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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7-04-07

가오리 닮은 수중로봇으로 심해 탐사 유영능력, 기존 로봇보다 2배 이상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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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부드럽게 구부러질 수 있는 로봇도 제작하고 있다. 그러나 진짜 물고기처럼 능숙하게 물을 헤치고 나갈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거센 물의 흐름을 헤쳐 나가면서 자유자재로 나아갈 수 있는 물고기 로봇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리고 최근 중국 과학자들이 뛰어난 유영 능력을 지닌 물고기 로봇을 개발했다.

6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중국 저장대학의 티에펑 리(Tiefeng Li) 교수 연구팀은 실리콘으로 손바닥 크기의 물고기 로봇을 만들었다. 쥐가오리 모양을 하고 있는 이 로봇의 몸체 길이는 9.3cm이고 꼬리를 합하면 18.5cm다.

쥐가오리 모양의 소프트한 수중 로봇이 개발돼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이 로봇은 부드러우면서 빠른 유영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 浙江大學
쥐가오리 모양의 소프트한 수중 로봇이 개발돼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이 로봇은 부드러우면서 빠른 유영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 浙江大學

빽빽한 환경 속에서도 유영 가능해     

작은 물고기지만 그 능력은 놀랍다. 추진력이 매우 뛰어나 기존의 가장 빠른 물고기 로봇과 비교해 2배 이상 빠르다. 몸체가 부드럽고 가벼운 만큼 초소형 배터리 하나로 3시간 동안 연속적인 유영이 가능하다.

실리콘으로 만든 만큼 몸체가 투명해 물 속에서 거의 발견되지 않는 점 역시 특징 중의 하나다. 또 몸체가 매우 부드러워 마치 살아있는 물고기와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몸체 안에는 초소형 비디오카메라가 들어있어 수중 관찰이 가능하다.

연구팀 관계자는 특히 깊은 바다 속을 유영하면서 수질 측정을 하거나 새로운 종을 탐사하는데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쥐가오리 로봇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로봇을 움직일 수 있는 추진 방식 때문이다.

그동안 제작한 수중 로봇들은 모터를 통해 작동돼왔다. 지난해 8월 선보인 문어 모양의 ‘옥토봇(octobot)’이 대표적인 경우다. 모터가 프로펠러를 돌리고, 그 추진력을 통해 물 속을 유영할 수 있게 제작했다.

그러나 이런 추진 방식은 수초나 물고기 등으로 가득 차 있는 빽빽한 환경 속에서 유영이 불가능하다. 다른 수중생물처럼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부딪힘을 막아야 하는데 그 능력이 부족해 충돌이 불가피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장대 과학자들은 'DEA(dielectric elastomer actuator)'란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다. 유전성 탄성체를 이용한 이 장치는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의 유전체(誘電體, dielectric) 이론을 적용한 것이다.

패러데이의 유전체 이론 적용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은 ‘DEA'를 통한 수중 유영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왔다. 수중에서의 절연처리가 불가능하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장대 연구팀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물을 전기회로로 활용했다.

물 속에서 누전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실험 결과 위험한 경우는 없었다. 쥐가오리처럼 생긴 이 물고기 로봇 기술의 비밀은 히드로겔(hydrogel)에 있다. 물을 용매로 미결정 구조를 갖는 친수성 고분자를 말한다.

이 젤리처럼 생긴 물질에 미량의 전기를 흘려보내 실제 물고기처럼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는 인공 지느러미 근육을 만들었다. 지느러미에 전력을 공급하면 지느러미가 상하로 움직이면서 깊은 물 속을 자연스럽게 유영할 수 있다.

세계 로봇 관계자들은 이 쥐가오리 로봇이 로봇기술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바다와 같은 깊은 물 속에서 물고기들처럼 민첩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무선 리모트 컨트롤이 작동돼야 한다.

저장대 연구팀은 첨단 무선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또 로봇 안에 초소형 카메라를 투입해 수중에서 0.4°C에서 74.2°C까지 수온 측정이 가능하게 했다. 모니터를 통해 물 속 화학물질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점 역시 주목받고 있는 부분이다.

실리콘을 이용해 물 속에서 보이지 않은 투명 물고기를 만든 점 역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쥐가오리 로봇에 대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수중 로봇을 개발해오던 과학자들 사이에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스위스 로잔 공과대학의 준 신타케(Jun Shintake) 교수는 “티에펑 리 교수가 물을 전극으로 활용하는 놀라운 아이디어를 실현했다”고 평가했다. 하버드대에서 ‘옥토봇’을 연구하고 있는 제니퍼 루이스(Jennifer Lewis) 박사는 큰 기대를 표명하고 있다.

“저장대에서 영리하면서 다양한 물질이 복합된 설계 방식을 통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매우 영리한 수중 로봇을 탄생시켰다”며 이 로봇이 향후 소프트한 수중로봇 개발에 큰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물고기처럼 움직일 수 있는 수중 로봇이 상용화할 경우 다양한 부문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강이나 호수, 바닷물 속을 유영하면서 물 속 상황을 면밀히 탐색할 수 있다. 관계자들은 이 로봇을 활용해 심해 탐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7-04-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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