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블루(APEC蓝)를 상태화 하자(新常态)’.
최근 중국의 대기 오염 정도가 더욱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중국인들 사이에 유행하는 말이다. 지난 2014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담 기간 동안 평소보다 20배 더 청량한 대기 상태를 유지했던 시 정부에게 365일 이 같은 대기 상태를 유지하자는 시민들의 소망이 담긴 의미다.
이 같은 시민들의 열망에 따라, 중국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비화석연료사용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양을 30% 까지 감소시키는 등 최근 화석연료 사용량 증가로 인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대기 오염 문제를 해소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인간과 자연이 상호 공생할 수 있도록 설계된 거주시설물인 친환경 건축물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 할 것이라고 공고했다.
이 같은 사회적 요구에 따라 시 정부는 우선적으로 오는 2020년까지 베이징시 중심에 자리한 노후 아파트 5000만평방미터를 개조, 대기 오염 해소를 위한 노후 건축물의 재정비와 화석 연료 사용량 감소 등을 풀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12년 완공된 중국 최초의 친환경 건축물이자 베이징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파크뷰그린 팡차오디(Parkview Green 芳草地)가 친환경 건축물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을 찾아 중국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건축된 친환경 건축시설의 운용 현황을 취재했다.
베이징 지하철 6호선 동따챠오(东大桥)역에서 도보로 5분여 거리에 자리한 ‘팡차오디’는 지난 2005년 대만의 대표적인 건설회사 '이몰'이 공사에 착수한 이후 7년의 건축 기간이 지난 2012년 9월 종합 쇼핑몰로 운영을 시작한 건축물로, 이름에서 느껴지듯 ‘그린’과 ‘지속가능성’ 두 가지 목표를 지향해 건립됐다.
팡차오디는 건축 당시부터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전세계에 알려진 중국의 대기 오염 문제의 심각성과 ‘화석연료 남용국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하에 떠들썩하게 건축이 시작된 건물로 상징성이 크다.
2012년 건축물이 완공되기 이전부터 친환경적인 건축 과정이 언론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으며, 이를 높이 평가받아 지난 2010년 'MIPIM아시아 베스트 그린 빌딩상', 2011년 '세계그린어워드베스트그린인텔리전스건축부분 브론즈상'을 수상했다. 또, 완공 직후에는 2012년 '그린빌딩어워드아시아퍼시픽 그랜드어워드'를 수상하는 한편, 당시로는 중국 최초로 미국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 ‘LEED(DML, Leadership in Energy & Environmental Design)’ 최상급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받아내며 이목이 집중됐다.
실제로 지금껏 ‘파크뷰 그린 팡차오디’는 아시아에서 가장 친환경적 건축물로 알려져 있는데, 건립 당시 중국 정부는 ‘세계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문제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건축물의 건립 과정을 직접 관리 감독했는데, 이를 통해 건축 당시 평균적으로 사용해오던 44% 이상의 에너지와 48%의 물 사용량을 절감, 공사 중 발생한 쓰레기의 81%를 재활용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또, 건축 폐기물이 가져온 환경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공사 현장에서의 관리 규범 및 공정 순서에 대한 관리 감독을 정부가 직접 진행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완공 과정 이후에도 정부가 법으로 규정한 에너지 효율에서도 30% 이상의 에너지를 절약해오고 있다. 총 500여 곳의 유명 해외 브랜드 상점이 입점한 종합 쇼핑몰로 활용되고 있는 건축물이 이 같은 에너지 고효율 운영을 현실화 할 수 있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건물 전체가 태양열 에너지를 흡수, 전기에너지로 재활용 할 수 있도록 설계 시스템을 갖췄기에 가능했다.
건물 설계 당시, 건축물의 활용 방식을 화석 연료에 의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한 것은 물론, 빗물 활용시설을 통해 빗물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 옥상 조경을 도입해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건물 외피에 전지판을 활용한 건물외장형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일명 ‘BIPV’ 불리는 신기술을 활용, 창호나 벽면, 발코니 등 건물 외관에 태양광 발전 모듈을 장착하여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해오고 있다.
이와함께 저탄소 녹색 성장을 위해 조명은 모두 LED를 사용, 중앙 통제실에서 건물 전체의 전력, 냉난방, 조명을 관리하고 햇빛의 양에 따라 층별로 차양막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시설을 도입하는 등, 태양광발전과 열병합발전, 자연채광, 신개념 바닥공조 시스템 등 스마트 시스템으로 연간 6000톤의 CO2감소효과를 얻고 있다.
이 밖에도, 빌딩 내에는 빗물을 저장해 생활수로 활용할 수 있도록 건물 지붕에 침전 장치와 배수 시스템, 지하 배수로 및 필터 기능 장치 등을 연결해 활용해오고 있다.
또, 천장은 자동으로 개폐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차가운 공기와 뜨거운 내부 공기를 조절, 냉난방 및 환기 부하 저감의 이중 효과를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잡한 도심 속에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실천한 최초의 빌딩으로의 기능을 지금껏 인정받으며 베이징의 랜드마크로의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 같은 친환경 건축물에 대한 관심을 증명하듯, 중국 정부는 최근 2016년 현재 중국의 친환경 건축 발전 단계를 1~4단계의 성장 단계 가운데 2단계를 넘어선 수준으로 진단하고, 오는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걸쳐 태양광 발전 설비시설을 활용한 에너지 활용의 다양화를 추진, 총 40~45%에 달하는 CO2를 절감시킨다는 장기적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 중국(북경) = 임지연 통신원
- 저작권자 2016-05-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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