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3,2019

반기술적 애니메이션, 과학계 우려 표출

기술공포증 유발, 감성적 접근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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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면서 시나리오 작가인 브래드 버드(Brad Bird)는 2005년 그가 감독한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The Incredibles)’로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상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인크레더블은 미국 등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첫번째 인크레더블 종영 후 속편에 대한 요구가 급증했지만 10여년 간의 세월을 거쳐 지금에 와서야 속편 상영을 앞두고 있는 중이다.

이 애니메이션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몇 션 안 되는 성공 사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영화 속에 배어 있는 철학 때문이다. 과도할 정도로 기술을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전편에 이어 최근 한국에서 상영을 앞둔 속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분석이다.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통해 기술을 두려워하는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과학자들로부터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Pixar/press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통해 기술을 두려워하는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과학자들로부터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영화 ‘인크레더블 2′ 주요 캐릭터. ⓒPixar/press

스토리 구성 통해 자연친화 철학 유포

영화를 보면 미스터 인크레더블인 주인공은 정체를 숨긴 채 밥 파(Bob Parr)라는 이름을 쓰며 보험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그리고 회사 이익만 고집하는 신경질적인 사장 때문에 날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중이다.

4일 IT 전문매체 ‘더버지(The Verge)’ 는 가공할만큼 슈퍼파워를 지닌 인물(주인공)이 샐러리맨으로 이처럼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스토리 설정 자체가 매우 ‘기술공포적(technophobic)’이라고 지적했다.

첫 번째 영화에서는 악당 신드롬(Syndrome)이 등장한다. 그는 초능력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인크레더블을 속여 이 세상에서 인크레더블과 같은 초능력자를 제거해버릴 계획을 세운다. 이 대목 역시 기술공포적인 철학이 드러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속편에서도 악당인 스크린슬레이버(Screenslaver)가 등장한다. 초능력이 없는 스크린슬레이버는 자신의 지식을 활용해 막대한 부(富)를 끌어 모으고, 그 부를 이용해 세상에 있는 초능력자를 모두 없애버릴 계획을 실행한다.

그런데 슈퍼맨 등 다른 SF영화의 경우 악당들은 보통 주인공을 넘어설 정도의 강력한 초능력을 지니고 있다.  매체 더버지는 이에 인크레더블에 나오는 악당들이 모두 초능력을 전혀 갖고 있지 못하다는 설정 자체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외면적으로는 미스터 인크레더블이 악당들을 격퇴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대중들에게 깔려 있는 기술에 대한 공포를 미화한다는 의심을 저버릴 수 없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이런 이야기가 만들어진 것에 대해 당시 시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첫 번째 인크레더블 스토리가 완성된 때는 이라크전쟁이 발발한지 1년이 지난 2004년이었다. 3년 전에는 아프가니탄 전쟁이 발발했었다.

과학계, 대중 의식한 감성적 접근에 불만

그 직전에는 ‘닷컴 버블(dot-com bubble)’이 발생해 세계적으로 수많은 IT 기업이 문을 닫았다. 당시 세계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에 동원된 첨단무기들이 잔인하게 인명을 살상하는 것을 목격해야 했다.

닷컴 버블 역시 세계적으로 수많은 실업자를 양산했다. 이 세상을 유토피아로 바꾸어놓을 것 같았던 기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두려움으로 바뀌던 때였다. 이 같은 두려움은 자연스럽게 기술파괴적인 악당 신드롬(villain Syndrome)으로 표출됐다.

이런 흐름을 자극하는 내용들이 영화 곳곳에서 발견된다. 특히 속편을 보면 여자 악당 스크린슬레이버는 부모로부터 막대한 재산과 함께 통신회사를 물려받은 유산상속자임이 드러난다. 그녀는 이 유산과 기술을 활용해 초인적인 기술들을 파괴하려는 야망을 품고 있었다.

영웅이 나오는 영화들을 보면 그 안에 주인공과 악당 사이의 이질적인 세계관이 존재한다.

‘엑스맨(X-Men)’의 찰스 자비에르와 마그네토 간의 갈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악당의 철학은 일부 대중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새로운 도전적인 생각이 기존의 가치관을 대변하는 영웅과 부딪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흥미를 자아낸다.

특히 2004년 기술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영화 인크레더블은 진퇴양난에 빠진 대중들의 고민을 표현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인크레더블’을 제작한 영화사 픽사의 복고풍의 과거에 대한 향수(鄕愁)를 불러일으키는 노스탤지어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기술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은 상황에서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과거를 회상하게 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특히 어린 세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에 이 같은 기술공포적인 플롯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대해 강한 불만감을 표명하고 있다.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기술 세계에 악당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러나 픽사는 ‘토이 스토리’, ‘도리를 찾아서’ 등의 장기 시리즈 복고풍 영화를 통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중이다. 노스탤지어 전략에 어린이들의 순수함까지 자극하며 궁극적으로 기술에 적대적인 분위기를 성공적으로 조성해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세기는 첨단 기술 시대다. 스마트폰, 유튜브 없이 삶이 불가능할 정도로 곳곳에 기술이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과학자들은 첨단기술 시대에 어린이들에게 기술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영화사에서 감성적인 접근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체 더버지는 기술을 통해 영웅적인 면모와 악당의 면모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쪽 측면만 지나치게 부각시키는 것은 아동의 미래에도 좋지 않다는 의견이다. 이어 초능력자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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