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17,2019

SNP 유전자 진단 믿을 수 있나?

의료사고 발생…상업 진단에 의료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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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비자들로부터 의뢰를 받아 유전자 검사를 해주고 있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떨어져 살았던 부모를 밝히는 것을 넘어 암 등의 불치병을 사전에 진단하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 유전자를 검사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유전자 검사 결과로 인해 소비자들이 스스로 잘못된 진단을 하고 수술 등 극단적인 예방조치를 하고 있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영국 의료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상업적 유전자검사를 하고 있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잘못된 자가 진단으로 인한 의료사고 늘고 있다.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illumina.com

상업적 유전자 검사를 하고 있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잘못된 자가 진단으로 인한 의료사고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기업들의 유전자 검사의 부정확도를 지적한 논문이 발표되면서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illumina.com

“잘못된 정보 공유하지 말아야” 

22일 ‘가디언’ 지에 따르면 논란을 촉발한 것은 지난 9일 생명공학 저널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게재된 논문이다.

영국 엑스터 의과대학 연구진이 작성한 이 논문 제목은 ‘Very rare pathogenic genetic variants detected by SNP-chips are usually false positives: implications for direct-to-consumer genetic testing’이다.

연구진은 유전자 검사 업체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SNP칩에 의한 진단 정확도를 측정하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보관된 4만 9908명의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데이터와 비교 분석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SNP칩에 의한 유전자형 검사 결과가 과장돼 있으며, 실제로 병에 걸릴 확률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용 SNP칩에 의해 BRCA 돌연변이 유전자를 발견했을 때 암에 걸릴 확률은 매우 낮았다는 것.

엑스터 대학의 유전학자인 캐롤린 라이트(Caroline Wright) 교수는 “결과는 놀랍게 나쁘게 나왔다.”며 “잘못된 정보를 소비자들이 공유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논문은 유전자 검사를 받은 사람들이 암이나 기타 질병에 대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는 등의 잘못된 이야기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유전자 검사 업체들에 의해 유방암과 난소암을 유발하는 BRCA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는 부정확한 사례가 자주 보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는 검사 결과를 통보받은 한 여인이 예방을 위해 수술을 진행하다 NHS(영국 국민건강보험) 연구소에서 유전자 검사 결과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통보하면서 수술 직전에 수술을 중단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 논문이 발표되면서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의료계와 마찰, 끊이지 않아 

영국 의료계 중진들은 “의료사고가 국가 의료보험 정책은 물론 지역 보건 정책 전반에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며, “의료 당국에서 유전자 검사 회사에 대한 규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사람의 유전자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 이들 네 종류의 염기 30억 개가 일정한 순서(염기 서열)로 늘어서 있다.

이 서열에 따라 키와 피부색, 질병 가능성 등 생물학적 특성이 결정된다. 사람마다 이처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SNP 때문이다.

SNP란 ‘개체 간 단일염기변이’, ‘단일염기 다형성’이라고 번역되는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의 약자로 30억 개의 염기 서열 중 개인 편차를 나타내는 한 개 또는 수십 개의 염기 변이를 말한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SNP는 대략 1000개의 염기마다 1개꼴로 나타난다.

사람의 경우 염기쌍이 약 30억 개인 만큼 100만 개 정도의 변이를 갖고 있다. 사람 간의 유전자는 99.9%가 일치하지만 0.1%의 SNP 차이 때문에 키와 피부색 등이 다르고 건강 정도도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그동안 유전자 검사 업체들은 이 생물학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SNP를 찾아낼 수 있는 SNP칩을 사용하고 있었다.

유전자 검사 업체는 물론 주요 국가들 역시 정부 차원에서 SNP칩을 전략 기술로 설정하고 첨단 기술이 집약된 칩 개발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도 칩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나라 중의 하나다.

그러나 개인적인 의뢰에 의한 유전자 검사에 의해 의사가 개입되지 않은 개인적인 진단이 이루어지고 종종 의료사고가 발행함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 의료계와 마찰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금지가 아니라 통제가 필요하다” 

사우샘프턴 대학의 임상적 유전학자이면서 영국 유전학회장인 안네크 루카슨(Anneke Lucassen) 교수는 “최근 영국에서 발생한 의료사고로 인해 국민의료보험(NHS) 등 의료계가 크게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교수는 또 “지금까지 영국에서 파악된 유전자 검사로 인한 의료사고가 10건 정도 되는데 빙산의 일각으로 보인다.”며 “유전자 검사 금지가 아니라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지난 수년간 유전자 검사를 받은 사람의 수가 수십만 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부분 미국 기업인 23앤드미(23andME), 앤세스트리디엔에이(AncestryDNA) 고객들이다.

이들 업체들은 소비자로부터 유전자 검사를 신청하면 그 시료를 접수받아 SNP 분석을 해주고 있는데 20파운드(한화 약 3만 원)만 지불해도 수천 개 정도의 특정 유전자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들 두 업체의 분석 기술이 조상 찾기, 간단한 건강 테스트와 같은 일반적인 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암과 같은 본격적인 건강 진단에 활용할 경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암과 같은 난치병 진단을 하기 위해서는 프로미티아스(Promethease), 라이브웰로(LiveWello)와 같은 보다 고도화된 SNP 분석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전문 회사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업용 분석을 통해 의료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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