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16,2019

낮에 발생한 상처가 더 빨리 회복

생체시계에 의해 피부재생세포 더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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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내부에는 시계 같은 것이 있어서 시간에 따라 생체리듬을 주관한다. 밤이 되면 잠이 오는 것과 같은 현상을 말한다. 이 생체시계 영향으로 낮에 발생한 상처가 밤에 발생한 상처보다 더 빨리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영국 국립 의학 연구소(Medical Research Council, MRC) 연구소의 생물학자 존 오닐(John O’Neill)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그동안 육아(肉芽) 조직의 기본 구성 성분인 섬유아세포(fibroblasts)를 집중적으로 관찰해왔다.

섬유아세포는 상처 부위의 빈 공간에 집중적으로 생성돼 새로운 피부가 자랄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세포를 말한다. 관찰 결과 돌기 모양을 한 이 세포들이 낮 시간에는 활발한 활동을 하다가 밤 시간이 되면 잠을 자듯 활동을 멈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체시계에 의해 화상 등으로 인해 낮에 발생한 상처 부위가 밤에 발생한 상처 부위보다 더 빨리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prionalliance.org

인체 활동의 리듬을 주관하는 생체시계에 의해 화상 등으로 인해 낮에 발생한 상처 부위가 밤에 발생한 상처 부위보다 더 빨리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피부세포 조직. ⓒprionalliance.org

생체시간 주관하는 세포 내 단백질 발견    

이는 낮 시간에 수술을 하면 밤 시간에 수술을 하는 것보다 그 봉합 부위가 더 빨리 아문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적으로 낮에 생긴 상처가 밤에 생긴 상처보다 쉽게 치료되고 있다는 것으로 피부 재생 역시 생체시계에 의한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오닐 박사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이 세포 내 특정 단백질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동안 많은 생물학자, 신경과학자들은 생체리듬을 주기적으로 주관하는 생체시계가 뇌 속 시상하부 안에 존재한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새롭게 진행되고 있는 연구에서 이 생체시계를 주관하는 세포가 다른 부위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간과 허파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 안에 있는 세포를 통해 생체시계가 작동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세포 내에서 어떤 식으로 24시간 스케줄이 지켜지고 있는지 그 과정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를 밝혀내기 위해 오닐 박사 연구팀은 상처 회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세포주를 인공 배양했다.

그리고 이 배양세포주를 정밀 관찰한 결과 세포들이 유전자 발현에 따라 규칙적으로 진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유전자 발현이란 어떤 유전자를 활용하고 어떤 유전자는 활용하지 않는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유전자 발현의 발생 여부는 유전자 스위치에 해당하는 프로모터 부위의 염기 서열에 따라 결정된다. 단백질 정보를 가지고 있는 부위 앞부분에 프로모터가 연결돼 있는데, 이 부위에서 해당 유전자가 언제 어떤 세포 속에서 발현될지를 결정한다.

이 스위치를 껐다 켰다 하는 손이 필요한데, 이 역할을 하는 분자를 전사조절 단백질이라고 한다. 전사조절 단백질이 프로모터 부위에 결합하여 스위치를 켜는 손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다양한 종류의 전사조절 단백질이 있다.

“가능한 낮 시간에 수술할 필요 있어”    

어떤 전사조절 단백질은 스위치를 켜는 활성인자 역할을 하고 어떤 전사조절 단백질은 스위치를 끄는 억제인자 역할을 한다. 오닐 박사 연구팀이 관심을 가진 것은 배양세포주 안에서 매일 규칙적인 활동을 지시하는 있는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듯 이 피부상처를 회복시키는 배양세포주의 활동을 지시하고 있는 단백질이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 단백질들은 근육을 구성하고 있는 액틴(actin) 기반의 골격을 구성할 것을 1일 주기로 지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들이 배양세포주로 하여금 상처 부위로 이동해 원래 상태로 회복할 수 있도록 전사조절 단백질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이 연구 결과는 낮에 발생한 피부의 상처가 밤에 발생한 상처보다 더 빨리 회복되고 있는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연구팀은 또 실험용 페트리 접시 안의 배아시험관에서 자란 세포들을 가지고 행한 실험을 통해 낮에 생긴 상처가 밤에 생긴 상처보다 더 빨리 치료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쥐 실험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증명했다.

마지막으로 국제 화상 데이터베이스(International burn injury database)를 분석해 사람의 피부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밤 시간에 생긴 화상 부위가 낮 시간에 생긴 화상 부위보다 평균 11일 느리게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논문은 8일 ‘사이언스 트랜스레이셔널 메디신(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지에 발표됐다. 논문 제목은 ‘Circadian actin dynamics drive rhythmic fibroblast mobilization during wound healing’이다.

오닐 박사는 “일상생활에서 상처 부위를 주의 깊게 관찰해 보면 누구나 이런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낮에 깨어 활동하는 시간에 피부 재생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사실을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료기관에서 이런 점을 고려해 가능한 밤 시간의 수술을 줄이고, 낮 시간의 수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어쩔 수 없이 밤에 수술을 하더라도 가능한 아침 시간에 접근해 시술을 행하면 회복 속도를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부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연구 결과가 의료기관에서 적용될 경우 피부 치료는 물론 기존 화상 치료, 수술 처치과정 등 관련 치료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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