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 세계는 식량을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점차 심화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자연재해 등의 급증으로 인해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이를 안보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가 안보의 핵심 이슈로 ‘식량’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0일 프레스센터에서 ‘2019 식량안보 세미나’가 개최되어 주목을 끌었다.
‘식품산업의 식량안보 기능’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멀지 않은 미래에 돈이 있어도 원하는 식량을 구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국내 식량안보 현실을 살펴보자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감소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과 곡물자급률
‘식품과학기술의 식량안보 기능’이라는 주제로 기조발제를 한 박현진 고려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과 곡물자급률이 점차 감소하면서 국가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라고 우려하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38.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곡물자급률도 OECD의 34개 회원국 중 최하위인 24.3%를 기록하여 충격을 준 바 있다.
이 같은 식량 자급의 위기설에 대해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남아도는 쌀 보관량이 수십만 톤에 달하는 점을 지적하며 잘못된 주장이라는 의견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오로지 쌀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주장이라 할 수 있다.
범위를 다른 곡물로 넓히면 완전히 다른 상황이 전개된다. 쌀 자급률은 분명 100%가 넘지만 콩 자급률은 9.4%에 불과하고, 밀 자급률은 0.7%까지 떨어져 버리는 것이다. 자급률이라는 표현조차 부끄러울 정도의 수치라 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전 세계의 식량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그는 “기상 이변은 작물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하며 “세계 주요국들이 여러 형태의 식량 위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대처하는 이유도 바로 자신들만의 식량안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의 말처럼 미국은 이미 식량안보법을 입법화하여 식량위기에 대처하고 있고, EU 소속의 28개국은 공동농업정책(CAP)을 펼치며 식량자급률 제고를 도모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웃 국가인 일본과 중국도 해외 농업을 통한 식량자급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자급률 높일 첨단 식품과학기술
식량안보를 위해 식량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방법으로 박 교수는 ‘유전자변형작물(GMO)’이나 ‘방사선조사(radiation irradiation)’, 그리고 ‘최소가공저장(minimal processing)’과 같은 농업과 식품분야의 첨단 기술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이런 기술들을 적용하면 식품의 저장기간 증대는 물론 품질 보증 및 안정성 향상 등을 통해 고품질이면서도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박 교수는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으로 GMO를 꼽았는데, 찬반 논란이 심한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GMO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GMO 기술이 적용된 대표적 사례로 ‘고추 색소 유전자 삽입으로 비타민A 성분이 강화된 황금쌀’과 ‘해충 저항성 유전자를 삽입한 해충 저항성 옥수수’를 소개한 박 교수는 GMO 기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으로 △해충 저항성 △건조 저항성 △제초제 내성 △질병 저항성 △영양 성분 증가 및 강화 등을 꼽았다.
GMO 기술에 이어 식량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로 ‘방사선 조사’를 언급한 박 교수는 방사선 조사 기술의 장점에 대해 “포장한 제품도 살균할 수 있는 강력한 투과력과 가열 살균에 비해 에너지가 적은 점, 그리고 영양성분의 변화가 거의 없는 점 등”이라고 설명했다.
GMO가 작물의 품종을 바꾸는데 활용되고, 방사선 조사가 질병 예방을 위한 살균 용도로 활용되는 농업 생명공학 기술이라면 최소 가공저장은 최소한의 가공처리로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신선한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보통 ‘MA(Modified Atmosphere Packaging)저장’과 ‘CA(Controlled Atmosphere Packaging) 저장’으로 구분한다.
MA저장은 필름으로 포장처리한 작물의 호흡 작용에 의해 변화된 공기조성을 이용하는 방법이고 CA저장은 저장고 내의 온도 및 습도와 공기조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주는 방법이다.
박 교수는 식량안보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외에도 국제식량농업기구(FAO)와 같은 세계국제기구들의 식량안보 대처방안을 제시하면서 “식량의 가용성과 접근성, 그리고 활용성과 안정성 등 4가지 요소를 갖췄을 때 비로소 식량안보 계획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FAO 외에 세계무역기구(WTO)나 OECD 같은 다양한 국제기구들이 농업분야와 식품분야, 그리고 영양분야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식량안보를 논의하고 있다”라고 소개하며 “식량안보 문제를 글로벌 차원에서 해결하려면 ‘열린 무역’과 같은 견고한 국제 동조가 필요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 등을 설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 김준래 객원기자
- 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9-05-13 ⓒ ScienceTimes
관련기사

뉴스레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