마치기는 했지만, 로보파일럿이 실제로 임무를 수행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AFRL 측은 전망하고 있다. 세스나기보다 더 크고 더 비싼 비행기를 다루기 위해서는 수백 시간의 추가 테스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보파일럿이 실용화된다면 무인항공기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기존의 무인항공기는 원격으로 조종되므로 통신 장애가 발생하는 곳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기 쉽지만, 로보파일럿은 탑재된 인공지능을 통해 스스로 비행이 가능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로보파일럿은 기존 유인기를 무인기처럼 사용할 수 있어서 개발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에 대해 개발 책임자인 AFRL의 앨록 다스(Alok Das) 박사는 “로보파일럿은 조종 주체만 놓고 보면 일종의 하이브리드 항공기라 할 수 있다”라고 소개하며 “무인항공기 개발의 복잡성과 경제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유인과 무인 겸용 항공기가 주력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

항공기를 조종하는 로봇팔 형태의 원조는 앞서 설명했던 로봇인 알리아스다. DARPA가 개발하고 있는 이 로봇은 이미 경비행기를 성공적으로 조종한 바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비록 시뮬레이션 환경이었지만 보잉기도 문제없이 이·착륙 시켰다.

자율비행이 가능한 완전 무인항공기가 아니라 파일럿 역할을 하는 로봇팔을 개발하는 이유에 대해 DARPA의 관계자는 “인건비를 줄이는 데 있어서 최적의 대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안전을 위해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인력을 줄이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알리아스가 장착되어 있으면 2명이 필요한 여객기 조종 인원을 한 명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DARPA 측의 생각이다. 또한 조종사를 투입하기 어려운 위험한 임무에 사람 대신 로봇이 투입되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사람의 조종을 도와주는 로봇팔 형태의 '알리아스'

사람의 조종을 도와주는 로봇팔 형태의 ‘알리아스’ ⓒ DARPA

이 외에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첨단 항공기술을 사람들이 모두 숙지하지 못한다는 점도 로봇 도입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DARPA 관계자는 “최신 개발된 항공기 시스템의 경우는 너무 방대해서 사람의 머리로 모두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라고 전하며 “특히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당황해서 기억하고 있던 정보들마저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로봇이 옆에서 조종사의 업무를 도와주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인항공기가 대세이기는 하지만 완전 무인화는 요원한 이야기인 만큼, 알리아스 같은 유·무인 겸용기가 앞으로의 주력 모델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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