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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순강 객원기자
2017-11-15

폐사가축 처리에 '독수리 청소부' 활용 '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지역 과학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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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매년 살처분되는 가축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에 농림축산식품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살처분 가축수가 7400만 마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연간 평균 1000만 마리 이상의 가축이 매몰되고 있는 셈인데, 2014년 이후 살처분된 가축을 묻는 매몰지가 전국에 1,259여 곳이 조성됐으며 이 매몰지에 대한 사후 관리비로 올해만 40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환경, 비용적 측면에서 가축폐사체 문제 심각

이뿐만 아니라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이 2012년에 130만 마리에 달했고, 유기동물 안락사나 자연사는 2013년에 4만6115마리, 로드킬은 2012년에 2360마리 등 축산업의 고도성장으로 인한 집약화와 대규모화에 따른 사육두수 증가로 폐사가축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질병 사망 등의 폐사가축의 경우는 대량으로 매립하기 때문에 방수처리가 잘 안되어서 침출수나 악취, 병원성균 등으로 2차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농장에서 개별적으로 발생하는 폐사가축 처리에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불법 매립을 하거나 무단으로 방치해 과태료를 내는 경우도 많다.

백인환 연구원이 '제1차 생활밀착형 시민주도형 연구개발포럼'에서 '독수리 활용 가축 폐사체 처리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백인환 연구원이 '제1차 생활밀착형 시민주도형 연구개발포럼'에서 '독수리 활용 가축 폐사체 처리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이와 같은 축산농가의 실생활 속 어려움 해결에 생태 전문가들과 지역의 시민들이 나섰다. 시민주도형 R&SD로 (사)한국조류보호협회와 파주지역 과학클럽이 진행하고 있는 ‘청소동물 독수리의 생태계서비스를 활용한 파주시의 가축폐사체 처리 방안 연구’가 그것이다.

이 연구를 주도한 백인환 한국조류보호협회 연구원은 “청소동물이란 포식자로서 폐사체를 먹거나 소비하여 유기물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데, 딱정벌레류나 까마귀류 등 다양한데, 이 중 대형 청소동물로 꼽히는 것이 독수리”라며 “청소동물 독수리를 잘만 활용하면 파주시 지역의 가축폐사체 처리 방안이 생길 것이라는 생각에서 착안했다”고 소개했다.

“보통 폐사가축 처리에 소각법이나 랜더링법, 알칼리 가수분해법 등을 사용하는데, 여기에는 이산화탄소나 메탄가스가 다량 배출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청소동물 독수리를 활용하면 사체처리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메탄가스가 줄어들기 때문에 온실효과 저감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청소동물 독수리의 생태계서비스의 잇점을 덧붙였다.

그런데 민첩한 몸놀림과 빠른 비행으로 양서류아 파충류를 낚아채는 사냥에 능한 ‘수리’와 달리 독수리가 사실 사냥을 할 줄 모른다. 어려서부터 동물의 사체를 주워 먹으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소동물’로 불리게 된 것이다.

폐사가축 처리에 청소동물 독수리 활용

하지만 숲이 사라지고,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독수리들은 가축사체를 구하기 어렵게 되어서 굶어죽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독수리는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적색목록(Red List) 준위협종(Near Threatened)이며, 한국에서는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 천연기념물 제243-1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희귀종이 되었다.

그래서 스테인에서는 정부와 지자체, NGO, 개인 등이 함께 공인된 독수리 먹이터를 199개나 운영하고 있다. 백인환 연구원은 “우리도 스페인처럼 먹이터를 만들어서 폐사가축을 매립하거나 소각하지 않고 그곳에 갖다 주면 청소동물 독수리가 미량의 이산화탄소나 메탄가스 배출만으로 그것을 완벽하게 처리해주기 때문에 굶어죽는 독수리도 보호하고, 폐사가축도 처리하는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고 설명했다.

파주 독수리 먹이터에서 축산농가 시민들이 가축 폐사체를 먹이로 주고 있다. ⓒ 백인환 제공 / ScienceTimes
파주 독수리 먹이터에서 축산농가 시민들이 가축 폐사체를 먹이로 주고 있다. ⓒ 백인환 제공 / ScienceTimes

백인환 연구원은 독수리 먹이터로 가장 적합 곳으로 파주시를 정하고, 파주환경운동연합과 DMZ생태연구소와 함께 시민들의 독수리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생태교육을 실시하고, 가축폐기물의 안정적 처리를 통해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넓혀나가고 있다.

이로써 “청소동물 독수리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었으며 청소동물을 활용해 지역 축산농가의 폐사가축 처리 문제도 해결되게 되었다”며 백인환 연구원은 “이처럼 과학지식과 지역 사회 혁신 거버넌스의 좋은 모델화가 될 뿐 아니라 독수리 먹이 제공과 축사농가와의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7-11-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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