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17,2019

친환경 수소 비행기 개발 ‘잰걸음’

수소연료전지 비행기 개발·시험 운항 잇달아

FacebookTwitter

내연기관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비행기 개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매년 9억 톤가량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항공업계에 대한 배출량 저감 요구와 맞물린 것이다. 현재 개발 중인 무탄소 배출 항공기는 주로 배터리를 이용한 전기 추진 방식이다. 여기에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려는 업체들이 등장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항공기로는 최초로 공개된 ‘스카이’ 콘셉트 모델 © Alaka'i Technologies

수소연료전지 항공기로는 최초로 공개된 ‘스카이’ 콘셉트 모델 © Alaka’i Technologies

지난 5월,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알라카이 테크놀로지스(Alaka’i Technologies)’는 수소연료전지로 작동하는 5인승 멀티로터 에어택시 디자인을 공개했다. ‘스카이(Skai)’라는 명칭의 이 항공기는 항속거리가 최대 640km에 이르고, 활주로가 없는 도심에서 수직이착륙할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 운송 수단의 가장 큰 난점은 부피가 큰 수소를 어떻게 저장하는가이다. 스카이는 액체수소를 연료로 사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알라카이는 시제품을 제작해서 내년에 미연방항공국(FAA) 인증을 거쳐 시험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기존 프롭기를 개조한 제로아비아 수소연료전지 시험기. © ZeroAvia

기존 프롭기를 개조한 제로아비아 수소연료전지 시험기. © ZeroAvia

알라카이가 수소연료전지 에어택시 계획을 발표하자, 이번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또 다른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14일, 실리콘밸리의 항공 스타트업 ‘제로아비아(ZeroAvia)’는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을 개발해서 시험비행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미 근거리 비행과 이착륙에 성공했지만, 아직은 동력원으로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한 시험비행은 몇 주 이내로 시행할 계획이다.

제로아비아는 2022년까지 고압 탱크에 저장된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20인승 프롭기를 단거리 상업 노선에 취역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 최대 800km의 항속거리를 낼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제로아비아의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 © ZeroAvia

제로아비아의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 © ZeroAvia

실용화에서는 제로아비아가 유리해

제로아비아는 비교적 최근에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알라카이가 스카이 개발에 4년간 매달려왔음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에 시험비행까지 나설 수 있었다. 시험비행에 사용된 기체는 6인승 파이퍼 매트릭스를 엔진부만 교체한 것이다.

알라카이는 완전히 새로운 항공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은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고, 성능 검증을 위한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해서 오랜 개발 기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반면에 제로아비아는 성능이 입증된 기존 프롭기를 개조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구동계 개발에만 매진하면 된다.

제로아비아 설립자인 발 미프타코프(Val Miftakhov)는 과학 기술 매체 ‘IEEE Spectrum’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는 6명의 사람과 2톤의 화물을 동시에 운반할 수 있는 시험기를 보유하고 있다. 내년에는 20석 규모의 항공기를 개조해서 시험비행할 수 있도록 FAA 인증을 위한 디자인을 제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제로아비아는 최대 800km의 항속거리를 내기 위해서 외부 수소탱크를 장착한 실험에 나설 예정이다. © ZeroAvia

제로아비아는 최대 800km의 항속거리를 내기 위해서 외부 수소탱크를 장착한 실험에 나설 예정이다. © ZeroAvia

밀도가 낮은 수소 저장이 관건

연구자들은 수십 년 동안 항공기 동력원으로 수소를 활용하는 방법을 실험해왔다. 수소는 등유보다 질량 대비 3배 더 많은 에너지를 함유하고 있으며, 배터리 전기 추진 방식보다 중량 절감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에 잠재적으로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수소의 밀도가 매우 낮아서 장거리 비행을 하려면 커다란 연료탱크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알라카이와 제로아비아는 수소의 밀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알라카이는 -253℃ 이하에서 밀도가 높은 액체 상태로 냉각된 수소를 7기압의 압력으로 이중벽 탱크에 저장할 계획이다. 로켓 연료로나 사용되던 극저온 액체수소를 도심형 에어택시 연료로 사용하려면 안전성 입증과 충전 시설 확충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해야 한다.

반면에 제로아비아는 기체 수소를 약 340기압으로 압축해서 저장할 계획이다. 현재 상용화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들과 같은 방식이므로 FAA 인증을 쉽게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여전히 부피가 커서 비행기 외부에 연료통을 부착해야 하기 때문에 공기역학적으로 불리하다.

전기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전기 비행기도 당분간 항속거리가 짧아서 상용화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장거리 비행을 할수록 경제성이 높아지는 항공기 분야에서 수소연료전지가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미스타코프는 “조사 결과, 전 세계 항공 노선의 50%가 800km 미만 거리임을 확인했다. 800km 항속거리만으로도 충분히 상용화가 가능하다”라면서 수소연료전지 항공기의 연료비와 유지비가 기존 내연기관과 비교하면 절반가량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의견달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