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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9-06-25

마다가스카르 자연생태계 ‘위기’ 수풀 훼손, 환경오염, 야생동물 밀매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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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남동쪽 인도양에 있는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는 자연의 보고다.

수천만 년 동안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채 고립돼 있었던 만큼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하는 동‧식물을 다수 발견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전 세계 생물 약 20만 종 중 75%가 이곳에 살고 있으며, 90%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중에는 마다가스카르에만 살고 있는 여우원숭이를 비롯 색다른 모습의 파충류, 양서류가 다수 포함돼 있다.

자연 생태계의 보고인 마다가스카르 열대우림이 최근 빠른 속도로 훼손되면서 그동안 연구를 진행해온 과학자들이 ‘이바토 선언문’을 채택하고 국제사회에 자연보존을 위한 조치를 강구할 계회기다. 사진은 불타고 있는 수풀. ⓒWikipedia
자연 생태계의 보고인 마다가스카르 열대우림이 최근 빠른 속도로 훼손되면서 그동안 연구를 진행해온 과학자들이 ‘이바토 선언문’을 채택하고 국제사회에 자연보존을 위한 조치를 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사진은 불타고 있는 수풀. ⓒWikipedia

마다가스카르 정부, 보호 정책 포기할 수도 

그러나 지구 역사와 함께 오랫동안 보존돼왔던 이 자연의 보고가 최근 위협을 받고 있다.

25일 환경전문 뉴스 웹사이트 ‘몽가베이(mongabay)’는 주민들의 산림 훼손, 환경오염, 야생동물 밀매 등으로 인해 생물다양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열대우림의 2%를 상실되었고, 남아 있는 열대우림 역시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대우림과 지역주민 거주지와의 간격이 100m도 채 안 되는 상황에서 수풀과 동‧식물 훼손 사례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올해 들어서는 더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2009년 집권해 11년째 정부 수반을 맡고 있는 안드리 라조에리나(Andri Rajoelina) 대통령은 “자연보호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국제적인 지원이 미약할 경우 환경보호 정책을 포기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는 현재 아프리카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 중의 하나다. 통계에 따르면 전체 국민의 75%가 UN이 설정한 절대 빈곤 상황에 허덕이고 있으며, 아이들은 영양실조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동안 마다가스카르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국제 환경재단으로부터 수 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아왔다. 그러나 경제적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서 더 많은 자금을 요구하게 되고, 국제 환경단체 등과의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마다가스카르 정부는 자국에 ‘열대생물보존협회(ATBC)’ 제 56차 총회를 유치한 상태다.

1963년 설립된 ATBC는 열대생물 생태계 보존을 위해 과학자, 환경 전문가 등이 중심이 돼 결성한 단체다. 67개국에서 9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핵심적인 과제는 열대 지방에 집중돼 있는 열대우림 보존이다.

특히 마다가스카르 열대우림의 생태적, 학술적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자연보존을 위한 조치를 수행해왔다.

열대생물보존협, 총회에서 긴급 선언문 채택 

ATBC는 특히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5일간 일정으로 열리는 56차 총회와 관련, 위기에 처한 마다가스카르 자연 생태계가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마다가스카르 정부와 협력해 종의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조치를 수행할 계획이 담긴 선언문을 작성했다. 이번 총회 개막식에 라조에리나 대통령이 참석해 서명할 계획으로 있는데 관계자들은 이를 ‘이바토 선언문(Declaration of Ivato)’이라 부르고 있다.

총회에서 채택할 선언문에는 “세계 과학계가 마다가스카르의 지속가능한 자연 생태계 보존을 위해 관심을 갖고 대책을 강구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각국 정부와 관련 기구, 이해 당사자들이 마다가스카르 사태 해결을 위해 행동을 취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선언문은 열대우림과 종의 다양성 보존을 위해 국제 사회가 앞으로 시행해야 할 행동 방향을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시급한 것은 열대우림에 의존하고 있는 마다가스카르인의 땔감 문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 인구 중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비율은 20%도 채 안 되는 상황. 이로 인해 농촌 등 도시 외곽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수풀에 접근해 그곳에서 땔감, 혹은 석탄을 조달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들어 급격히 상승한 인구 증가율은 원시림 파괴를 가속화시키는 근본적인 요인이다. 연료를 확보하려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마다가스카르의 자연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선언문은 환경을 파괴하는 수풀 파괴, 야생동물 밀매 등을 막기 위해 인근 지역 주민들의 접근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연료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하며, 이후 주민 거주지와 열대우림 간의 간격을 확대하고 자연보호 조치를 확대하기 위해 국제 사회의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마다가스카르 정부는 이 선언문에 동의하고 있는 중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자연보존이 향후 마다가스카르를 과학 및 생태보존 지역으로 위상을 확립하게 되고, 국가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마다가스카르가 당면한 빈곤 문제를 순조롭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이 나라에서 중요한 연구를 지속해온 과학자들은 해마다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있는데 대해 크게 안타까움을 표명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생계를 위한 환경파괴로부터 생태계를 보존하고 연구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선언문은 “마다가스카르의 자연 유산이 한 국가의 유산이 아니라 세계 공통의 자연 유산이며, 이를 훼손할 경우 종의 다양성 보존은 물론이고 관련 연구 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빠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ATBC는 현재 800명의 서명을 받아놓은 상태다. 총회가 끝나는 8월 2일까지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 1000여 명의 서명을 추가해 이런 상황을 세계에 알리고, 마다가스카르 생태계를 보존할 방안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9-06-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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