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산업단지 내에 위치해 있는 A기업의 제조공장. 이 곳 공장에서 얼마 전부터 정체모를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빗발치자 지방자치단체가 최근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정에서 발생되는 가스를 회수하여 전력과 스팀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공장 관계자는 “제조과정에서 발생되는 오염물질을 잡기 위해 전기집진기 및 탈황설비 같은 방지시설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유해한 성분들은 배출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환경공단과 전남도청, 그리고 광양시 등이 ‘굴뚝원격감시시스템(TMS)’를 운영하며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고, 기준치를 초과한 가스 배출시 과태료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관리를 철저히 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굴뚝에서 내뿜는 오염물질을 자동으로 측정하고 감시
굴뚝원격감시시스템이란 공장 굴뚝에서 내뿜는 대기오염물질을 자동으로 측정하여 감시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산화황을 비롯하여 암모니아 및 질소산화물 등 총 7가지 오염물질을 측정한다.
측정된 데이터는 관제센터 내의 중앙 컴퓨터와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365일 24시간 내내 실시간으로 오염물질 배출상황을 관리하는 근거로 사용된다. 즉 데이터 모니터링 및 성분 분석 등을 통해 이상징후가 발생되면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하여 오염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확보된 데이터는 추후 부과되는 요금의 산정자료로 활용되고, 다른 공장에서 수집된 측정 데이터와 공유함으로써 행정 효율성의 제고는 물론 과학적 환경 관리 및 자율적 사업장 관리를 가능토록 해준다.
널리 알려져있다시피 대기오염의 주범은 공업단지 같은 산업시설의 굴뚝에서 발생하는 매연이다. 따라서 굴뚝에서 배출되는 매연을 효과적으로 관리만 해도 대기오염의 상당 부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문제는 굴뚝에서 배출되는 매연을 어떻게 관리하느냐 하는 것인데, 얼마전 까지만 해도 관공서 소속의 직원들이 매번 사업장을 방문하여 검사하는 등 관리 방법은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굴뚝원격감시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이 같은 아날로그 측정 방식은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공장 굴뚝에 자동측정기기를 설치하여 배출되는 대기 오염물질 농도를 하루종일 원격으로 감시할 수 있게 되면서 각종 오염물질을 5분 및 30분 단위로 실시간 측정이 가능해진 것.
현재 굴뚝원격감시시스템의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인 한국환경공단은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사업장의 대기 오염물질 배출현황을 상시 감독하고 있으며, 이를 분석하여 관련 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를 제공받은 환경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환경관리 부서는 이를 토대로 하여 오염물질의 배출 부과금을 산정하거나 대기오염 개선정책 등에 반영하고 있다.
더 효율적인 관리 위해 사물인터넷 기술 적용 계획
현재 전국적으로 총 1531개의 굴뚝에 설치되어 있는 굴뚝원격감시시스템은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허용 기준을 초과할 것으로 우려될 경우 자동으로 통보하는 ‘예·경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원격제어 시스템을 통해 굳이 사업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측정기의 정상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첨단 기술을 도입한 덕분에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기관들이 효과적으로 굴뚝의 오염물질 배출 여부를 파악하고, 대기오염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관리감독 기관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굴뚝원격감시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사업장에서도 자발적으로 오염물질 배출농도를 확인하며 공정을 제어하고 오염물질 저감 시설을 개선하기 시작했다.
눈에 띄는 개선 효과는 수치로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환경부의 발표에 따르면 굴뚝원격감시시스템을 도입한 기업체는 2004년 319개에서 2010년 542개로 증가했는데, 이들 기업들의 사업장을 조사한 결과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은 19% 정도 감소했고, 대기오염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7700억 원이나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다양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를 비롯하여 중국 및 태국 등 여러 나라가 굴뚝원격감시시스템에 관심을 기울였고, 이들 나라에 해당 기술을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세계의 대기 오염물질 저감에 앞장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 외에도 굴뚝원격감시시스템을 개발하며 쌓인 기술과 경험 등은 수질원격감시체계 구축 등 다른 환경오염 관리체계를 선진화하는 데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같은 환경개선 효과와 기술 혁신이 조금씩 알려지자 그 성과를 인정받아 한국환경공단은 세계적 권위를 가진 영국의 환경감시 비영리단체인 ‘더그린 오가니제이션(The Green Organization)’에서 주관하는 ‘2013 그린 애플 어워즈 (Green Apple Awards)’를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환경공단의 관계자는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전 세계의 대기오염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공업단지가 많은 우리나라 역시 대기오염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라고 우려하며 “앞으로 굴뚝원격감시시스템에 사물인터넷(IoT) 같은 최첨단 기술을 적용하여 더 효율적으로 사업장의 굴뚝을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김준래 객원기자
- 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7-09-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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