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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은영 객원기자
2018-04-05

초등학생도 ‘틴트’, 피부주의보 색소, 알레르기 유발 등 유해성분 파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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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부 초등학생들은 무료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화장을 배운다. ‘학교 가기 5분전 화장법’, ‘초딩 간단 화장법’, ‘틴트 바르기 대결’ 등 모두 초등학생들이 진행하는 메이크업 동영상이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에도 ‘초딩’ 화장법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초등학생들의 건강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불량식품’이 아니라 ‘화장품’이다. 화장을 시작하는 연령도 고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최근에는 초등학생들로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SNS로 급속도로 번져...‘주의 요망’    

청소년들의 화장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2016년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소속 녹색건강연대가 조사한 ‘어린이·청소년 화장품 사용 행태’ 결과 색조화장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초·중·고등학생은 각각 24.2%, 52.1%, 68.9%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의 경우만 국한해보면 비중은 현격히 늘어난다. 초등여학생은 42.7%, 중학생은 73.8%, 고등학생은 76.1%가 색조화장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대들에게 올바른 화장품을 고르는 방법과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Pixabay.com
10대들에게 올바른 화장품을 고르는 방법과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Pixabay.com

빈도도 높았다. 매일 색조화장을 한다고 응답한 초·중·고등학생은 30.5%로 주 1회 이상이 65.4%였다. 고등학교 여학생의 경우 주 1회 색조화장을 하는 비율이 73.3%에 달했다.

이들에게 액체 형태로 입술에 바르는 ‘틴트(tint)’는 기본 아이템. 초등학교 5학년만 되도 ‘틴트’를 입술에 바르는 것에서 화장이 시작된다. 중학생들은 파운데이션 팩트를 얼굴에 가부키 배우처럼 하얗게 바르고 코랄색의 틴트를 진하게 바르는 것이 최근 유행이다.

실제 조사에서도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화장품 성분표시를 해주는 어플리케이션 ‘화해’가 매주 발표하는 랭킹을 살펴보면 3월 들어 화장을 시작하는 10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장품으로 ‘틴트’로 꼽았다. 이들이 선호하는 상위 랭킹 제품 중에는 3천원대의 초저가 화장품 및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처럼 나이에 맞지 않는 색조화장품 사용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피부질환이다. 특히 착색제가 들어가 있는 립 제품은 입술 착색이나 건조 등의 피부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색을 내거나 색을 피부에 붙어있게 하는 용도인 착색제로 사용되는 화학원료들은 입술에 사용하는 제품들에 많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한다.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입술에 바르는 색조화장품의 경우는 착색제와 미세플라스틱 문제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pixabay.com
입술에 바르는 색조화장품의 경우는 착색제와 미세플라스틱 문제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pixabay.com

화장품의 유해성분은 성인들에게도 알레르기 유발 및 심각한 피부 질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화장품은 제품 특성상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파라벤 등의 방부제 성분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옥시벤존, 아보벤존, 트리에탄올아민, 소듐라우릴설페이트, 아이소프로필알코올과 인공향료, 인공색소 등도 주요 유해성분으로 꼽힌다.

파라벤은 대표적인 방부제다.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여성호르몬계를 교란시켜 유방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미국 환경단체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에서 화장품 안전도 등급을 1에서 10등급으로 분류한 결과 파라벤은 7등급에 해당할 정도로 유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라벤은 부틸파라벤, 프로필파라벤, 에틸파라벤, 메틸파라벤 순으로 독성이 강하다.

옥시벤존으로 알려져 있는 벤조페논 역시 매우 유해한 성분이다. EWG가 분류한 등급은 8등급. 화학적 자외선 흡수제로 활용된다. 호르몬 교란 및 피부 알러지 유발 등이 부작용으로 꼽힌다.

안전도 등급 중간이어도 피부 상태에 따라 위험 달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성분들도 요주의 대상이다. 아밀신남알(Amyl Cinnamal)은 착향제로 EWG에서는 7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향료와 살균 보존제 목적으로 사용되는 벤질알코올은 EWG 등급이 중간 위험도 수준인 5등급이지만 알레르기 주의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제품을 고를 때 유의해서 봐야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색조화장을 할 때에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pixabay.com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색조화장을 할 때에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pixabay.com

벤질알코올처럼 안전도 등급이 중간이거나 등급 외로 분류되었어도 자신의 피부상태에 따라서 맞지 않는 성분은 걸러내야 한다. 미네랄 오일은 EWG 1-3등급으로 중간 위험도에 속하지만 입자가 작아 피부에 흡수될 확률이 높아 여드름 등의 피부트러블을 유발시킬 수 있다. 피지분비가 활발한 청소년들은 광물성 오일 보다 천연오일 성분을 골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청소년들은 성인들 보다 화장품 유해성분에 더 취약하다. 이은주 연성대학교 뷰티스타일리스트 학과 교수는 “청소년은 아직 신체 발달이 다 끝나지 않았고 성인에 비해 체면적도 작기 때문에 호르몬 교란을 일으키는 내분비장애 의심 성분에 노출되면 성인보다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아직 화장을 하는 것에만 관심 있는 아이들에게 색조화장을 하는 것을 못 마땅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올바른 화장법을 교육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연 교수는 “색조화장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클렌징의 중요성도 알려야한다”며 “가정에서 올바른 성분을 가진 화장품 및 관리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화장품의 유통기간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립 틴트는 개봉하고 3~6개월이면 부패가 시작된다. 세균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제품 개봉 후 6개월 안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제품은 폐기해야한다.

정부도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화장을 하는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오는 7월까지 어린이 대상 화장품 제품의 성분 기준을 영유아 수준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또 ‘아밀신남알(Amyl Cinnamal)’, ‘벤질알코올’ 등 알레르기 유발 성분 26종을 표기하도록 하는 등 어린이 대상 화장품은 성인용과 구분해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살리실산, IPBC 등 보존제 성분과 립제품에 들어가는 타르색소 2종(적색2호, 적색 102호)을 제한하는 법령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은영 객원기자
teashotcool@gmail.com
저작권자 2018-04-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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