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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심재율 객원기자
2017-05-31

굴뚝없는 발전소 "화석연료 에너지 혁명" 미국 휴스톤에 시범공장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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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도 굴뚝이 없는 새로운 발전소가 나타나 에너지 업계의 깊은 관심을 끌고 있다. 굴뚝없는 이 발전소는 특히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을 뿐 더러 생산단가도 매우 경제적이다.

미국의 스타트업 기업인 네트파워 (NET Power)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가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탄소채집 및 저장시스템을 만드는 혁명적인 성과를 달성했다고 사이언스가 26일 보도했다.

증기 대신 이산화탄소가 발전터빈을 돌려

석탄이나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발전소는 아직도 세계 에너지 자원의 중요부분을 차지하지만, 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지구온난화와 온실효과를 내는 가장 커다란 요인이다.

휴스톤의 넷파워 시범공장 ⓒ Chicago Bridge & Iron
휴스톤의 넷파워 시범공장 ⓒ Chicago Bridge & Iron

화석연료를 태울 때 이같은 배출물을 줄이거나 없애는 노력을 보통 탄소채집 및 저장(CCS)기술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매우 비효율적인데다 비싸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의 변호사 화학자 화학공학자등 3명이 설립한 네트파워는 탄소배출을 없애기 위해 기존의 CCS시스템을 뒤따르는 대신, 전혀 새로운 방식을 개발했다. 영국의 화학공학자 로드니 알램(Rodney Allam)은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일한 방법은 전혀 새로운 발전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네트파워는 미국 휴스톤에 25메가와트짜리 시범공장을 세우고 올해 말에 가동할 계획이다. 이 시범공장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확인되면 다음 단계로는 300메가와트의 제대로 된 3억달러(약3600억원)짜리 발전소를 2021년까지 가동할 계획이다. 이같은 예상이 100% 달성된다면 발전소 시장의 게임을 완전히 바꾸는 신기술이 될 것이다.

미국휴스턴에 축구장 2배크기로 건설된 시범 발전시설은 뱀같이 꼬불꼬불한 파이프라인과 펌프가 보이고 발전에 필요한 발전터빈시설도 있으며 연소기도 눈에 띈다. 그러나 발전소의 상징인 높은 굴뚝은 아무리 찾아봐도 안 보인다.

과학자들은 오래동안 탄소채집 및 저장시스템으로 지구온난화를 막아보려는 시도를 해왔다. 그러나 CCS시스템은 그렇게 성공적이지 않다. 발전소 에너지의 30%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전비용을 크게 높이는 것이다.

네트파워가 개발한 새 발전소는 킬로와트 시간당 0.06달러의 가격으로 이산화탄소배출이 거의 없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가장 앞선 천연가스 발전소와 비슷한 가격이며, 대부분의 신재생에너지 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이 발전소의 높은 효율은 새로운 열역학 사이클에서 나오는데 핵심은 기존의 발전소에서 증기로 터빈을 돌리던 것을 바꿔 이산화탄소가 터빈을 돌리도록 한 것이다.

이 회사의 CEO인 빌 브라운(Bill Brown)은 10년전만해도 뉴욕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쉴 틈이 없는 일에 지친 빌 브라운은 MIT 동창인 마일스 파머(Miles Palmer)를 불렀다. 파머는 레일건에서 드론까지 군수물자면 무엇이든 설계 제작하는 SAIC(Science Applications International Corporation)의 화학자였다.

두 사람은 뭔가 변화를 가져올 좋은 것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2008년에 경제가 붕괴하면서 직장을 떠나 두 사람은 노스캐롤라이나의 더햄에서 ‘8 리버스’(Rivers)라는 기술 인큐베이터를 차렸다.

처음에는 해초에서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사업을 하다가 2009년 오바마 정부 때 석탄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청정석탄’을 개발하는 과제에 수십억달러를 보조하는 정책이 나왔다.

석탄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는 매우 힘들다. 석탄은 천연가스보다 2배의 탄소오염물을 배출할 뿐 더러 기존 발전소에서는 이산화탄소가 연소가스의 14%를 차지한다.

그래서 1882년 이래 석탄 화력발전소는 토마스 에디슨이 런던에 첫 번째 발전소를 세운 이래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아직도 대부분은 석탄으로 물을 끓이고 거기에서 나온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그리고 냉각수가 증기를 다시 물로 되돌린다. 그래야 고압의 증기가 터빈을 반대방향으로 돌리지 않게 된다. 전체적으로 석탄에너지의 겨우 38%만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니 에너지가 낭비되는 구조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석탄 대신 천연가스를 사용하는데 그럴 경우 에너지 효율은 60%로 올라간다.

이산화탄소 300배로 압축, 초임계상태에서 터빈가동

파머는 SAIC에서 순수 산소를 사용해서 석탄을 태우는 고압연소기를 만들어왔다. 이것은 더 효율이 높고 작아서 건설비가 적게 먹힌다. 또 이산화탄소를 농축시키므로 기존 발전소처럼 이산화탄소 분리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렇지만 효율을 더 높여야 했다. 2009년에 두 사람은 영국에서 연구개발 전문회사를 운영하던 화학공학자인 로드니 앨럼을 만났다. 앨럼은 러시아 에너지 기업이 주는 글로벌 에너지 프라이즈 상금 60만달러를 탄 실력파였지만, 당시는 거의 은퇴해서 낚시를 즐기거나 잔디를 깎고 정원 다듬는 일에 몰두했다.

컨설턴트로 합류한 앨럼은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기존 발전소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보일러는 없애야했다. 전혀 새로운 발전시스템은 모든 것을 이산화탄소로 돌리는 것을 생각했다.

앨럼 사이클 개념도 ⓒ NET power
앨럼 사이클 개념도 ⓒ NET power

앨럼은 이산화탄소가 폐쇄된 구조에서 가스와 ‘초임계유체’ 사이를 돌도록 했다.  수 십 년된 브레이튼 사이클(Brayton cycles)이라는 열역학 폐쇄회로(루프)를 이용해서 앨럼은 이산화탄소를 기압의 300배로 압축했다.

그러면 연료가 타면서 이산화탄소를 1150도로 가열하면 이것이 초임계상태에 이른다. 이산화탄소가 터빈을 돌린 다음에 가스의 압력은 떨어지면 정상적인 가스 상태태로 돌아온다. 이산화탄소는 다시 루프의 처음 부분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아주 적은 양의 잉여 이산화탄소는 배출되서 폐기된다.

앨럼 사이클’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기술을 사용하면 석탄발전소이 효율을 38%에서 56%로 높일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어진다. 이 기술을 산업규모로 키우려면 석탄을 먼저 인공가스로 변화시켜야하는 단점이 있지만, 동시에 처음부터 천연가스를 사용할 수도 있다.

브라운과 파머는 정부 보조금을 끊고 엑슬론(Exelon)과 시카고 브리지 앤 아이언(Chicago Bridge & Iron)에서 1억4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고 사이언스는 보도했다.

탄소채집전문가인 MIT의 화학공학자인 하워드 헤르조그Howard Herzog 는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탄소채집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고 평가했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7-05-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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