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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신기술
이강봉 객원기자
2016-11-15

첨단 경찰, 빅 브라더로 변신 중 보디캠, 드론, 범죄예측 지도 등 감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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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에 출간된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소설 ‘1984’를 보면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독재국가의 특이한 상황이 펼쳐진다.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 기관 ‘빅 브라더’가 비밀스럽게 모든 사람들을 감시하는 숨 막히는 장면이 이어진다.

출간한지 35년이 지난 후 1984년이 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 세상에 ‘빅 브라더’와 같은 존재가 실재하지 않는데 대해 크게 안도했다. 그러나 30여년이 지난 지금 독재국가는 거의 사라졌집만 유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경찰 일을 대신하고 있는 첨단 기술이 우리들의 삶 전체를 감시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법과 윤리적인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빠르게 지능화되고 있는 범죄를 막기 위해 기술 도입을 거부하기 힘든 상황이다.

육지, 공중에서도 범죄 현장 감시 

14일 IT전문매체인 ‘디지털 트랜드(Digital Trends)’에 따르면 첨단 기술을 활용한 경찰의 집단 감시(mass surveillance) 기능은 끊임없이 보강되고 있는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비디오 감시 카메라(video surveillance cameras)다.

미 경찰이 도입하고 있는 '범죄예측 지도(crime mapping)'. 이미 발생한 범죄 종류와 시간, 장소 등을 분석해 범죄 발생 확률을 분석한 후 산출된 데이터에 근거해 범죄 발생 확률이 높은 지역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미 경찰이 도입하고 있는 '범죄예측 지도(crime mapping)'. 이미 발생한 범죄 종류와 시간, 장소 등을 분석해 범죄 발생 확률을 분석한 후 산출된 데이터에 근거해 범죄 발생 확률이 높은 지역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gislounge.com

사람들의 행위를 감시하는 비디어 감시 카메라는 이제 일상적인 모습이 됐다. CCTV, 블랙박스 대시 캠(Dash Cam)서부터 스마트폰, 보디캠(body-worn cameras)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동선을 따라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IHS 리서치는 지난 2014년 기준 사람들을 감시할 수 있는 감시 카메라가 스마트폰 포함 2억4500만개에 달한다는 통계를 내놓은 바 있다. 최근 감시 장치는 육지에서 공중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찰 당국을 통해 무인항공기 드론 도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2년 미 연방항공청(FAA)은 법을 집행하고 있는 공공기관에서 드론 사용을 위한 요원을 양성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이전까지 헬리콥터가 해오던 일을 비용이 덜 드는 드론이 맡고 있는 중이다.

드론의 기능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감시 기능은 물론 뺑소니차를 직접 추적하거나, 일부 지역에서는 달아나는 범인을 추적하면서 전기 충격기(stun gun)를 발사하는 등 경찰이 하는 일을 대신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경찰이 도입을 시도하고 있는 기술 중에 ‘안면 인식 시스템 (facial recognition system)’이 있다. 디지털 이미지를 통해 사람 개개인을 자동 식별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FBI 등에서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사생활 침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범죄예측 지도 보면서 수사 진행 

최근 들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범죄예측 시스템(predictive policing)'이다. 이미 발생한 범죄 종류와 시간, 장소 등을 분석해 범죄 발생 확률을 분석한 후 산출된 데이터에 근거해 범죄 발생 확률이 높은 지역을 집중적으로 순찰하는 빅데이터 시스템을 말한다.

이 시스템을 먼저 도입한 LA 지역의 경우 범죄 발생 건수가 획기적으로 낮아졌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노스이스턴대 피터 매닝(Peter Manning) 교수는 “‘범죄예측 시스템’이 수동적이었던 경찰 업무를 능동적으로 바꾸어놓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경찰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지에서 '헌치랩(Hunchlab)', ‘프레드폴(PredPol)'과 같은 빅데이터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과거 범죄가 언제, 어디서 발생했는지 상세한 내용을 분석해 범죄 예측에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지금까지의 통계로 보아 범죄 예측이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범죄예측 지도에 따라 실제로 어떤 장소에서 언제 범죄가 발생할지 예측하기에는 아직 힘이 겨운 것이 현실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연구 결과를 인용, “범죄 발생 지역과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는 일은 아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범죄 다발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집중적으로 관리한 결과 그 지역에서 범죄 발생율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이 빅데이터 시스템(crime mapping)에 효용성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랜드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루이지애나 주 슈리브포트 시의 범죄 예측 시스템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슈리브포트 시는 주에서 세 번째로 큰 공업도시로 석유, 천연가스 회사에 근무하는 많은 근로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LA 등 다른 대도시와 비교해 지역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범죄 지도가 모든 도시에서 다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논란이 일고 있지만 경찰 업무에 첨단 기술을 도입하는 사례는 계속 늘고 있는 중이다. 지난 8월 현재 미국 내 68개 도시가 사건 현장을 직접 촬영할 수 있는 보디캠을 도입했다. 뉴욕, LA,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들은 대부분 범죄 지도를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범죄를 감시하는 기술 도입이 늘어나면서 범죄와 관계없는 일반인의 사생활 침해 문제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조지 오웰이 예언한 ‘빅 브라더’의 철저한 감시 시스템이 평범한 소시민들의 사생활을 옥죄고 있는 분위기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6-11-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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