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되지 않은 박테리아 세포의 매우 선명한 미소(微少) 구획 모습을 통해 박테리아 세포 소기관의 단백질로 된 외피(shell) 구조와 조합을 원자 수준 해상도로 명확하게 나타내는데 성공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와 미시간 주립대 과학자들은 할리안지움 오크라시움(Haliangium ochraceum)이라는 해양 박테리아의 세포 소기관 쉘을 구조적으로 연구해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23일자에 발표했다.
논문의 교신저자로 버클리 랩의 구조 생물학자인 셰릴 커펠드(Cheryl Kerfeld) 박사는 “박테리아 사진이 매력적으로 잘 나왔다”며, “중요한 것은 처음으로 손상되지 않은 박테리아 쉘 사진을 제공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테리아 세포 기관 막을 전체 구조적 측면에서 보는 것은 병원체와 싸우거나 혹은 유익한 목적을 위해 박테리아 세포 기관을 생체공학적으로 처리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생물에너지 향상에 기여
일부 박테리아는 이러한 세포 소기관이나 미소 구획[microcompartments (BMCs)]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고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소 구획의 막이 어떻게 조립되고, 이 막이 어떻게 일부 화합물은 통과시키면서 다른 화합물은 지연시키는지를 알게 되면 탄소 고정과 넓게는 생물에너지를 향상시키는 연구에 기여할 수 있다.
이 같은 종류의 세포 소기관은 또한 많은 유형의 병원성 박테리아로 하여금 보통의 비병원성 박테리아는 이용할 수 없는 화합물들을 대사시키도록 도움으로써 병원균들을 경쟁 우위로 만든다.
이 세포 소기관의 내용물은 이들이 갖는 특정 기능을 결정하지만 미소 기관 단백질 막의 전반적인 구조는 기본적으로 동일하다고 저자들은 말했다. 미소 구획 쉘은 안에서 이루어지는 반응을 세포의 나머지 부분과 분리하는 선택적 투과성 장벽을 제공한다. 이는 다단계 반응의 효율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간섭을 방지하며, 캡슐화된 반응에 의해 생성되는 독성 화합물을 제한하는 기능을 한다.
박테리아 미소 구획, 단백질 다면체 외피로 구성돼
진핵 세포의 지질막과 달리 박테리아 미소 구획은 단백질로 만들어진 다면체 외피를 가지고 있다. 논문 제1저자인 마커스 서터(Markus Sutter) 박사(미시간주립대 선임연구원 겸 버클리랩 분자 생물물리학 및 통합 생물이미징 분과 제휴 과학자)는 “막에 구멍이 있어 물질이 통과한다”며, “지질 기반 막에는 분자들이 통과하는 막 단백질이 있는데 비해 미소 구획의 쉘은 이미 단백질로 만들어져 있어 이 쉘 단백질들이 구조적으로 쉘을 지탱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기초 물질들이 단백질 막을 통해 이동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미소 구획 쉘을 형성하는 개별 구성요소는 이미 이전 연구들에서 밝혀졌다. 그러나 전체 소기관을 이미지화하는 것은 6.5메가달톤, 즉 650만개의 수소원자와 맞먹는 큰 질량 때문에 어려웠다. 이 단백질 구획의 규모는 보통 크기 단백질 300개가 들어갈 수 있는 정도다.
맞춤형 세포 소기관 구축 실험에 활용
연구팀은 다섯 가지 다른 종류의 단백질로 육각형과 오각형 그리고 20면체 쉘로 조립할 수 있는육각형 적층 쌍 등 모두 세 종류의 모양을 만들 수 있었다.
손상되지 않은 박테리아 쉘과 성분 단백질은 버클리랩에서 결정화되었고, X선 회절 분석 자료는 미국 에너지부 시설인 버클리랩의 고등광원연구소(Advanced Light Source)와 스탠포드 싱크로트론 방사 광원 연구소(Stanford Synchrotron Radiation Lightsource)에서 수집됐다.
논문 저자들은 다른 연구자들이 이 논문의 박테리아 세포 기관에 관한 구조적 자료를 활용해 분자들이 단백질 막을 통과하는 메커니즘 연구와 탄소 포획 및 희귀 화합물을 생산할 수 있는 맞춤형 세포 소기관 구축 실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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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6-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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