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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7-03-16

당뇨 치료 패러다임 변화 질병 단기 반전, 환자에게 큰 동기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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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제2형 당뇨병을 악물 복용과 인슐린, 생활요법을 통해 반전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내분비학회 기관지인 ‘임상 내분비학 및 대사’(JCEM) 최근호에 소개됐다.

2형 당뇨병은 전형적인 만성질환으로, 병이 진행되는 동안 건강한 식이요법과 운동 그리고 복합적인 약물을 사용한 관리가 필요하다.

논문 제1저자인 캐나다 맥매스터대 나탈리아 매키니스(Natalia McInnes) 조교수는 “먹는 약물과 인슐린 및 생활요법을 함께 사용해 2~4개월 동안 환자들을 집중 치료한 결과 참가 환자의 40%가 치료를 중단한 후 3개월 동안 병증이 없는 관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2형 당뇨병을 배리애트릭 수술뿐만 아니라 의학적 접근법으로도 단기간 동안 반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당뇨병의 주요 증상과 합병증 그림 : Wikipedia / Mikael Häggström
당뇨병의 주요 증상과 합병증 그림 : Wikipedia / Mikael Häggström

의학적 접근으로도 단기 반전 효과 보여줘

배리애트릭 수술은 내시경 등을 통해 위의 상당부분을 잘라내거나 소장을 짧게 해 영양분 흡수를 줄임으로써 비만을 치료하는 수술법이다. 최근에는 위장을 잘라내 위산 분비를 줄이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인크레틴(GLP-1)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는 점을 이용해 당뇨병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내년부터 이 수술법에 건강보험이 적용될 예정이다.

당뇨병은 세포가 피 속의 당분을 흡수하도록 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충분히 생성되지 못 하는 경우, 구체적으로는 췌장이 효율적으로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 결과 혈당이 몸 안에 축적돼 각 조직의 세포들이 필요한 에너지를 얻지 못하게 된다.

당뇨병 환자는 미국보다 우리 나라에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에서 성인 10명 중 한 명이 당뇨환자인데 비해 우리 나라는 30세 이상 성인 일곱 명 중 한 명이 당뇨 환자로 추정된다(대한당뇨병학회, 2016).

인구 백만명 당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WHO, 2012년) 그림 : Wikipedia / WHO
인구 백만명 당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WHO, 2012년) 그림 : Wikipedia / WHO

16주 집중치료 환자 40%, 2~3개월 완치상태 유지

이번 연구를 위해 연구팀은 83명의 참여 환자를 무작위로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이 중 두 그룹에게는 집중적인 대사 요법을 적용했다. 개인 운동계획을 제공하고, 하루 열량을 500~750 칼로리를 줄인 식이요법을 실천하도록 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혈당 수치를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간호사 및 영양사와 만나 진행상황을 검토하고 취침시 구강 약물과 인슐린을 투여했다.

한 그룹은 8주 동안 치료를 받았고, 다른 그룹은 16주 동안 집중치료를 받았다. 참여 치료 후 두 그룹의 환자들은 모두 당뇨 치료를 중단하고 생활방식만을 참여 치료 때와 같은 방식으로 바꾸도록 권했다.

두 그룹과 달리 다른 2형 당뇨환자 대조군은 연구기간 동안 통상적인 건강관리서비스 제공자로부터 표준 혈당관리와 표준적인 생활습관 조언을 받았다. 세 그룹 참여자 모두 당뇨병이 재발하면 통상적인 당뇨 치료를 받았다.

논문 시니어 저자인 게르슈타인 교수(왼쪽)와 제1저자인 매키니스 조교수. credit : McMaster Univ.
논문 시니어 저자인 게르슈타인 교수(왼쪽)와 제1저자인 매키니스 조교수. credit : McMaster Univ.

연구 참여자들의 혈당 조절 정도를 알기 위해 8, 20, 28, 52주차에 HbA1C 혈액 검사를 실시한 결과 참여 치료 중단 후 2~3개월 동안 평균 혈당치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에게는 구강 포도당 내성검사도 실시했다.

참여 치료 완료 3개월 후, 16주 집중치료 그룹 27명 중 11명은 대조군 28명 중 4명과 비교했을 때 HbA1C 기준으로 당뇨병의 완전 관해 혹은 부분 관해 기준을 충족시켰다. 8주 치료 그룹에서는 28명 중 6명이 당뇨병 완전 관해 혹은 부분 관해 기준에 들었다.

하루 세 끼 식사를 포함한 하루 동안의 인체 혈당과 인슐린 농도 곡선. 그림 : Wikipedia / Jakob Suckale, Michele Solimena
하루 세 끼 식사를 포함한 하루 동안의 인체 혈당과 인슐린 농도 곡선. 그림 : Wikipedia / Jakob Suckale, Michele Solimena

“‘질병 반전’ 아이디어, 환자에게 큰 동기 부여”

매키니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을 단순한 혈당 조절로부터 관해 유도와 재발 징후 모니터링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질병을 반전시키는 아이디어는 당뇨환자에게 매우 매력적이어서 생활습관을 크게 변화시키고 약물의 도움으로 혈당이 정상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며, “이렇게 되면 췌장에게 휴식을 주는 한편 몸 안의 지방 축적을 줄여 인슐린 생산과 효과를 향상시킨다”고 강조했다.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허츨 게르슈타인(Hertzel C. Gerstein) 교수는 “이번 연구에 메트포르민(metformin)과 아카보스(acarbose) 및 기초 인슐린 글라진 조합을 사용했는데 이 약제들이 모두 2형 당뇨병의 발병을 늦추거나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다른 약물 조합도 더 높은 관해율을 보일 수 있으므로 이 결과와 관련해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7-03-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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