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중심점이 자오선을 경과하고 나서 또 다시 자오선을 통과할 때까지의 시간을 태양일(solar day)라고 한다. 태양일은 계절에 따라 서로 다르다. 상용시간(常用時間)으로 볼 때, 가장 길 때는 24시 0분 30초, 가장 짧을 때는 23시 59분 39초로 줄어든다.
1956년까지 국제 사회는 이렇게 다른 태양일을 평균한 평균 태양일(mean solar day)을 적용해 시간을 산정해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산정한 1초의 길이는 평균 태양일의 8만6400분의 1이었다.
그러나 이 방식이 오래 가지 못했다. 지구의 자전주기가 일정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시간계산법에서 계속 오차가 나면서 학자들은 일정하지 않은 자전주기 대신 일정한 지구 공전주기를 시간의 기준으로 삼았다.
독일 NMI, 스트론튬 광학시계로 오차 줄여
이렇게 탄생한 것이 역표초(Ephemeris Second)다. 1960년에 정한 이 시간의 기본 단위에서는 1초를 1회귀년의 3155만6925.9747분의 1로 산정했다. 그러나 이 역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워낙 긴 시간의 공전주기를 기준으로 하는 만큼 정확한 1초의 길이를 구현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문제 해결을 위해 인위적으로 정한 기준이 세슘 원자시계를 사용한 원자 초(Atomic Second)이다.
1967년 국제 사회는 원자 초를 세계협정시(Coordinatined Universal Time)으로 채택해 지금까지 60년 가까이 사용해오고 있다. 원자초는 133 세슘원자가 진동하는 고유 주파수를 기준으로 시간을 측정하고 있다.
세슘 원자는 기저 상태에서 초미세 준위 사이를 91억9263만1770분의 1초 간격으로 진자 운동을 한다. 그러니까 세슘 원자가 91억9263만1770번 진자 운동을 하는 시간이 국제 사회가 인정하는 1초가 된다.
시간을 세밀한 단위로 나눌 때 사용하는 밀리 초, 마이크로 초, 피코 초, 팸토 초 같은 시간 단위는 모두 원자초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원자초 역시 실제 시간과의 오차가 발생했다. 때문에 1972년부터 1초를 더하거나 빼는 보정행위, 즉 윤초를 도입해야 했다.
원자초의 한계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서 최근 독일 과학자들이 이 원자초의 오차를 해결할 수 있는 광학시계(optical clock)를 개발했다. 이들은 광학시계를 이용하면 140억 년 전 빅뱅이 발생한 때부터 지금까지의 오차가 100초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5일 기준, 0.2 나노초 이하의 오차 발생
25일 ‘인디펜던트’ 지에 따르면 광학 시계를 개발한 곳은 독일의 국립계측연구소(National Metrology Institute)다. NMI 연구진은 새로운 시계에 주기율표 2족에 속하는 알칼리토금속원소의 하나인 스트론튬(strontium)을 적용했다.
스트론튬의 원자번호는 38, 원소기호는 Sr이다. 1808년 영국의 화학자 H. 데이비(H.Davey)가 발견했다. 이 원소를 채택한 것은 원자의 진동이 세슘 원자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1초 동안 세슘원자가 91억9263만1770번 진자 운동을 하는 시간에 스트론튬은 429조 번의 회전 운동을 한다.
세슘의 주파수가 마이크로파인인데 비해 스트론튬이 가시광선 영역인 점도 정밀한 시간 측정에 유리한 점이다. 연구에 참여한 NMI의 크리스찬 그레빙( Christian Grebing) 박사는 자신들이 개발한 광학시계가 25일을 기준, 0.2 나노초 이하의 오차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 원자초의 오차를 진동 수의 차이만큼 큰 폭으로 줄인 것이다. 그레빙 박사 등 연구진은 최근 광학회지 '옵티카(Optica)‘에 발표한 논문에서 “(세슘이 아니라) 스트론튬을 기준으로 국제 표준시를 산정한다면 기존 원자초의 오차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레빙 박사는 또 “이번 연구 결과를 국제표준으로 적용한다면 오차를 줄이는 것은 물론 보다 정밀한 원자초를 구현하는데 있어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방식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10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인들에게 시간의 정밀도가 큰 의미를 주지 못하지만 GPS(위성항법장치), 전기 송전선망( electrical power grids), 컴퓨터 금융시스템(computerised financial networks) 등 첨단 기기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때문에 많은 과학자들이 기존의 세슘 원자초를 보완할 수 있는 ‘광학 시계’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여러 곳에서 광학시계를 개발해왔지만 알루미늄 등의 소재를 사용했고, NMI처럼 스트론튬을 사용한 경우는 없었다.
그레빙 박사는 “원자초 측정에 스트론튬을 채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고, 기존 원자초를 대체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것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독일 NMI에서 최고의 정밀도를 갖춘 시계를 선보임에 따라 세계 표준시를 책정하는 방식에 변화가 일 전망이다.
- 이강봉 객원기자
- aacc409@naver.com
- 저작권자 2016-05-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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