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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6-05-12

유전자가위로 탄생한 '뿔 없는 소' 농업, 축산업에 큰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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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해 미국에서 뿔 없는 젖소가 탄생했다. 11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일단의 과학자들이 뿔 없는 젖소를 생산하기 위해 유전자를 변형시키는데 성공했으며 지난 주 5마리의 뿔 없는 젖소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 시에 소재한 동물 전문 바이오업체 ‘리콤비네틱스(Recombinetics)’에서 일하고 있는 과학자들이다. 그동안 유전공학 기술을 활용, 가축 등을 대상으로 생의학 연구를 진행해왔다.

연구책임자는 ‘리콤비네틱스’의 CEO인 스콧 파렌크루그(Scott Fahrenkrug)다. 그는 그의 동료들과 함께 작성한 연구보고서에서 2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TALEN(transcription activator-like effector nucleases)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리콤비네틱스, TALEN 기술로 5마리 송아지 생산 

TALEN이란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CRISPR/cas9)’가 처음 시도된 2013년 이전까지 널리 사용된 기술이다. DNA상의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는 ‘DNA-binding domain’, DNA를 자를 수 있는 ‘nuclease domain’으로 구성돼 있다.

유전자기술로 뿔 없는 젖소가 탄생했다. 그동안 축산인들은 뿔로 인한 사고를 막기위해 뿔 없는 소 출현을 고대해왔는데 벤처회사인 '리콤비네틱스'에서 5마리의 송아지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자기술로 뿔 없는 젖소가 탄생했다. 그동안 축산인들은 뿔로 인한 사고를 막기위해 뿔 없는 소 출현을 고대해왔는데 벤처회사인 '리콤비네틱스'에서 5마리의 송아지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가장 널리 보급되고 있는 홀스타인 종 젖소. ⓒ Wikipedia

1세대 기술인 ‘징크 핑거 뉴클레이즈’(ZFNsㆍZinc Finger Nucleases)‘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평을 받았지만 제작이 어려워 일부 연구진들은 또 다른 유전자가위 기술을 모색해왔고, 3세대 기술인 ’크리스퍼(CRISPR- Cas9)‘ 출현에 촉매제가 됐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뿔 없는 젖소 유전자를 완성하는데 성공적으로 적용되면서 또 다시 큰 주목을 받게 됐다. 스콧 파렌크루그에 따르면 연구진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뿔 없는 소의 대립유전자를 정상적인 젖소 배아에 이식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성공적으로 뿔 없는 소의 유전자를 편집하는데 성공했으며, 얼마 후 ‘Spotigy’와 ‘Buri’란 이름의 송아지를 생산했다. 이어 지난 주에는 3마리의 뿔 없는 송아지를 생산해 새로 탄생한 뿔 없는 송아지가 5마리로 늘어났다.

이렇게 탄생한 소들은 향후 증식 과정을 통해 뿔 없는 소의 대를 잇게 된다. 11일 ‘테크 인사이더’ 지에 따르면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유정공학 기술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농업 등 산업 전반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그동안 목장주들은 젖소 뿔을 제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소끼리 서로 상처를 입히거나 때때로 인간에게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은 비용을 들여 젖소 뿔을 잘랐는데 이렇게 뿔을 제거한 젖소의 수가 1000만 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에서 사육되고 있는 젖소의 80%에 달하는 것이다. 일부 목장에서는 육우의 뿔도 자르고 있다. 최근 추산에 따르면 목장에서 273만여 마리의 육우 뿔을 제거했는데 전체 육우의 25%에 해당하는 것이다.

“강한 근육을 가진 개, 미니 돼지 출현도 가능해” 

그러나 목장주들의 이런 안전을 위한 이런 조치가 동물보호 단체들로부터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보호단체에서는 자연 그대로 살기를 원하는 ‘동물의 권리(animal rights)’를 목장주들이 크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체들은 미 전역에 있는 목장을 대상으로 뿔이 제거된 젖소 및 육우 현황을 파악하며 축산인 들과 큰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많은 축산인 들은 과학자들의 도움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과학자들과 협력해 뿔 없는 젖소를 사육하겠다는 의도다. 그리고 과학자들이 5마리의 뿔 없는 젖소를 탄생시킴으로써 그동안의 고민을 일부 덜게 됐다. ‘사이언스’ 지는 축산인들이 그동안 뿔 없는 소를 만들기 위해 많은 비용과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동물보호단체들로부터 강력한 지탄을 받아온 많은 축산인들이 이번 연구 결과에 크게 고마워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농업 등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이오와 주립대의 유전공학자 맥스 로스차일드(Max Rothschild) 교수는 ‘테크 인사이더’ 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뿔 없는 소를 성공적으로 탄생시켰다는 것은 향후 축산업은 물론 다른 분야에서도 유사한 종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점을 예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한 근육을 가진 개, 미니 돼지와 같은 새로운 종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며 향후 축산업은 물론 농업, 수산업, 산림업 등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리콤비네틱스’의 스콧 파렌크루그 CEO는 지난 2014년 “축산업자들이 뿔 없는 소의 형질을 제거하기 위해 오랫 동안 기다려왔으며, 기존 육종법을 이용하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기존 육종법 대신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해 뿔 없는 송아지를 불과 2년 만에 탄생시켰다. 그는 지금 자라고 있는 송아지들이 뿔이 없는 형질을 후손들에게 계속 전달할 수 있을지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6-05-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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