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킹스테이션(docking station)’이 유행하고 있다. 도킹스테이션이란 노트북 컴퓨터를 데스크톱 컴퓨터처럼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련의 접속장치를 말한다.
이 같은 장치가 노트북 컴퓨터에 필요한 이유는 로컬 프린터나 백업 드라이브, 또는 대용량 저장장치처럼 사용자가 디지털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데 있어 편리한 기능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킹스테이션은 노트북 컴퓨터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데스크톱 컴퓨터처럼 다양한 기능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장치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도킹스테이션을 이용하면 노트북 컴퓨터로도 데스크톱 컴퓨터처럼 확장 슬롯과 외부 기억장치 등을 사용할 수 있고, 외부로 이동할 때는 노트북 컴퓨터만 들고 나가면 되기 때문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IT업계를 중심으로 노트북의 기능을 스마트폰으로까지 확장시켜 디지털 기기의 사용범위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관련 기사 링크)
스마트폰 게임 사용자를 위해 확장된 환경 제공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에서는 디지털 디바이스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비전이 제시됐다.
특히 눈에 띈 것은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연결하여 기기의 사용성을 확장시켜 보려는 시도였는데, 대표적으로는 게이밍 기기로 익숙한 레이저社가 선보인 ‘프로젝트 린다(Project Linda)’가 꼽힌다.
프로젝트 린다란 스마트폰이 탑재된 노트북 개념의 시스템으로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을 노트북과 연동시켜 보다 확장된 게이밍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됐다. 스마트폰을 조작 패드로 하고 게임 화면은 노트북 화면으로 띄워 보다 실감나는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
프로젝트 린다의 특징이라면 스마트폰을 터치 패드로 이용할 뿐만 아니라 노트북으로 스마트폰을 동시에 충전하여 스마트폰 거치대 겸 충전 시스템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레이저社의 관계자는 “프로젝트 린다는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이상적인 조합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보다 실감나는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개발됐다”라고 전하며 “노트북의 터치 패드 위치에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삽입하여 노트북의 터치 패드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들면서 동시에 스마트폰까지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덱스로 출장 지역의 호텔 TV를 데스크탑으로 변신시킬 수 있어
레이저社의 프로젝트 린다가 게임 사용자를 위한 도킹스테이션이라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덱스(Dex)’는 자사의 최신 스마트폰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킹스테이션이라 할 수 있다.
사용자가 덱스에 최신 스마트폰을 꽂고 여기에 모니터와 마우스, 키보드 등을 연결하면 PC와 유사한 시스템으로 변신하게 된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모니터로 크게 볼 수 있고, 문자 입력 등도 키보드를 사용하여 쉽게 작업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디바이스인 것이다.
이렇게 변신한 덱스를 통해 사용자는 인터넷 검색과 메일 송수신은 물론 간단한 문서열람 및 작성과 같은 작업을 손쉽게 할 수 있다. 독특한 개념의 디바이스임은 분명하지만, 이 같은 개념의 도킹스테이션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덱스처럼 스마트폰 사용성을 확장하는 도킹스테이션이 출시된 적은 몇 번 있었지만 모두가 실패했다. IT업계가 덱스의 앞날을 그리 밝게 보지만은 않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최초의 도킹 스테이션은 지난 2011년 모토로라가 출시했던 랩독(Lab Dock)이다. 스마트폰을 도킹스테이션에 꽂아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는데, 다만 부족한 하드웨어 성능과 비싼 가격 등으로 인해 시장의 철저한 외면을 받으며 실패했다.
반면에 덱스의 경우는 랩독의 실패를 교훈 삼아 여러 가지 면을 차별화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스마트폰을 장착했을 때 안드로이드 화면 그대로가 아닌, 모니터 환경에 최적화된 UI 화면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덱스에 최적화된 앱은 멀티윈도우나 창 크기의 늘이기 및 줄이기 등이 가능하며 이 같은 작업을 키보드와 마우스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모든 앱이 덱스 환경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현재로서는 덱스에 최적화된 앱 들만 최대한의 활용이 가능한데, 앞으로 이런 점들을 적극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언급한 랩독 같은 도킹스테이션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업계는 실용적이지 못한 점을 판매 부진으로 들었다. 기능도 기능이지만, 우선 가격 자체가 보조 디바이스로서의 가격대로는 보기 힘들 정도로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최소 20~30만 원 정도를 투자해서 스마트폰을 굳이 큰 화면으로 볼 필요가 있느냐는 점을 부각한 것.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클라우드 기술의 발달과 다양한 앱의 등장으로 스마트폰을 도킹스테이션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예를 들어 출장을 갈 때 스마트폰과 덱스만 가져가도 호텔에 있는 TV에 연결하여 데스크탑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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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8-01-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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