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18,2019

대마 의약품 개발 길 열렸다

미‧중‧러, CB2 수용체 구조분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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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화나(대마)는 대마초를 말린 것을 의미한다. 그 안에는 다수의 환각물질이 들어 있다.

이 발현 물질의 본체를 칸나비노이드수용체(cannabinoid receptor)라고 하는데 CB1 수용체와 CB2 수용체 2종류가 있다.

이 수용체들을 일종의 신호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대마 성분이 흡입되면 그것을 수용해 신경이나 호르몬 시스템처럼 몸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CB1 수용체는 정신이 활성화되는 것 같은 환각작용을 불러일으킨다.

환각작용으로 인해 각국 정부가 강력히 규제하고 있는 마리화나(대마)의 기능이 최근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지면서 새로운 의 ⓒtsarcyanide/MIPT Press Office

환각작용으로 인해 각국 정부가 강력히 규제하고 있는 마리화나(대마)의 기능이 최근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지면서 난치병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의약품 개발의 단초가 되고 있다. ⓒtsarcyanide/MIPT Press Office

대마 성분 활용해 치료법 개발 중 

이 환각작용 때문에 대마초는 마약으로 분류돼 각국 정부로부터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다.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후손에게까지 심각한 신경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지난 1월 미 인디애나주립대 등 공동연구진은 임신 중 마리화나를 흡연할 경우 델타나인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라는 성분이 모체의 태반을 뚫고 들어가 태아에 흡수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남자 아이에게 이 성분이 그대로 남아있을 경우 어른으로 성장해 행동 및 신경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마약 성분 때문에 각국에서 대마초 흡입을 규제하고 있지만 의료계에서는 CB1 수용체의 기능을 치료제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식욕이 유달리 강한 사람들은 정상적인 사람들과 비교해 식욕이 왕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때 CB1 수용체를 억제하게 되면 식욕을 저하시켜 비만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화이자 등 제약사들은 이 방식을 통해 새로운 비만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중이다.

또 다른 CB2 수용체는 면역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이 수용체를 타깃으로 염증이나 신경병성 관절염, 퇴행성 신경질환 등의 치료를 위한 면역요법(immunotherapy) 개발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실제로 영국의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의 과학자들은 지난 2014년 마리화나에 들어 있는 CB2 수용체를 활용해 암환자의 종양이 성장하는 것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학계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지난 2018년 12월 미국의 제약사 코버스 파마슈티컬스는 자사에서 개발한 새로운 의약품 레나바섬(lenabasum)을 소개했다.

동물 실험한 결과 CB2수용체에 우선적으로 결합해 염증, 전신 경화증, 피부근염 등에 면역치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 이에 따라 FDA(미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아 현재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다.

유전자 분석 통해 수용체 구별 가능해져 

치료 효과와 관련된 새로운 사실들이 잇따라 밝혀지고 있었지만 과학자들에게 심각한 고민이 뒤따라 다니고 있었다.

CB1 수용체와 CB2 수용체의 구조가 너무 유사하기 때문. 두 수용체를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 서열(amino acid sequences)이 44%나 일치했다.

과학자들은 특히 CB2 수용체를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이 불안정해 어떤 CB2를 선택해 의약품 개발에 활용해야 할지 판단에 애를 먹고 있었다. 이로 인해 신약 개발이 늦어지고 개발자들에게는 곤혹스러운 과제가 되고 있었다.

이 난제를 중국 과학자들이 미국, 러시아 과학자들과 협력해 해결했다.

지난달 28일 미국의 과학논문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www.eurekalert.org)’는 러시아 과학 재단(Russia Science Foundation)이 배포한 자료를 인용, 3개국 과학자들이 CB2 수용체의 결정구조를 확인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CB2 수용체의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많은 종류의 분자결정(molecular crystal)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분자결정이란 결정을 만드는 구성단위가 분자로 이루어진 것으로 화학결합이 아닌 분자간 힘으로 결합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분자 사이의 배열이 쉽게 끊어지며, 녹는점·승화점도 낮아 독립된 분자의 성질을 보존하기 위한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들 분자결정들을 CB2 수용체와 대조해가면서 X레이 영상으로 그 특징을 확인해나갔다. 그리고 그동안 숙원과제였던 CB2 수용체의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어떤 CB2 수용체를 어떤 효능이 있는 의약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지 판단이 가능해졌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이 CB2 수용체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분석 기술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CB2 수용체를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의 불안정성이 돌연변이 유전자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8건의 돌연변이 사례를 발견했는데 이들 사례를 통해 분석과 예측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 유전자를 교정함으로써 CB2 수용체의 구조나 기능 변화 없이 안정된 단백질을 지닌 CB2 수용체로 전환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CB2 수용체 구조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CB1과 CB2 수용체 간의 차이를 확실히 구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 두 수용체가 서로의 활동을 막으면서 그 기능이 강해지거나 약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에 적용한 분석 기술은 ‘컴포무그(CompoMug)’라는 소프트웨어다. 수용체 안의 단백질을 안정화하기 위해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예측도 가능하다.

이 소프트웨어는 러시아의 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있는 공과대학인 MIPT(Moscow Institute of Physics and Technology)와 미국의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MIPT의 페트르 포포프(Petr Popov)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대마 성분을 활용한 의약품 개발을 가로막고 있었던 난제가 해결됐으며, 새로운 의약품 개발이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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