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3,2019

엑소마스, 화성 착륙 재도전에 난항

고공 낙하산 테스트에서 연이어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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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화성 착륙에 도전할 엑소마스 탐사 로버. © ESA / ATG medialab

2021년 화성 착륙에 도전할 엑소마스 탐사 로버. © ESA / ATG medialab

유럽우주국(ESA)은 지난 5일 시행된 ‘엑소마스(ExoMars)’ 착륙선의 낙하산 실험이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실패로 내년 7월 발사 예정인 화성 탐사 로버 계획에 난항이 예상된다.

엑소마스는 유럽우주국과 러시아연방우주국(Roscosmos)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화성 탐사 프로젝트다. 2016년 발사된 첫 번째 엑소마스 탐사선은 ‘가스추적궤도선(TGO)’과 ‘스키아파렐리(Schiaparelli)’ 착륙선으로 구성되었다. 당시 궤도선은 화성 궤도에 무사히 진입했으나, 화성 착륙을 시도하던 착륙선은 고도 센서 결함으로 추락했다.

2020년 발사될 두 번째 엑소마스 탐사선은 ‘카자초크(Kazachok)’ 착륙선에 ‘로잘린드 프랭클린(Rosalind Franklin)’이라는 탐사 로버가 탑재된 형태다. 첫 번째 미션과는 다르게 궤도선이 없고, 착륙 후에 착륙선에서 로버가 분리되어 약 7개월 동안 화성 생명체의 흔적을 탐사할 계획이다.

엑소마스 낙하산 전개 시퀀스. 이미지와 실제 크기 비율은 다르다. © ESA

엑소마스 낙하산 전개 시퀀스. 이미지와 실제 크기 비율은 다르다. © ESA

사상 최대의 화성 낙하산

엑소마스 착륙선은 5.8km/s의 속도로 화성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1500℃가량의 마찰열을 받게 된다. 약 4분간 대기 마찰로 0.46km/s까지 속도가 줄어들면 낙하산을 펼치고, 최종 단계에서 역분사 로켓으로 착륙을 시도하는 방식이다.

낙하산 시스템은 초음속 낙하산과 아음속 낙하산, 그리고 각각의 낙하산을 펼치기 위한 2개의 보조 낙하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보조 낙하산을 이용해서 15m 크기의 초음속 낙하산을 펼쳤다가 분리하고, 또 다른 보조 낙하산으로 35m 크기의 아음속 낙하산을 펼치게 된다. 여기 사용되는 아음속 낙하산은 화성 착륙 역사상 가장 큰 낙하산이다.

이처럼 대형 낙하산이 필요한 이유는 로버와 연료를 포함하면 착륙선의 무게가 무려 1.8톤이나 되기 때문이다. 프랭클린 로버의 무게는 310kg으로 미항공우주국(NASA) ‘큐리오시티(Curiosity)’ 로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카자초크 착륙선과 프랭클린 로버의 무게를 합치면 착륙선이 없는 큐리오시티 로버에 비해서 오히려 더 무겁다.

에어버스 D&S에서 제작 중인 '로잘린드 프랭클린' 엑소마스 로버. © Airbus Defense and Space

에어버스 D&S에서 제작 중인 ‘로잘린드 프랭클린’ 엑소마스 로버. © Airbus Defense and Space

복잡한 대형 낙하산 시스템이 실패의 원인?

작년에 실시된 저공 낙하 테스트는 낙하산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서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 5월 28일 1차 고공 낙하 테스트에서는 화성 대기압과 비슷한 약 29km 고도에서 시험 모듈을 낙하시키자 4개의 낙하산이 모두 펼쳐졌으나, 덮개가 손상되면서 2개의 주요 낙하산이 찢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결함을 수정한 이번 2차 테스트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덮개가 손상되면서 보조 낙하산만 펼쳐진 채 그대로 추락한 것이다. 고공 낙하 테스트가 연이어 실패하면서 올해 말과 내년 초로 예정된 추가 실험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

ESA 발표에 따르면 낙하산 테스트는 비용이 많이 들고, 사전 준비가 필요해서 추가 실험을 대신하는 지상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화성 낙하산 개발 경험이 있는 NASA의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자초크 착륙선의 무게는 828kg으로 큐리오시티 로버와 비슷하다. 여기에 310kg 중량의 프랭클린 로버를 탑재한다. © Roscosmos

카자초크 착륙선의 무게는 828kg으로 큐리오시티 로버와 비슷하다. 여기에 310kg 중량의 프랭클린 로버를 탑재한다. © Roscosmos

엑소마스 계획에 차질 우려

화성 탐사선은 25개월 주기로 지구와 화성이 가까워질 때만 발사할 수 있다. 내년 7~8월 중에 엑소마스 로버를 발사하지 않으면 다시 2년을 기다려야 한다.

2016년 화성 궤도에 진입한 TGO 궤도선은 2022년까지 작동할 예정이다. 만약 2021년 초로 예정된 엑소마스 로버의 착륙이 연기되면 로버를 지구와 중계하는 역할에 지장을 받게 된다. 낙하산 개발이 지연되면서 촉박한 일정을 맞출지가 관건이다.

이 밖에 다른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첫 번째 엑소마스 미션에서 유럽 기술로 개발한 스키아파렐리 착륙선이 추락했는데, 그보다 큰 착륙선으로 성공을 거두리란 보장이 없다. 각국의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주도해서 개발한 카자초크 착륙선의 신뢰도에 의문을 가져왔다. 구소련 시절을 포함해서 러시아가 화성 착륙에 성공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착륙선 개발에는 러시아 80%, 유럽 20%의 비중으로 참여했다.

낙하산 문제가 해결되어도 여전히 화성 착륙의 핵심 기술인 역분사 착륙이라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화성 착륙을 시도했던 미국, 러시아, 유럽 중에서 성공한 국가는 미국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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