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1,2019

공학의 눈으로 미래를 설계하다

리더스포럼 개최…뉴로모픽 속도·효율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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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 세계적으로 생성·복제·유통되는 디지털 데이터양이 얼마나 될까? 100제타바이트(ZB)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제타바이트가 10²¹바이트(bytes)이므로 인류의 디지털 데이터가 1000억 개의 하드디스크에 저장되어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100제타바이트의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모될까?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을 살펴보면 화력발전소 40~50개에서 발전되는 에너지양에 달한다. 앞으로 20년 후에 디지털 데이터양이 지금보다 100만 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이를 구동하기 위한 전력 생산에 화력발전소 몇 개가 필요할까?

공학의 눈으로 미래를 설계하다

한국공학한림원이 지난 22일 연세대학교 제3공학관에서 리더십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문일 연세대 부총장이 인사말을 전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한국공학한림원이 지난 22일 연세대학교 제3공학관에서 리더십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문일 연세대 부총장이 인사말을 전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지난 22일 ‘공학의 눈으로 미래를 설계하다’를 주제로 열린 한국공학한림원 리더십포럼에서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화력발전소 1000억 개에 해당되는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현재보다 100만 배 늘어난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트랜지스터가 10⁴⁰번 정도 꺼졌다 켜졌다 하기 때문에 그것을 전기에너지로 환산하면 10²⁷J이 된다. 이것은 그 시대의 인류가 생산하는 총 에너지의 100배로, 화력발전소 발전량으로 환산하면 1000천억 개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화력발전소 1000억 개가 지구상에 건설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고, 그렇게 된다면 지구가 멸망하고 말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디지털 데이터 구동 시 소요 전력이 적은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과 같은 혁신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혁신적인 연구개발로 떠오른 것이 바로 뉴로모픽(Neuromorphic)이다. 이는 인간의 뇌를 응용한 생체모방기술을 반도체로 적용한 것으로, 방대한 데이터 처리량과 적은 에너지 소비량을 가진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에서 알파고는 1시간당 170㎾를 사용한데 비해 인간은 20㎾에 불과했기 때문에 인간의 뇌 신경망처럼 뉴런과 시냅스 구조로 이뤄진 반도체를 설계하게 된 것이다. 하나의 반도체가 연산, 저장, 통신 기능을 모두 한다.

뇌에서 찾은 반도체의 미래 뉴로모픽

황 교수는 “뉴로모픽이 연산(CPU)을 비롯해 단기기억(D램), 장기기억(HDD·SSD)을 모두 따로 수행하는 전통적인 컴퓨터의 ‘폰노이만(Von neumann)’ 방식이 아니라 인간의 뇌를 모방한 것이기 때문에 기계가 쉽게 인식하기 어려운 문자나 이미지, 음성, 영상 등이 혼재되어 있는 비정형적인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황철성 교수가 '뇌에서 찾은 반도체의 미래 뉴로모픽'을 주제로 강연했다.

황철성 교수가 ‘뇌에서 찾은 반도체의 미래 뉴로모픽’을 주제로 강연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인간의 두뇌 신경세포의 처리 속도는 초당 10회 정도, 약 10㎐에 수준이다. ㎓단위로 연산을 처리하는 CPU에 비해 약 1억 배 빠르다. 황 교수는 “두뇌를 모방한 뉴로모픽 칩 자체를 설계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아직 처리 속도와 효율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전기를 적게 쓰면서 연산처리 속도는 전통 컴퓨터 급으로 할 수 있는 뉴로모픽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숙제로 남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황 교수는 ‘생물이 고등해질수록 뇌 안의 시냅스의 개수가 뉴런의 개수보다 빨리 증가한다’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소개하면서 “시냅스는 메모리, 뉴런은 CPU에 해당되기 때문에 뇌와 비슷한 컴퓨터를 만들려면 메모리의 밀도를 더 빨리 증가시켜야 한다”며 “그것이 반도체 시장에 반영되어 시장 규모가 3000억 달러일 때 메모리 비중이 15%였던 것이 시장 규모가 4~5000억 달러로 증가하니까 메모리 비중도 30%로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소자 연구개발 등 반도체 발전 가능성 크다

특별히 이날 포럼이 차세대 리더 공학도들을 대상으로 마련된 자리였기 때문에 황 교수는 반도체의 미래 전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벤자민 곰펄츠의 미래예측 수학 모델에 대입해 보면 트랜지스터의 발전이 0.1%에 불과한데, 앞으로 데이터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트랜지스터도 그만큼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아직은 반도체 분야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이 아직은 우리나라 반도체 시장에 위협적인 상대는 아니지만, 앞으로 20년 후 정도면 추월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를 세워야 한다며 “자석처럼 외부에서 전기장을 가하지 않아도 전기의 양극과 음으로 나뉘는 물질인 ‘강유전체’를 이용해 뉴로모픽용 정보처리 소자를 개발하는 연구에 눈을 돌려보라”고 젊은 공학도들에게 조언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임태원 현대자동차 미래혁신기술센터장의 친환경 자동차 R&D 개발의 변화에 대한 강연과 황종성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부산추진단 총괄계획가의 지능화된 스마트시티의 미래 도시혁신에 대한 강연을 통해 공학의 눈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설계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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