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도 여러 종류가 있다.
그중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은 널리 보급돼 있는 반면, ‘조력 발전(tidal power)’은 아직 비주류에 속해 있다.
조력 발전은 태양인력 및 지구공전에 의해 발생하는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드는 방식이다. 조석(潮汐)이 발생하는 만이나 하구를 방조제로 막아 해수를 가두고, 수차발전기를 설치해 빠져나가는 물의 힘을 통해 전력을 만든다.
조력 발전은 지난 1970년대 석유위기 이후 본격적인 개발이 추진되기도 했으나, 유가가 다시 떨어지면서 관심권 밖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2002년 이후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체 에너지원으로 조력 발전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조력 발전기는 에너지를 일으키는 매개체가 물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그 구조가 풍력 발전기와 비슷하다.
구조는 비슷하지만 물의 밀도가 공기보다 훨씬 높으므로 작은 규모의 발전기로도 발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바닷물의 흐름이 일 년 내내 중단되지 않고 일정하게 일어나므로, 태양광 및 풍력 같은 다른 발전 방식과 연결될 경우 서로를 보완해주는 효과까지 낼 수 있다.
부유식 시스템 통해 고정식 조력 발전의 문제점 해결
최근 다양한 규모의 조력발전이 스코틀랜드 앞 바다에서 이뤄지고 있어 신재생에너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 기사 링크)
스코틀랜드 앞바다에서 조력 발전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은 에너지 전문 스타트업인 STP(Scotrenewables Tidal Power)다. 이 회사는 북해(北海)의 거친 환경에 견딜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된 조력 발전기를 개발했다.
새로운 조력 발전기는 기존 조력 발전기들처럼 해저에 고정된 방식이 아니라, 바다에 떠 있는 부유식 구조로 설계됐다. STP는 이를 지난 12개월 간 시험적으로 가동하면서 연간 3GWh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물론 고정식 조력 발전기도 장점이 있다. 해저에 설치되는 관계로 육안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음 공해도 유발하지 않는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굳이 부유식 방식을 도입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 STP의 ‘앤젤 루아(Angel Rua)’ 엔지니어는 “기존 조력 발전기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거센 물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정식 발전기는 바닷물이 흐를 때 발생하는 거센 압력을 견뎌야 하므로 부유식 방식을 고안했다”라고 밝히며 “더군다나 선박과의 충돌을 피하고자 깊은 바다에 설치해야 하는 만큼, 사람이 직접 수리를 하기도 힘들다. 부유식은 이런 문제들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게 해준다”라고 덧붙였다.
고정식보다 유지보수 비용 훨씬 저렴
부유식 조력 발전기의 공식 명칭은 SR2000이다. SR2000은 약 60m 길이의 부표에 매달린 채, 조수간만의 차를 통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현재 가동 중인 전 세계의 조력 발전기들 중 SR2000의 용량이 가장 크다는 것이 STP 측의 설명이다.
STP가 공개한 SR2000의 발전 원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개의 역회전 날개가 조력의 운동에너지를 받아 발전기로 전달하고 발전기는 이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렇게 변환된 전기에너지는 해저에 묻혀있는 케이블을 통해 해안에 위치한 운영업체의 전력 저장소까지 전달되도록 설계되었다.
STP가 처음 조력 발전기 제작에 도전했을 때의 개발 목표는 ‘편리한 설치’와 ‘작동’ 그리고 ‘저렴한 유지 보수’와 ‘견고성’ 등 총 4가지였다. 그 중에서도 저렴한 유지비는 STP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었다.
기존의 조력 발전기는 해저에 고정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설치와 유지보수를 제대로 하기위해서는 대형 크레인 등 비용이 많이 드는 특수 장비 및 운송설비가 필수적이다.
반면에 STP의 모델은 바다에 떠 있는 채로 발전을 하기 때문에 소요되는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작동 방식도 손쉬워서 비용 대비 효율 면에서 고정식 모델들을 압도한다.
한편 STP는 이 같은 부유식 조력 발전기를 통해 확보한 전력을 가지고 청정에너지의 원료인 수소(hydrogen)를 생산하는 작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해안가에 위치한 전해조에 생산된 전력의 일부를 공급해 물(H2O)을 수소(H2) 및 산소(O2)로 분해하는 것이다.
이렇게 확보한 전력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수소 생산에 활용하는 이유는 스코틀랜드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미래에너지 확대 전략 때문이다.
유럽해양에너지센터의 ‘닐 커모드(Neil Kermode)’ 이사는 조력 에너지를 수소 생산에 활용하는 시스템에 대해 “한 단계 더 도약한 신재생에너지의 이정표”라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커모드 이사는 “수소 사용의 가장 유망한 점은 연료로 사용될 때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원을 사용하게 된다는 점”이라고 강조하며 “멀지 않은 미래에는 조력 에너지가 공급되는 지역의 자동차나 화물선은 대부분 수소를 사용하는 모습을 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준래 객원기자
- 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8-09-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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