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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6-06-17

불임부부에 희망, 건강한 정자 찾기 미국 연구진, 정자 선별장치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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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의 치열한 성공 스토리는 애처러울 정도다. 출발할 때 수억에 달하던 정자는 난자와 만날 때가 되면 수백 수준으로 줄어들어 있다. 하지만 10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살아서 도착한 이들은 또 다시 경쟁을 해야 한다.

그리고 단 하나의 정자가 난자 속에 있는 나모세포에 도달하게 된다. 정자와 난자 간에 도킹이 이루어진 후에는 어떤 정자도 난자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난자는 단 하나의 정자만 선택해 수정을 한다.

문제는 정자의 능력이 부실해 이런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부부가 매우 많다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4850만 쌍이 넘는 부부가 자체적으로 체내 수정을 하지 못하는 난임 부부들이다.

인공수정에 투입할 건강한 정자가 필요 

때문에 아기를 원하는 부부들은 시험관 아기(vitro fertilization) 시술을 하고 있다. 엄마의 난자를 채취해 시험관 내에서 수정시키고 여기서 탄생한 배아를 다시 자궁경부를 통해 자궁 안에 이식하는 시술을 말한다.

세계적으로 4850만 쌍이 넘는 부부가 난임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건강한 정자를 완벽하게 식별해 시험관 시술애 투입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parents.com
세계적으로 4850만 쌍이 넘는 부부가 난임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건강한 정자를 완벽하게 식별해 시험관 시술애 투입할 수 있는 기술이 과학자들을 통해 개발되고 있다. ⓒparents.com

그러나 이 시술의 성공률 역시 3분의 1에 불과하다. 시술이 안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정자 탓이다. 보통 사람에 비해 정자의 수가 적은 경우도 있다. 수는 많더라도 활동량이 낮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비정상 크기의 정자들이 많은 경우 역시 난임의 원인이 되고 있다.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FAU)에서 생명공학을 연구하고 있는 와심 아스가르(Waseem Asghar) 교수는 16일 ‘phys.org’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자의 DNA 손상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아기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 DNA 손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현재 FAU에서 하는 일은 유전체 분석을 통해 수억 마리에 달하는 정자 중 난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의 가장 건강한 정자를 미리 찾아내는 일이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원심분리(centrifugation) 방식이 있다. 원심력에 의해 액체 중에 있는 고체입자와 액체미립자를 분리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를 정자에 활용하고 있다. 정자 샘플을 놓고 빠르게 돌리면 정상적이고 활동력이 강한 정자를 선별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자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정확한 식별을 위해 정자 DNA에 손상을 줄 수 있는 화학성분의 농도를 높여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늙은 정자를 구분해내는데 있어서도 심각한 취약점을 안고 있다.

세포 움직임 정확히 분류해 정자 통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미세유체 기술(microfluidic technology) 기술이다. 미세한 분자들이 섞여서 구조변화 분해, 결합 등 여러 가지 반응들을 일으키는 경우 이를 잘 분리해 원하는 물질을 분리하는 추출하는 기술이다.

최근 이 기술을 화학물질 분석뿐만 아니라 생명공학, 임상실험과 치료 등에 활용하고 있는데 FAU에서는 건강한 정자를 찾아내는 일에 활용하고 있다. 아스가르 교수는 “이 기술이 원심분리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기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는 “정자 분리를 위해 약간의 유체(fluid)를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유체가 투입되면 미세한 영역에서 정자세포를 정확히 분류해 정자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수정 과정을 추적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찰하는 일도 가능하다.

FAU에서 개발한 미세유체 장치는 정액을 투입할 수 있는 입구와 함께 다공막(porous membrane)을 통해 들어갈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 건강하고 활동적인 정자들이 이 막을 통해 안에 있는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다.

정액을 투입할 경우 건강하고 활동적인 정자를 선별할 수 있는 시간은 30분 정도에 불과하다. 아스가르 교수는 “이전 실험에서 새로운 장치를 통해 분류된 정자의 활동성이 거의 100%까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공간이 늘어남에 따라 고립된 정자들의 활동성이 강화됨을 말해주고 있다. 아스가르 교수는 추가 연구를 통해 병원의 시험관 시술에 활용할 수 있는 완벽한 정자 식별 장치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아스가르 교수는 “이 장치처럼 사용이 쉽고, 빠르게 결과를 알 수 있으며, 비용이 적게 되는 장치는 없다”고 말했다. “정자 분리 과정에서 정자 DNA에 손상을 입는 경우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겻으로 예상된다. 특히 흡연과 음주, 과도한 스트레스 등 탈자연적 삶의 풍조로 인해 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난임 부부들에게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6-06-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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