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들이 행성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안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지난 2006년 행성 지위를 박탈당한 명왕성(Pluto)의 행성 지위 복귀가 가능해진다.
20일 과학매체 ‘사이언스 얼럿(Science Alert)’에 따르면 성명서를 발표한 과학자들은 태양계 안에 있는 우주체(cosmic bodies)에 대한 정의를 바꿔줄 것을 요구했다. 2006년 8월 국제천문연맹(IAU)이 제정한 행성에 대한 정의가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당시 IAU는 위성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중력으로 구체를 유지할 만큼의 질량이 커야 하며,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어야 하고, 또 자신의 궤도 주변을 청소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정했다.
천문연맹의 행성 기준은 ‘허튼 소리’
그러나 NASA 과학자를 대표한 앨런 스턴(Alan Stern) 박사는 이 기준이 ‘허튼 소리(bullshit)’라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 2015년 7월 14일 9년의 여정을 마치고 명왕성에 도착한 '뉴 호라이즌 호(New Horizons)' 탐사팀장이다.

그는 "IAU가 2006년 제정한 행성 기준을 철회하고, 물리적 성질(物性, physical properties)에 부합한 천체들을 행성에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관철될 경우 명왕성의 행성 편입이 가능하다.
성명서는 태양과의 상호관계성(interaction)에 의해 제정된 행성 분류기준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별 궤도를 돌고 있거나 은하계를 떠도는 ‘떠돌이 행성(rogue planets)'을 포함하지 않은 채 편협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는 것.
자신의 궤도 주변을 청소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존 클리어링(zone-clearing)' 조항에 대해서도 “작은 우주체들이 끊임없이 접근하고 있어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 어떤 별도 이 기준을 충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NASA에서 근무하는 과학자들을 대표해 “기존의 행성에 대한 기준이 학술적인 근거 없이 제시됐다”며, “지구물리학(Geophysics)에 근거해 인류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행성에 대한 정의를 내려줄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새로운 행성 기준에 따라 명왕성의 행성 복귀가 가능하다. 또한 지구를 돌고 있는 달을 비롯 해왕성 넘어 카이퍼 벨트(Kuiper Belt)에 속해 있는 100여개의 천체가 새로운 위성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명왕성 탐사팀원들 행성 복귀 요구
행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명왕성이 발견된 것은 1930년 2월18일이다. 당시 로웰 천문대 보조원이던 클라이드 톰보(Clyde Tombaugh)가 명왕성을 발견했다. 이후 인류는 명왕성을 태양계의 9번째 행성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다 2006년 IAU에서 명왕성을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분류한 후 행성 지위를 박탈했다. 그리고 같은 1월, NASA에서 명왕성 탐사를 위해 '뉴허라이즌스'를 발사했다. 그리고 2015년 7월14일 명왕성에 도착해 탐사를 수행했다.
그리고 ‘뉴호라이즌스’ 탐사팀을 비롯한 NASA 과학자들이 행성에 대한 기준을 새로 제정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성명서를 발표한 과학자들이 명왕성을 비롯 태양계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19세기 후반까지 태양계 행성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나 1992년을 기점으로 천문학자들은 항성 주위를 도는 수백 개의 천체들을 비롯 해왕성 너머에 있는 천체들까지 발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새로 편입해야 할 행성 후보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로 인해 기존의 행성 개념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2006년 8월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된 국제천문연맹(IAU) 회의에서 과학자들은 행성에 편입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했다. 먼저 자신의 중력으로 구체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질량이 ‘5 × (10의 20제곱)kg’이 돼야 했다.
지름의 길이가 800km가 돼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필히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어야 하며, 이웃 천체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도 추가됐다. 문제가 된 것은 행성으로 대우받던 명왕성이었다.
명왕성은 태양계 형성 당시 행성으로 성장하지 못한 얼음덩어리와 운석이 거대한 띠를 이루고 있는 해왕성 궤도 바깥 영역인 카이퍼 벨트에 속해 있었다. 이 벨트 안에는 명왕성 외에도 에 3만5000여 개의 천체들이 속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곳에서 태양계에 케레스(Ceres), 카론(Charon), 2003UB313-제나(Xena) 등 행성 기준을 충족할만한 천체들도 발견됐다. 문제는 명왕성의 크기가 카론과 제나보다 훨씬 작았고, 또한 그 공전 궤도가 해왕성과 일부 겹치고 있었다는 점이다.
결국 2006년 국제천문연맹 회의에서 이 문제가 자시 거론됐고, 새로운 행성 정의에 의해 명황성은 행성의 지위를 잃고 ‘왜소 행성(dwarf planet)’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NASA 과학자들인 기준 개선을 촉구하면서 이전의 지위를 되찾을 기회를 갖게 됐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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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2-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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