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에너지 개발에 세계 여러 나라가 노력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만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태양열 에너지, 전지 자동차, 수력, 풍력에너지 등이 등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상용화되기에는 넘어야 될 산이 많다. 최근의 국제분쟁들도 에너지에서 비롯되고 있다. 원자력 에너지의 중요성도 다시 떠오르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의 수명은 40년-50년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였다. 물론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주로 원자로의 수명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08년은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당초 계획한 수명 30년이 다하는 해다. 폐쇄할 것인가. 아니면 부품도 갈고 재정리 한 다음 더 사용할 것인가. 이런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원자력발전을 시작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직면한 문제다.
2004년은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주장한지 50년이 되는 해다. 그리고 2006년은 우리나라의 원자력 반세기가 되는 해다. 그 동안 외국에 의존했던 원자력 발전을 우리 스스로 해결하는 자립능력을 키운 분야이기도 하다.
지난 1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원자력안전심포지엄 2005'이 열렸다. 가동중인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을 증진하고 대책을 세우기 위한 국제 심포지엄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해 9개 단체가 주최했고 산업자원부가 후원했다.
조지 슬라이터(George Sliter) 박사는 미국발전연구소(EPRI)에서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여부에 대한 라이센스 담당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40여년이 된 발전소의 원자로를 비롯해 각종 장비를 점검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을 때 라이센스를 다시 주는 일을 맡고 있다. 운영허가를 연장해 주는 일이다.
슬라이터 박사는 30년 이상 원자력발전소의 기술과 장비 분야에서 일해 왔다. 특히 미국의 개량형 경수로(ALWR)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올해 67세인 슬라이터 박사는 아침 30-40분간 요가와 명상으로 건강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초청특강으로 초대받아 방한한 슬라이터 박사를 만났다.
내가 이 분야(business)에 발을 내디딘 것은 1974년이다. 그 때 EPRI가 처음으로 생겼다. 그리고 계속 여기에서 근무했다. 그러니까 30년 동안 이 분야에서 일하게 된 셈이다. 여기에서 발전소에 대한 연구 및 경제성 평가를 담당하는 매니저로 있다. 그 동안 발전소의 터빈을 비롯해 엔진 등을 체크해 왔다. 지금은 발전소의 경제성과 자산을 관리하고 오늘 강연했던 라이센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 원자력 에너지가 유일한 대안에너지라고 생각하는가.
물론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에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청정한 에너지는 원자력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1백년이 지나 화석연료가 고갈 됐을 때 대신할 에너지도 원자력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요즘 많은 나라들이 대체 에너지를 찾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접근이 쉽게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원자력은 대단한 대체에너지로 각광을 받으면서 출발했다. 1979년 미국 드리마일 아일랜드(TMI) 원전사고가 터졌다. 그 때 나는 EPRI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 사고원인을 조사하는 일에도 관여했다. 그래서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에 대한 연구도 많이 했다. 핵발전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사고다. 그래서 부단한 감시활동이 중요하고 발전소의 자산과 장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그러한 작업이 이루어진다면 원자력 발전은 유망한 에너지 공급원이 될 것이다.
▲ 미국은 원자력 발전 비중이 얼마나 되는가.
20% 정도를 차지하고있다. 발전소는 104기가 된다. 프랑스의 경우는 90% 정도가 원자력 발전이고 일본도 50% 정도가 원자력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과 인도와 같은 신흥경제국가들도 원자력에 의존할 것이다. 그래서 발전소의 장비에 대한 안전성과 또 경제성을 제고하는 일이 중요하다.
▲ 앞으로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70년대 오일 쇼크를 겪으면서 각 국가는 석유와 석탄에 더 이상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절감했다. 그리고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원자력 에너지가 환경에 관한 한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반대의견도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65%가 원자력 발전에 찬동하고 있다. 왜냐하면 원자력 에너지는 값싸고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에너지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에너지가 개발될지 모르겠지만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는 증가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이 현명한 선택인지는 모두가 숙고해야 한다.
- 김형근 객원편집위원
- 저작권자 2005-04-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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