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09,2019

미래 채석장 모습, 스웨덴에서 본다

무인화 시스템으로 굴삭기, 트럭 등 자율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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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16년 9월. 스웨덴 에스키스투나에서는 볼보그룹(Volvo Group)의 계열회사가 주최하는 행사가 열렸다.

트럭과 굴삭기 같은 건설기계를 주로 제조하는 자회사인 볼보건설기계의 포럼이 성대한 막을 올린 것. 이 행사에서 볼보건설기계는 전기 동력화와 지능형 장비 그리고 현장 토탈 솔루션 등 혁신적인 미래지향형 기술들을 소개해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이들 기술은 모두 건설기계의 무인화를 앞당길 수 있는 볼보의 야심작이었다.

볼보가 완전 무인화된 미래형 채석장을 조성하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 Volvo

볼보가 완전 무인화된 미래형 채석장을 조성하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 Volvo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8년 9월. 이 회사는 당시 발표했던 혁신적 기술들을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기 위해 현재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스웨덴의 건설자재 기업인 스칸스카(Skanska)와 손을 잡고 완전 무인화된 채석장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관련 기사 링크)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건설기계 끼리 상호통신

볼보건설기계가 무인화된 채석장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은 스웨덴의 바이칸크로스(Vikan Kross) 채석장이다. 10주로 예정된 테스트 기간 동안 이 회사의 연구진은 무인 건설기계들의 작업 효율성과 경제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테스트를 준비 중인 건설기계는 크게 두 종류다. HX2이라는 이름의 자율주행 전기트럭과 EX1이라는 이름의 하이브리드형 굴착기다.

이 건설기계들은 운전석이 아예 만들어져 있지 않아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미래형 외관을 자랑한다.

HX2와 EX1의 핵심 작동원리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다. 내장된 칩을 통해 상호통신을 하면서 굴삭기는 자동으로 석재를 굴착하여 트럭에 담고, 트럭은 목표한 지점에 자동으로 옮기는 작업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EX1은 디젤과 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형이다.

이에 대해 볼보건설기계의 연구진은 “굴착기의 특성상 작업이 대부분 제자리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배터리를 제외하고 케이블을 사용해 전력을 공급하는 유선 방식을 채택했다”라고 밝히며 “디젤 엔진은 작업이 마무리 된 후에 다른 작업장으로 이동하거나 퇴근 할 때만 사용한다”라고 덧붙였다.

전기로 작동하는 완전 무인 트럭 HX2 ⓒ Volvo

전기로 작동하는 완전 무인 트럭 HX2 ⓒ Volvo

무인화 채굴시스템을 설계한 연구진은 채석장의 모든 작업 과정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에서 채굴 과정을 감시하며 작업 효율성을 점검하게 된다.

모든 과정이 자율적으로 진행되도록 설계되었지만, 기계고장 또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것을 대비해 원격으로도 조종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연구소가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자율적인 작동은 물론 원격조종을 통해서도 HX2를 원하는 목표지점에 미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론적으로는 최대 1cm까지 목표지점에 근접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연구소 관계자는 “건설기계를 전기배터리로 움직이면 장비의 내구성과 작업 효율이 더 높아진다”라고 설명하며 “전기를 사용함으로써 95%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와 25%의 비용 감소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생산성 향상과 안전성 확보 가능

무인화 시스템은 볼보건설기계 외에도 여러 건설기계 제작사들이 연구하고 있는 주제다.

무인화 시스템에는 크게 두 가지 장점이 있다. 24시간 작업이 가능하므로 생산성을 대폭 높일 수 있고, 혹시 발생할 수도 있는 인명사고도 막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굴삭기 작업이다.

사람이 굴삭기로 땅을 팔 때 당초 계획대로 팠는지를 확인하려면, 땅의 일정 부분을 판 뒤 측량사가 면적 및 경사도 등을 측정해 작업의 진행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제대로 팠다면 나머지 작업을 설계도대로 진행하면 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같은 작업을 반복하며 될 때까지 진행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작업 속도도 느려지고 측량 도중 안전사고가 발생하기도 쉽다.

하지만 무인 굴삭기는 이런 실수나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설계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만 하면 무인 굴삭기는 프로그래밍화된 정보를 기반으로 정교하게 굴착하는 것이 가능하다.

채석장에서 시범운영 중인 볼보의 무인 건설기계들  ⓒ Volvo

채석장에서 시범운영 중인 볼보의 무인 건설기계들 ⓒ Volvo

이에 대해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무인화 시스템으로 무장한 건설기계들은 사람의 실수로 발생하는 사고 가능성을 줄일 수 있고, 작업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라고 전하며 “무인 굴삭기를 활용하게 되면 ‘측량 후 재작업’ 단계를 대폭 줄여 작업 효율성을 20~50% 가량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라고 덧붙였다.

건설 현장에 무인화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작업자들의 노령화를 꼽을 수 있다.

청년들이 건설 현장에서 일하기를 꺼려하다 보니 건설기계를 다루는 기술자들이 대부분 중장년층으로만 구성되는 것이다.

자칫하다가는 청년층에서 기술자들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건설기계 분야만큼은 무인화 시스템을 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건설기계 분야의 무인화 시스템은 고용 대란을 낳을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건설업은 고용 창출 효과가 큰 대표적인 업종 중 하나다.

무인화 시스템의 도입 속도가 빨라져 고용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때문에 이의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하자는 의견도 나올 수 있다. 건설 현장의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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