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막 단백질을 현장에서 분석함으로써 암과 대사성 질환, 심장병 같은 질병 연구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세포막 복합체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의학연구를 위해 그 과정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파악하는데 극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16일자에 발표된 이 연구는 영국 옥스퍼드대 팀과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을 비롯한 국제연구팀의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생물학에서의 질량분석법 활용 개척
세포막은 세포의 에너지 생성 공장인 미토콘드리아를 포함해, 모든 세포와 그 안에 있는 작은 소기관들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이번 연구는 세포막을 통과하는 분자들의 물질 구성을 분석할 수 있는, 생물학에서의 질량분석법(mass spectrometer) 개발이 가능토록 함으로써 전에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발견들을 이끌어낼 수 있게 됐다.
세포막에 부착된 기구들을 원래의 고유한 상태에서 연구하면 질병의 메커니즘을 좀 더 근원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현재 이 기구들을 연구하기 위해 세포막에서 이들을 떼어내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구조와 기능적 속성에 변화가 일어나 부정확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악물 표적에 대한 새로운 견해 확인”
연구를 이끈 옥스퍼드대 화학과 데임 캐롤 로빈슨(Dame Carol Robinson 교수(물리화학)는 “과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세포막에서 열심히 단백질을 추출해야 했다”고 말하고, “그러나 세포막에서 얻은 단백질을 바로 질량분석기에 넣었을 때 과연 무엇을 발견할 수 있겠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데임 로빈슨 교수는 이번에 새로 개발한 기술에 대해 “이 기술이 제대로 작동할지 확신할 수 없었다. 세포막 환경이란 게 워낙 복잡해서 그 결과를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기술로 중요 수준의 약물 표적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견해를 확인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먼저 초음파 주파수로 샘플을 진동시켜 세포가 분리되게 한다. 이어 전기장에 전류를 흘려 보내면 단백질 기구가 세포막에서 방출돼 바로 질량분석기로 들어간다. 질량분석기에서는 단백질 기구의 질량을 토대로 분자의 화학적 ‘특성(signature)’을 검출할 수 있다.
연구팀은 막 단백질 기구들이 전기적 방출에서 성공적으로 생존했음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분석 결과 이들이 어떻게 서로 소통하고 최종 목적지로 인도돼 자신들의 분자 화물을 세포 내로 운반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미토콘드리아 질병 새 치료제 고안 가능
임페리얼 컬리지 생명과학부 스티브 매튜스(Steve Matthews) 교수는 “이 방법과 질량분석법을 잘 적용하면 전에는 불가능했던 발견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페리얼대 생명과학부 사라 라우스(Sarah Rouse) 박사는 “미토콘드리아에 있는 한 세포막 기구 구조에 대한 오랜 의문이 이 기술을 사용해 풀리게 되었다”며, ‘미토콘드리아는 특히 여러 질병들과 관련돼 있는데, 이를 타겟으로 한 질병들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고안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데임 로빈슨 교수 역시 “연구 결과 미토콘드리아 막이 특히 흥미를 끌며, 우리는 운반되는 대사물질 수송체를 잡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토콘드리아 치료제는 광범위한 허약성 질병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그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갖게 됐다”고 이번 연구의 또다른 파급 효과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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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8-11-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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